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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추종자살과 모방자살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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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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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게이트 수사와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3일 투신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 삶을 마감하게 된 소식을 접한 온 국민은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그동안 전두환, 노태우 전직 대통령들이 검찰의 조사를 받고 구속되는 사건까지 있었지만, 이번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처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가난한 시골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도 진학하지 못했지만, 끊임없는 노력으로 사법고시를 패스한 후 대통령이라는 최고의 권좌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라는 측면에서 국민들은 물론 특히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가능성을 심어 주었던 존재였다. 특별히 그의 정치 여정 속에는 ‘도덕성’을 최대의 덕목으로 삼고 불의와 타협할 줄 모르는 자신감이 국민들에게 더욱 신뢰와 믿음을 갖게 만들었고,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 대통령에 오르는 영예를 차지했던 것이다. 또한 임기동안 우리나라의 민주화나 정치, 사회 발전에 큰 기여를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는 무사히 임기를 끝내고 “농촌으로 돌아가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삶을 살겠다.”며 퇴임 직후 고향인 봉화마을로 낙향했지만 불과 퇴임 2년도 안돼 전직 대통령들의 불행한 전철을 밟게 됐고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을 놓고 실망을 표현하는 이들도 있는가 하면, 오죽하면 이러한 극단적인 선택을 했겠느냐며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비난하며 동정론을 펼치는 이들도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옳고 그름을 떠나 일단 국가의 원수를 잃었다는 면에서 우리 국민 모두는 충격과 아픔에 빠져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안타까운 사실은 노 전 대통령이 꼭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었는가 하는 사실이다. 그렇지 않아도 연일 매스컴에 보도되고 있는 자살사건이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이때에 최고의 지도자인 대통령이 자살을 보고 자칫 모방 자살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정신과 전문의들과 심리학자들은 노 전 대통령의 자살에 따른 지지자들과 추종자들의 자살 모방과 추종자살을 하는 소위 ‘베르테르 효과’가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반인 한 명의 자살이 평균 6명에게 영향을 미치는데 반해 유명인의 자살은 수 천명에 이른다고 말한다. 노사모 회원들을 비롯해 고인에 대한 높은 충성도를 보이는 지지그룹이 적잖은 것을 감안한다면 행여나 이러한 추종자살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위에서 관심을 갖고 도와주는 일이 절실하다.

여야 정치권이나 보수와 진보 진영도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내세울 때가 아니라 유가족이나 국민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위로를 해서 이러한 국가적인 위기와 슬픔을 극복하는 일에 하나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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