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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4일은 “세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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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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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식 목사

 

몇일 전 TV뉴스에서 기림의 날에 대한 보도가 나왔다. 낯선 용어에 호기심이 갔다. 요즘 일본의 경제침략, 혹은 노 재펜, 백색 국가 등등 새로운 용어가 등장하는 때에 기림일이라는 소식을 듣는 순간 아차 싶었다. 이날은 8월 14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억하고 위로하고 세계 평화에 기여하자는 날이다. 필자로서는 바로 몇일 전 지역 도서관인 미추홀작은도서관에서 ‘8.15광복절 및 대한민국정부수립 자료전시회’를 가졌으나 일본군 위안부 관련 자료가 없어서도 더욱이 김학순 할머니에 관해서 모르는 바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기림일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당황스러웠다. 순간 이날을 청소년들과 주민들이 함께 기리는 작은 모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필자가 사는 서구는 물론 인천을 넘어 대한민국의 의식을 일깨우는 21세기 독립운동이라고 생각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생각에 부랴부랴 지역 어른들에게 연락해 8월 14일 오전 10시 반에 작은 모임을 도서관에서 갖기로 했다.

기림일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고자 인터넷을 찾으니 2012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타이베이에서 ‘제1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로 모여 매년 8월 14일을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로 제정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날로 정한 이유가 김학순(1924~1997) 할머니가 1991년 8월 14일에 최초로 일본군위안부관련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 사실을 증언했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회견에서 “(내가)1월 9일 위안부로 강제로 끌려간 김학순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증언을 이어갔다. 이 작은 증언이 세계 각 처에 흩어져 있는 위안부할머니들의 피해를 기억하는 날로 정해진 것이다. 뒤늦게 국내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고, '위안부' 문제를 기억하기 위해 2017년 12월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어, 매년 8월 14일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였다.

김학순 할머니는 동대문 감리교회 권사였다. 부끄러움에 그동안 숨겨 살아왔지만 1990년 위안부 문제는 우리와 관계없다는 일본의 망언에 분노하며 이대로는 아니 되겠다고 결심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증언을 하게 되었다. 이 작은 결단이 온 세계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작은 밀알이 된 것이다. 부끄러운 우리의 역사이지만 이를 알린 것은 복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기독교인의 결단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위안부 문제를 꺼낸 것은 윤정옥 교수(필자의 사촌형님의 처형)였다. 윤 교수는 1980년부터 자료 및 실태조사에 나서 100여명의 증언을 확보했지만 모두 인터뷰를 고사했다. 결국 증거 불인정으로 묻혀 가는 듯 했지만 결국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으로 모든 것이 공개되었다.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이 있던 1991년 그 해 크리스마스에 고르바초프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고 소비에트연방은 붕괴되었다. 그리고 지금의 러시아가 되었다. 지금까지의 일본군위안부 이야기가 러일전쟁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필자에겐 이날의 기념이 더욱 소중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미추홀작은도서관이 있는 서구 관내에 아직 소녀상이 없는데 우리 도서관에는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제작한 소녀상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지역 청소년들과 함께 역사인식을 바로 가지고 나아가고 있다는 자부심에서이다. 평화의 소녀상은 2011년 12월 14일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1,000차 수요 집회 때 세워졌다. 전쟁의 아픔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기억하고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서다. 소녀상 곁에는 빈 의자가 있다. 이 의자는 세상을 떠났거나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모든 피해자를 위한 자리다. 빈 의자에는 관람객이 앉을 수도 있다.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건건이 막아서는 일제의 만행이 만연하는 때에 미추홀작은도서관 평화의 소녀상 곁에 있는 빈 의자에 앉아 “우리가 소녀상이 되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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