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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인생 조 성 규 (sk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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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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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과 인생   조 성 규 (sk Cho)

                                   오클랜드챔버앙상블

                                   오클랜드 레이디 싱어즈

                                   뉴질랜드 한국남성합창단

                                   코리안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뉴질랜드와 서울을 오가며 연주활동을 하고 있는 현직 지휘자로 있는 필자가 인사 드린다

지휘자란 오케스트라나 합창단에 있어서 참으로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묘한 존재이다.

무대 위에서 노래를 하기 위해 멋진 드레스나 혹은 악기를 쥐고 있지 않는 유일한 연주가가 “지휘자”란 직함이 붙은 인물이니, 공연을 위하여 꼭 필요한 존재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는 사람도 적지 않다. 특히 소규모 연주단체의 구성원인 연주자들은 더욱 그러하다. 실지로 현재 유럽을 주무대로 세계적인 명성을 날리고 있는 어느 실내악단은 지휘자를 두지 않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거기에 대한 리더의 대답이 어찌 보면 당연하면서도 재미있기도 하다

“ 예를 들어 어느 소규모 연주 단체의 오보에 주자가 실수를 하여 잘못 연주하면 청중이나 비평가들은 그 오보이스트를 사정없이 흉보고 깎아 내리며 마치 물어뜯기 위해 준비했다는 듯이 비평하기 바쁜데 비해 동일한 연주자가 더 할 나위 없이 훌륭하게 연주하였다면 그 공은 영락없이 지휘자가 가져가기 일쑤이니 세상에 이런 불공평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싶어서 지휘자를 아예 초빙하지 않고 우리끼리 연주를 한다.”고 답하였다 한다.

당연히 일리 있는 이야기인 듯싶다. 하지만 다음의 경우는 어떠한가? 상상해 보자.

만약 20여명 이내의 실내악단이더라도 정기적인 연습이 없이, 연주회가 있을 경우에만 모여 연습하는 일명 “헤쳐모여”연주단체라든가, 아니면 30 – 40명 이상 100여명 내외의 많은 연주자들로 이루어진 대 편성의 오케스트라에 지휘자가 없이 각각 개성 있는 연주자들이 제 각각 마음대로 악곡을 해석하고, 자기 생각대로 연주한다면, 그것은 당연히 사공이 많은 배가 산으로 올라가는 격이 되어 연주가 엉망진창이 되고 말 것이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하여 어느 청중은 아예 소음으로 생각하기도 하는 현대음악(modern music) 에 있어서는 비록 6 - 10명의 연주자를 위한 곡이더라도 지휘자가 꼭 필요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어찌 보면 지휘자란 “반드시” 필요하기도 하며 “반드시” 라고 할 수 없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지휘자의 역량에 따라 오케스트라의 전체적인 평가가 좌우된다는 실례를 우리는 익히 알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동일한 작품을 동일한 연주단체가 연주하는 경우에도, 지휘자에 따라 다양한 색깔과 소리로 표현되며, 심지어는 파격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전혀 다른 음악을 연주하는 것 같은 연주를 듣기도 한다. 또한 이를 위하여 지휘자들은 악기 별 연주 그룹을 전혀 다르게 배치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러기 때문에 지휘자란 직접적으로 하나의 음표를 위하여 전혀 소리를 내지도 못하면서 모든 시선과 조명을 한 몸에 받으며, 그럴싸한 몸 동작을 만들어 가며 멋을 부리며, 휘황찬란한 느낌을 느끼는 그런 장식품이 아니라는 존재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사실 오로지 지휘봉 하나로 모든 음악을 연주하는 지휘자로서의 전문 직업은, 악기를 전문으로 연주하는 다른 연주자들에 비해 역사가 짧아서, 겨우 20세기에 들어와서 시작되었으니, 그다지 오래지 않은 직업으로서의 역사를 가졌다. 고작 200년이 안되어, 1830년에 태어나 1894년에 작고한 독일의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인 한스 폰 뷜로가 최초의 프로 지휘자로 인정받고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이 직업은 신통 방통하여서, 명 지휘자의 대열에 합류한 지휘자들은 수백 년의 역사를 가진 작곡가에 버금가는 “거장 (maestro)’의 칭호를 죽을 때까지 받고 있는 것이 매력이다.

또한 최근에 유럽 및 아시아, 특히 한국 내에서 기업이나 관공서의 경영 혹은 리더십을 위한 강연의 인기 강연자로 오케스트라 지휘자들이 유행하고 있음을 볼 때, 더욱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무대 위에서의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 제스처, 공연의 분위기를 환상의 세계로 이끌고 가는 Maestro들의 인격이나 음악관, 철학, 무대 뒤에서 일어난 에피소드와 다양한 인생을 살펴보는

색다른 간접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싶어 지면을 통하여 독자 여러분과 만나고자 한다.                       

kposk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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