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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말라위 총회를 참가한 감동을 나누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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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재성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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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5-18일까지 남부 아프리카의 말라위(Malawi)의 경제도시인 블란타(Blantyre)에서 아프리카대륙선교회(Africa Continent Mission)의 총회가 개최되었다. 1984년에 김종양 선교사에 의해서 시작된 말라위 복음전파가 착근할 무렵인 1991년, 필자는 14명의 감리교와 성결교 목사들과 함께 터어키 전도활동을 끝내고 이스라엘과 영국을 거쳐 귀국 길에 오르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전혀 듣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했던 나라인 말라위에서 전도 집회를 해야 한다는 천무엽 목사의 요청에 의하여 계획에도 없었던 일정을 만들어 박상철 목사와 더불어 세 명의 강사단을 조직하여 아프리카로 날아갔다.

우리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랜드로바 사륜 구동차에 실려서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는 지역과 지방을 달리면서 사람들이 모여 있기만 하면 복음을 전하고 다녔다. 그 당시엔 모든 도로가 비포장 황토 길이라 하루 종일 달려 저녁에 여관방에 들어오면 머리와 옷에 온통 황토먼지가 달라붙어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여관이라고 찾아 들어가면 화장실 시설이나 침구도 제대로 갖추어있지 않은 곳이 전부였으며, 물이 부족하니 세면실에 한 통의 물을 받아놓고 내일까지 씻으라는 것이었다. 그 물을 가지고 네 명이 씻어야 하니 서로 눈치를 보면서 씻어야 했다. 그야말로 내 생전에 가장 적은 커피 깡통 두 개의 물로 샤워와 양말까지 빨았던 물 절약 운동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루 종일 덜컹거리는 길을 달려왔기에 피곤해서 잠을 좀 자야 하는데 옆집 술집에서는 흑인들이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새벽 두시 까지 마시며 춤을 추지 않나, 잠이 막 들었는데 벌써 눈치도 없는 수탉이 좋지도 못한 목청으로 꼭두새벽부터 울어대니 그놈의 수탉을 잡아 통닭구이를 해먹고 싶었다.

좌우간 그렇게 집회만 하면서 4일의 일정을 달렸는데, 귀국해야할 마지막 날까지 오전 집회를 약속해 놓은 것이었다. 그 약속된 부락을 향해 차가 달리는데 보니까 수많은 원주민들이 길가로 걸어가는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여인들은 뒤로 나온 엉덩이에 아이들을 걸쳐 업고 또 한 아이는 걸리면서 머리에 광주리를 하나씩 이고 모두가 한 방향으로 걸어가는 것이었다. 선교부 원주민 임원들에게 저들이 어디로 저렇게 가느냐고 물으니 우리가 인도하는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서 30리 길을 걸어오는 중이라는 것이었다. 여인들이 머리에 이고 오는 것은 집회를 마치는 날까지 먹을 양식이라는 것이다. 출국 두 시간 전에 시작하는 집회였다. 이들은 찬양을 시작하면 기본적으로 몸이 흔들리며 춤을 춘다. 그리고 기분이 고조되면 휘파람도 불어대고 혀 굴리는 소리를 내면서 괴성을 지른다. “오로로로로로...”

그렇게 찬양시간이 지나고 설교시간이 되었는데 이걸 어쩌면 좋단 말인가? 길어도 20분 밖에는 설교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먼 길을 걸어와서 이국 목사들의 설교를 몇 시간 듣고 싶었을텐데 정말로 안타까운 심정,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공항에 갈 시간이 임박해서 설교하던 도중에 그 부락 추장과 모인 회중들에게 대단히 죄송하다는 양해를 구하면서 꼭 다시 올 것을 약속하고 귀국길에 올랐던 그 때가 18년 전이다.

그리고 10년 만인 2001년에 다시 방문했었을 때에는 교회 건물이나 조직이 자리를 잡혀가고 있었고, 말라위 선교부는 심한 진통을 두 번이나 겪고 있었다. 첫 방문 시에 만났던 세 명의 선교부 핵심임원들 중에 한 명은 아프리카대륙선교회를 버리고 좀 더 조건이 나은 기관으로 떠나가 버렸고, 또 한 사람은 새로 파송된 우리 선교사를 쫓아내고 자기가 지도력을 행사하려고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말 못할 사정이 있었던 것이었다. 한국교회의 헌금으로 건축한 가장 큰 교회당을 자기가 차지하고 교만하게 행동하더니 아직 한참 일해야 할 이른 나이에 갑자기 사망하면서 그 갈등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었다.

이런 일은 선교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어째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전파 되고 하나님의 나라는 그런 중에도 확장이 되어 간다. 어디 해외선교현장 뿐이겠는가. 국내의 교회사역에서도 그와 같은 갈등과 배신은 늘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인간들끼리 싸우고 분열되어도 하나님께서는 인간들의 잘못을 당신의 선으로 얼마든지 바꾸어 가고 계심을 우리는 본다.

이번 말라위 방문을 하게 된 것은 작년 8월에 남아공에서 개최되었던 아프리카대륙선교회의 제3회 선교대회를 마치고 말라위 현광섭 선교사가 간절히 요청한 것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말라위에는 목사안수를 받으려고 50명 정도가 몇 년 전부터 준비하며 기다리고 있는지라, 선교대회를 마치고 그길로 말라위로 가서 목사 안수식을 거행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국의 목회일정을 변경할 수 없어서 다음해에 하자고 약속했던 것을 금년에 그대로 이행한 것이다. 금년에는 인천기독교총연합회의 일을 맡아 예정된 일정들이 있었지만, 이 일은 말라위 교회가 견고하게 세워져 가는 중대한 시점의 일이기에 참석하게 된 것이다.


