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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십자가 만들며 은혜 깨달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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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용상 기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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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목장 김명원 집사(영은교회)

“십자가 하나를 만들 때 마다 기도하고 짜야 모양이 되고, 제가 만든 십자가를 보며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게 됩니다. 또한 이것이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마지막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강화중앙교회에서 열린 감리교 강화지역 부흥사경회기간 중 십자가 전시회를 가진 소목장 김명원 집사(50ㆍ영은교회)는 목수이기 이전에 신앙인으로서 십자가 만드는 일이 하나님께서 주신 천직임을 고백한다.

전남 하의도에서 출생한 김 집사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로 올라와 왕십리 지역 가구단지에서 가구를 만드는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목수인 아버지 밑에서 어깨 너머로 배운 솜씨지만 피는 속일 수 없었다.

80-90년대 전통공예가 각광을 받으면서 사업이 번창하여서 나름대로 큰돈을 벌었다. 그러나 그에게도 IMF의 파고(波高)는 넘을 수 없는 현실의 벽이었다. 잘 나가던 사업이 내리막길을 치닫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빚 때문에 도망 다니는 신세가 되다보니 잦은 이사로 본인은 말할 것 없고 가족들의 고생이 말이 아니었다.

사업으로 인해 진 빚을 갚기 위해 이리저리 떠돌다가 4년 전 강화로 들어와 전통공예를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며 주로 불교용품을 제작하는 일에 몰두했다. 불교 신자인 사장 밑에서 일하면서 김 집사는 잠을 자다 꿈에 너무나 많은 우상을 보게 되었다.

기도하며 찬송하고 싶었지만, 불교 신자인 사장이 교회에 다니지 못하게 하고 눈치를 주어서 결국 버스를 타고 교회를 다녀야만 했다. 사장은 김 집사에게 “하나님에 미쳐서 가정도 포기한 이상한 사람”이라는 모욕을 하면서 멱살을 잡고 결국 김 집사를 해고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공장과 가까운 영은교회로 새벽기도를 나가게 됐고, 우연히 교회서 나무 십자가를 제작하고 있는 정찬성 목사를 만나게 되었다. 정 목사를 통해 다릅나무 십자가를 접하게 된 그는 정 목사의 권유로 십자가를 만들기 시작했다.

기도원에서 4일간의 금식기도를 한 후 김 집사는 교회 권사로부터 십자가를 만들 수 있는 공장을 제공받아 본격적으로 십자가를 만들기 시작했고, 7개월 동안 하루 10~12시간씩 땀 흘리고 수고하여 1,500여점의 십자가를 만들어 지난해 11월 17일부터 21일까지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다릅나무 십자가 전시회를 가진 바 있다.

이번에도 영은교회 장기발전위원회에서 주관하여 강화중앙교회에서 십자가 전시회를 갖기 위해 밤잠을 설쳐 가면서 십자가 제작에 전념했다. 특별히 김 집사는 십자가를 만드는 기간이면 새벽 3시에 교회에 나가 기도하면서 준비한다. 김 집사는 “기도를 하면 하나님께서 좋은 아이디어를 주셔서 십자가를 제작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말한다.

특별히 십자가를 만들면서 어려운 점은 오래된 나무로 제작을 해야 비틀어짐이 없고 무늬도 살아나지만 재료를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 특히 이번 전시기간에 선보인 십자가 가운데 눈에 띄는 십자가는 대목장 김정배 집사가 사찰에서 기둥으로 사용하던 200여년 된 고 재목을 가지고 십자가를 만든 것이다.

김 집사는 “십자가를 제작하면서 십자가 앞에 서 있는 동안 내 안의 십자가를 발견하게 되고 은혜가 넘친다”며 “삶을 마칠 때 까지 이 일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김 집사의 열정과 헌신으로 제작된 십자가는 주문이 쇄도해 결국 빌립(必立)이라는 나무 성물제작소(www.phillp.net)를 만들어 인터넷 주문 제작을 받고 있다.(010-6375-4139)

한 장인의 기도와 눈물어린 정성으로 만들어진 십자가가 많은 크리스천에게 은혜를 끼치고 다시 한번 십자가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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