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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그를 통해 보는 관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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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천석 기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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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그를 통해 보는 관계성’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이야 있겠냐 만은 영화 ‘오베라는 남자’의 사연은 평범한 삶을 살아온 필자에게는 꽤나 벅차 보이는 삶이었다. 어린나이에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 또한 철도 사고로 떠나보내게 된다. 또한 살고 있던 집도 화재로 인해 전소하여, 현재로 치면 의지할 곳 하나 없는 신세가 되고 만다. 이런 상황가운데서도 오베는 정말 성실히 철도 청소원으로서 일을 한다. 무뚝뚝하고, 보수적이고, 이성 앞에 부끄러워하는 오베의 모습을 보면 ‘정말 사람 냄새 나는 사람’이란 느낌을 갖게 된다. 필자가 집중한 부분은 오베의 성격이 아닌 ‘관계성’이다. 이영화를 통해 관계성의 부재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오베에게 유일하게 남아있었던 것은 ‘청소부’라는 직업이었다. 하지만 그는 회사의 경영 논리로 인해 실직을 하고 이제 그가 책임져야할 모든 것이 사라지게 됐다. 아내도, 자녀도 먼저 떠나보냈고, 친했던 루네도 다툼으로 인해 관계가 깨졌다. 그에겐 남은 건 어쩌면 먼저 떠난 아내에게 돌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베는 자살을 시도했던 것이 아닐까~

 

하지만 그런 오베가 변한다. 자살을 결심한 오베가 이웃집 얼간이네 가족이 나타나면서 자살이란 결심이 점차 방해를 받게 된다. 특히, 파르바네는 무뚝뚝하고, 화를 잘 내는 오베를 보이는 모습 그대로 바라보지 않았다. 그녀는 오베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무언가를 빌리고, 또 음식을 가져다주고, 아이들을 맡기기도 하는 등 자살하려던 오베의 의사는 모른 채 이웃이란 관계를 유지한다.

 

또한 오베는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한 청년이 집에서 쫓겨나 갈 곳이 없을 때 자신의 집을 피난처로 제공하고, 집 없는 고양이를 집에 키우는 등 여러 가지의 책임을 반 강제적으로 떠안게 되며, 이러한 사회적 요청으로 인해 오베라는 사람은 무언가를 해야 하는 사람, 관계성을 지녀야 하는 사람이 된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부탁을 들어주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이 됐다. 필자는 오베가 죽음을 생각하게 됐을 때 ‘싸웠던 친구도, 결국은 소중한 친구다’라고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 이는 오베가 루네의 라디에이터를 고쳐주고 루네에게 ‘오늘 밤 아내 쏘냐를 만나러 갈거야’라고 말하며 자신이 죽을 것이란 걸 암시할 때 알 수 있다. 관계가 없는 사람에게 진심으로 자신의 죽음을 알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쏘냐가 자녀를 낳으면 사용하려던 아기용 침대를 파르바네의 자녀를 위해 주는 장면을 통해서도 오베는 파르바네 가족과의 새롭게 형성된 관계를 알 수 있다. 할아버지로서의 관계라고 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필자는 ‘관계성’ 자체가 중요하기도 하지만 생존, 삶을 지탱해 나가는데 있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더 실감했다. 우리가 일을 하는 것도, 결혼을 하는 것도, 연애, 공부, 노는 것 등 이 모든 것이 삶에서 사라진다면 삶은 무의미 해지고, 오베 처럼 죽음으로 다가가려는 선택을 할지도 모른다.

 

필자는 사회 관계망에서 외면 받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관심을 가지고 그들과 유대관계를 맺어야 한다. 일자리가 없는 청년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하고, 삶의 재정의 무게로 인해 결혼 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또한 다양한 문화와 행사를 통해 사람들이 서로 행복을 나누게 도와야한다. 특히 이러한 기회가 모든 이들에게 균등하게 제공돼야 할 것이다.

죽음을 선택한 오베가 삶의 행복을 찾는 과정을 간과해서는 안 될것이다.

박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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