말라위는 “아프리카의 따뜻한 심장(warm heart of Africa)"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으며 희귀 어종이 살고 있다는 아름다운 호수가 남북으로 길게 자리 잡고 있는 관광의 명소이기도 하다. 별명 그대로 1200만 명의 국민은 친근감이 있고 다정한데 경제적으로는 아프리카에서도 극빈국에 속해 있고 발전이 더딘 나라이다. 블란타 시가 경제도시라고는 하나 공항건물도 마치 시골 버스 대합실과 흡사한 개발도상국이다.

아프리카대륙선교회의 말라위 선교사역의 결과로 현재 127개의 교회가 설립되어 2만 명을 육박하는 양적성장을 이루고 있었으며,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후원으로 약 32개의 교회 건물이 깔끔하게 건축되어 있었다. 에이즈나 질병으로 부모를 잃은 고아들을 위하여 선교본부건물 곁에 학교를 지어 80여명의 어린이들이 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다. 말라위 선교부가 학교건물을 짓고 사역하는 학교는 세 개가 된다.

전에 방문했을 때는 각 지방을 두루 방문하며 다녔지만, 올해는 여섯 개 지방에서 교회대표들 1천 명 가량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되니 상당히 큰 규모의 총회가 되었다. 현존하는 선교부 건물로는 그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없어서 대형천막 두 개를 밖에 치고 행사를 진행시켰다. 총회는 토요일 저녁 부흥집회부터 시작하여 주일 예배와 세미나 저녁부흥회, 월요일은 하루 종일 목회자 세미나로 진행되었으며, 화요일 오전에 목사 안수식을 거행하였고 오후에는 본부 교회당 기공예배를 드렸다. 이번 총회 참석자들의 식비와 목사안수 가운, 선물 등, 대부분의 경비를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부담을 해 주었다.

주일 오전 예배는 9시에 시작하여 12시 30분에 끝났다. 찬양과 춤, 뜨거운 통성기도, 참가한 주요 인사들의 소개를 하고 춤을 추면서 헌금을 했다. 헌금할 때 기쁨으로 춤추면서 하는 것을 우리나라 교회가 배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필자가 “그리스도의 정체성”을 설교했더니 현지어인 “치체와”어로 통역을 한다. 이들은 설교가 마치면 언제나 헌신초청을 하고 기도를 해 준다. 오랜만에 드려보는 긴 예배였다. 시간에 매여서 드리는 한국교회의 예배가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시간의 구애 없이 길게 드려진다면 우리는 다시 한 번 부흥을 체험하게 되리라 믿는다.

이번에 목사 안수를 받는 사람들은 몸이 아파서 참석 못한 두 명을 제외하고 43명이 예식에 참석했고 그중에 여성 목사도 한 명 안수를 받았다. 가운을 입고 앉아있는 이들을 보니 갑자기 감동의 눈물이 흐르고 목이 메었다. “18년 전, 전도 집회 하면서 씨앗을 뿌린 것이 이렇게 열매를 맺는구나.”하는 감격이었다. 우측 끝에서는 현광섭 선교사도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친다. 이들이 말라위 교회 부흥의 주역이며 이들로 인하여 복음이 민족에게 전파되고 하나님의 축복의 나라를 세워갈 복의 근원들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축사를 하면서 한국의 교회들이 당신들을 위하여 지금 기도한다고 하니 우렁찬 목소리로 “아멘”을 외쳤다. 안수증명서에 연명으로 싸인한 것을 받아들고는 지역대표와 가족과 함께 기념촬영도 하며 그들 역시 감격에 젖었다. 안수식을 마치니 누가 시작했는지 합창을 하며 격렬한 댄스가 이어졌다. 우리도 가운을 입은 채 무리들 속으로 들어가 기쁨의 춤을 추었다. “주님, 당신의 충성스러운 종들입니다. 주님의 나라를 위하여 크고 위대하게 쓰임 받게 하소서.”

선교부의 원주민 대표인 야수르(Nyasulu)목사와 목회자들이 간청을 한다.
▲ 임재성 목사금곡성결교회 “말라위 교회는 목회자를 양성할 신학교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남아공 신학교까지는 비용도 많이 들고 몇 명 보낼 수가 없어요. 여기에 신학교를 세워서 목회자를 양성해 주어야 합니다. 또 지금 각 지역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목사들을 위한 재교육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일을 한국교회와 목사님들이 좀 도와주세요.”

그렇다. 하나님의 사람이 세워져야 교회가 바로 세워지며 말라위라는 이 국가가 희망이 있는 것이다. 이번에 기공예배를 드린 본부 교회 건축을 위해 헌금한 이는 신생교회의 집사 부부라고 들었다. 이 교회건물을 건축한 후에는 곧 이어서 신학교 강의실과 40명 정도 수용할 기숙사를 지어야 하는데 기대감과 함께 기도의 제목을 가슴에 품고 귀국하였다. 하나님께서 말라위의 영혼들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큰 계획을 실행하고 계심을 느낀 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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