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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현대가의 기부에 박수쳐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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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용상 기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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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과 범 현대가 그룹 계열사들이 5천억원을 공동 출연해 사회양극화 해소와 청년창업을 지원하는 아산나눔재단을 만든 데 이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28일 저소득층 자녀를 위해 개인 기부 사상 최대 금액인 사재 5천억 원을 추가 출연한다고 밝혔다. 연일 정치권의 당쟁과 사회적인 부조리가 뉴스의 헤드라인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모처럼 무더위에 지친 국민의 심신을 달래 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출연하는 기탁금은 저소득층 우수인재를 발굴해 육성하기 위한 전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고 한다. 특히 등록금 신용불량 대학생 등 저소득층 대학생 지원에도 쓰일 예정이라고 한다. 최근 저소득층 대학생들이 비싼 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부업체에서 비싼 이자로 대출받았다가 신용 불량자로 내몰리고 있고, 심지어 몸을 파는 안타까운 사연들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출연금이 저소득층 우수 대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쓰인다고 하니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최근 미국의 억만장자 워렌 버핏은 “자신같은 부자들에게 더 세금을 거둬들이라”고 말해 세계인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우리 사회의 부자들에게 나눔과 사회적인 환원을 실천하는 진정한 부자의 모습을 보여주어 부러움을 샀다. 이어 프랑스 부자들도 정부의 재정 적자 개선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소위 ‘세금을 더 내겠다’고 하는 증세를 들고 나왔다. 이러한 부자들의 행태는 한 마디로 진정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의무)가 어떤 것인가를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부자들의 나눔 행보는 어떠한가? 사실상 매우 부끄럽다고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미국과 서구의 부자들의 이러한 나눔을 실천하는 생각과 달리 우리나라 부자들은 유달리 개인 기부가 적을 뿐 더러 설령 기부를 하더라도 기업 차원에서 생색내기나 세금 감면을 위한 전략적 기부에 불과했던 것이 사실이다.
어떠면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 아직도 재벌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인 것이 사실인지도 모른다. 그동안 재벌하면 연상되는 단어가 탈세, 모 그룹 회장의 폭력 사건, 자식들에게 편법 증여, 중소기업을 죽이고 혼자 모든 것을 독점하는 등 온갖 부정적인 단어들이 떠오르고 있는 사실이다. 소위 국가는 어렵더라도 재벌가는 떵떵거리고 살아가고 있으며, 이들이 사회적인 양극화를 부추기는 핵심의 자리에 앉아 있다는 현실이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 사회는 부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너무 팽배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의 현대가 정씨 형제의 잇따른 거액 기부는 개인의 순수한 기부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고 있으며, 박수를 쳐 주고 싶은 부분이다. 이번 현대가의 기부를 시작으로 다른 재벌가의 기부 행렬이 계속되어 우리 사회의 나눔 문화가 확산되길 기대해 본다. 또한 이참에 정부도 개인의 기부를 적극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 필요하다면 개인 기부를 활성화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뒷받침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기부는 반드시 돈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돌봄이 필요한 사회적인 약자가 많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별히 법적으로 혜택을 받고 있는 복지 수혜대상자보다는 법적으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차상위 계층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너무나 많이 있다. 이들을 돌보기 위한 우리 사회의 기부문화가 이번 현대가의 기부를 계기로 더욱 활성화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이번 현대가의 기부행위에 대해 “뭔가 꼼수가 있겠지?”, “나도 돈 있으면 하겠다”라며 비아냥거릴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재벌들도 잘했으면 잘했다고 박수를 쳐 줄 수 있는 분위기가 확산되어 다른 재벌들도 동참하게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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