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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정치권은 국민에게 희망 주는 말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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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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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이명박 대통령이 민생현장을 들러보기 위해 동대문구 이문동 시장 통 떡볶이 집에 들러 어묵을 사먹고, 어린이집을 찾아 아이를 안아 올린 행보와 관련, 다음날 민주당e중진 이 모 의원이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경고한다. 떡볶이 집에 가지 마십시오. 손님 떨어집니다. 아이들 들어 올리지 마십시오. 애들 경기합니다”라고 비꼬았다.

이에 한나라당도 논평 등을 통해 “민주당이 서민들에게 못 살라고 저주를 퍼부었다”는 식으로 말하고 민주당이 민생은 챙기지 않고 정쟁만 일삼는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증거라며 떡볶이집 주인 아들이 보내온 이메일도 공개했다. 떡볶이 집 아들은 이메일을 통해 여야를 떠나 국회의원 전체에게 실망했다는 내용을 보냈다.

한마디로 한심한 우리 정치권의 현 주소를 보는 듯해서 씁쓸하기만 하다. 지금 우리나라가 어떤 상태인가? 장기적인 경기침체 속에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실업문제와 비정규직 문제 등으로 그야말로 서민들은 죽지 못해서 산다고 표현할 정도로 힘든 시기를 살고 있다. 이러한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서민들을 살리고 위로를 해 주어야 할 국회의원들이 이처럼 막말논쟁을 통해 오히려 서민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국민들이 정치에 신물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대변해 주고 있다.

어쩌면 이러한 소위 ‘떡볶이’ 공방은 정작 구슬땀을 흘리며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서민들에게는 전혀 무관한 정치권의 이야기인지 모른다. 대통령의 서민 행보로 현재 등원거부 상태에 있는 민주당이 등원거부의 명분이 약화될까 두려워하는 속내를 표출한 것이고, 이를 교묘하게 이용해 민주당을 반 서민정당으로 매도한 한나라당의 속셈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알지 않을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이용해 여야가 당리당략을 앞세워 서로 정치적인 공략을 내세운 지가 바로 엊그제 아닌가?

사람의 말 한마디는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사람을 살리기도 하기 때문에 시편기자는 “혀는 칼과 같다”고 말하고 있으며, 잠언기자는 “사람의 죽고 사는 것이 혀의 권세에 달려 있다”고 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치적인 입지 때문에 던진 한 마디가 어렵지만 살아보려고 애를 쓰고 있는 서민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지 정말 아쉽다. 적어도 국민들이 나라를 위해 힘쓰고 어려운 경제를 회복시켜 달라고 선출해준 민의의 대변자들이 이러한 말장난을 할 때가 아니라는 것은 본인들이 누구보다 잘 알지 않을까?

대다수 국민들의 바람은 무엇일까? 나라가 평안해지고, 기나긴 경치침체가 끝나고 좀 더 나은 삶을 살아보자는 작은 소망이 아닐까? 서민경제 회생에 어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있는가?

쌍용자동차의 사태에서 보듯이 뜻하지 않은 남편의 실업으로 거리로 나설 수 밖에 없는 서민들의 안타까움을 조금이라도 이해를 한다면, 이제라도 여야는 이러한 사소한 논쟁을 그치고 그야말로 머리를 맞대고 서민경제 회생을 위해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덧붙여 말한다면 지금은 상대방을 죽이는 말보다는 상대방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한 마디가 힘겹게 살아가는 서민들에게 작은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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