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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여백 | 김장철, 하나님이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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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찬성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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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권사님, 지난 토요일 자녀들과 함께 김장하셨다는 소식 들었습니다. 서울과 인천에 사는 자녀들이 모여서 권사님이 가꿔 놓으신 배추며 무 마늘 파 고추 등 각종 양념, 선창에 나가서 사온 생새우와 초여름에 간해놓은 밴댕이까지 동원된 종합예술이 김장입니다.

김장철이 되면 자녀들이 시골에 모여서 각자가 김치냉장고에 들어갈 통을 가지고 와서 김치를 담가 가지고 갑니다. 이것이 요즘 시골의 김장풍속도입니다. 그래도 김장 때문에 자식들 한번 더 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힘이 들어도 가을 김장준비는 설레임이고 감사이며 기쁨이라고들 말씀하십니다.

유 권사님, 예전에는 김장하는 일이 큰 행사였습니다만 이제는 김치만 집어넣는 냉장고가 생긴 덕에 땅을 파고 묻는 일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김장을 많이 담그지도 않습니다. 식사가 서구화되었고 가을에만 김장을 한다는 개념도 사라졌습니다.


내 자녀를 넘어서 하나님의 자녀 모두에게로

유 권사님, 지난 주간에 춘천의 제 형님이 배추를 한 차 싣고 다녀가셨습니다. 벌써 수년째 배추를 오륙백 포기 따로 심어서 사회복지 기관에 보내는 일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금년에는 복지기관 부근에 사시는 원로목사님 가정에도 김장할 만큼 내려놓았습니다.

강원도 춘천에서 여기까지 오는 동안 무슨 생각을 하면서 왔겠습니까?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이 배추를 드시는 노인들 예수 잘 믿으시고 건강해서 모두가 하나님 나라를 차지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을 것 아닙니까?
마치 우리 자녀들의 김장거리를 키우면서 이 김장김치를 먹는 자녀들이 하나님 잘 믿고 충성하는 자녀들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면서 가꾸신 것과 같습니다. 제 형님이나 권사님이나 나누는 정신은 같은 것입니다만 조직적으로 십 수 년째 가장 어려운 기관만 골라서 온 교인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김장김치를 나누는 교회가 있더군요.

강화의 흥천교회는 장로님들이 앞장서서 교회 부지와 교인가정의 밭에 온 교인들이 배추를 심고 온 교인들이 가꾸고 온 교인들이 뽑고 온 교인들이 달려들어서 김장을 하더군요. 가을철 그 바쁠 때도 꼬박 이틀은 전교인들이 매달려야 수천포기의 배추가 김치로 변하는 것입니다.


교회가 심고 가꾸고 김장하고 나누고 감사하고 기뻐하고

교회에서는 무와 배추만 심지만 각종 양념들은 교인들의 자발적인 손길을 통해서 모우고 모자라면 사기도 합니다. 둘째 날 오후에는 포장된 김치를 차에 싣고 정해진 복지시설들과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 등 겨울에 김치가 필요한 곳으로 달려가서 전달해야 끝이 납니다.

개인차원의 헌신이 교회 차원으로 확산된 김장철의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우리는 말로만 하나님의 자녀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내 피가 섞이고 살이 섞여야 사랑하는데 그들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유 권사님, 권사님이 아침 이슬 밟으며 배추를 가꾸면서 아이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이나 우리 형님 위진오가 춘천에서 강화까지 배추 한차를 싣고 오면서 기도하는 기도나 흥천교인들이 김장하면서 왁자지껄하는 가운데 하는 봉사나 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아름다운 김장풍경입니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심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사는 것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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