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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자살의 이해와 자살 예방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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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우택 교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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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 전체에 충격을 주는 자살사건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늘 환자들의 자살 문제와 대면하고 있는 필자는 그 동안의 경험을 통하여 분명히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자살은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100%의 자살을 모두 다 예방할 수 없지만, 우리 사회와 특히 신앙인들이 조금만 더 자살을 이해하고 그 예방을 위하여 노력을 한다면 상당수의 자살은 예방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흔한 자살에 대한 오해는 “정말 자살할 사람은 남에게 자살 의도를 밝히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연구 결과들을 보면, 자살할 의도가 있었던 사람들은 자살 의도를 타인에게 대부분 이야기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살하는 사람들은 꼭 죽고야 말겠다는 확고한 결단을 내린 사람들이다.”라고 말하지만 자살하는 사람들은 자살을 실행에 옮기기 직전까지도 “죽을까? 말까?” 고민을 계속 한다.

이밖에 “한 번 자살을 결심한 사람은 결국 자살하고 말 것이다.”는 말도 있지만 삶의 어려움이 있어 자살 충동을 느끼기 시작하면 그 자살 충동은 마치 밀물처럼 밀려온다. 그것은 도저히 저항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 그러나 일단 그 고비를 넘기기만 한다면, 그 자살 충동은 다시 썰물처럼 사라진다. 그리고 평생 다시는 그런 자살 충동을 강하게 느끼지 않고도 잘 사는 경우도 많이 있다. “한 번 자살시도를 하다가 실패하면 그것으로 자살 의도는 다 없어질 것이다.”라는 말도 오해다. 한 번 자살을 시도하였다가 실패하였다고 자살 충동이 다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다시 자살 시도를 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사회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어떻게 자살 의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미리 알아보고 그에 대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보이는 언행상의 특징을 살펴보면 유선 과거에 자살 시도를 한 경력이 있는 경우, 극도로 우울해 하고 불안해하면서 지쳐 있을 때, 주위에 자살을 시도할 수 있는 도구나 여건이 마련되어 있을 때, 자신의 죽음이 가족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하여 관심을 보일 때, 자살할 생각이 있다고 자주 말할 때, 많이 초조해 하고 불안해 하다가 갑자기 차분해 지고 편안해 할 때, 최근 가족의 죽음이나 건강의 상실 등 삶의 어려운 일을 당하였을 때 등의 특징이 있다.

또한 가족 중에 자살하여 죽은 사람이 있을 때나 죽은 가족에 대한 죄의식의 표현이 많이 나올 때, 자신의 삶의 무가치성을 강조하며 의기소침해 할 때, 자신의 죄에 대하여 벌 받기를 강력히 원할 때, 생물학적 욕구 (음식, 성, 수면, 일반 활동)가 현저히 줄어들었을 때, 알콜 중독 상태일 때, 타인의 도움을 받기 거절할 때, 미혼이거나 혼자 살고 있을 때 등도 이에 해당된다.

 

일반적으로 자살하겠다는 최종적인 결정을 내리고 그 사람이 자살을 실행에 옮기기까지 1주-1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이 기간 중 보이는 태도의 특징은 주위 사람들에게 자살하겠다는 뜻을 표현하거나 성직자나 의사, 또는 주변의 동료 등을 찾아가고, 우울한 상태가 심해진다. 특별히 자살 당일의 행동상의 특징을 일반적으로 살펴본다면, 평소 소중히 여기던 물건을 아낌없이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자살을 한 이후 발견되었을 때의 자신의 모습에 대하여 관심을 갖는 것으로 가장 흔한 내용 중 하나는 속옷을 깨끗한 것으로 갈아입는 것 등이다. 자신의 시체를 다룰 사람들에게 깨끗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그러면 자살 평가 등을 통하여 자살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된 사람이 있는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 우선 자살할 생각이 있는지 직접 물어본다. 죽고 싶은 생각이 있는지, 자살을 생각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자살을 계획하고 있는지 등을 자세하게 물어 본다. 또한 문제가 있으면 즉각 주변 가족들과 사람들에게 연락하고, 혼자 있지 못하게 하고 자살을 시도할 수 있는 위험한 물건이나 상황이 가까이 있지 못하도록 하면서 즉시 정신과 전문의를 만나도록 한다.

 

누구나 삶의 극단적인 어려움 앞에 서면 한번 쯤 자살을 생각하게 된다. 그 것 자체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자살 생각을 하는 그 자체를 비난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성경에서 욥도 고난 중에 자신의 죽음을 갈망하는 고백을 여러 군데에서 하였었다.

그러나 이 때 중요한 것은 누가 자살 생각을 하고 있느냐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살 생각을 하고 있는 그 사람 옆에 지금 누가 있느냐?’는 것이다.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너무도 지쳐있고, 외롭고, 절망감에 싸여 있다. 그 때 그 옆에 있는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조용히 어려움을 들어주며 작게라도 같이 해결 방안을 찾아보려는 시도를 해줄 때, 지치고 외롭고 절망하는 마음을 극복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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