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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대장정, 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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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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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목사

 

한 달 대장정, 끝이 보인다

이번 주간으로 한 달째다. 아침 여섯시에 일어나서 작업복을 걸치고 교회로 간다. 그리고 빈 예배당에 엎드려 있으면 교회 대문 앞에 주차하는 소리가 들린다. 교회 리모델링을 함께 하는 일꾼들이 온 것이다. 그 시간이 보통 아침 일곱 시다.

한 달간 자비량으로 인부들 함바집을 운영하는 아내는 ‘빵치즈햄빵’순서로 한 벌이 된 조반을 일꾼 수만큼 챙겨서 큰 도시락을 싼다. 그리고 더치 커피와 우유를 큰 가방에 싼다.

인부들과 작업복을 갈아입고 식사자리에 둘러앉으면 돌아가면서 식사기도다. 내 차례가 되면 박동주 선교사가 작은 목소리로 동시통역을 한다.

한국선교사와 오래 같이 살아서 그런지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라고 내가 기도하면 통역 전에 벌써 아멘 한다. 그들이 방언통변 은사를 받았거나 한국선교사와 삼십년을 같이 살아서 그런 정도의 한국어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이든 둘 중 하나일 게다. 어떻든 그들의 아멘은 나쁘지가 않다.

이렇게 아침을 나누면서 작업지시가 이어진다. 전날 건재상에서 사다 놓은 재료들과 아침 일찍 배달되는 건축자재를 챙기고 각기 맡은 일을 시작한다. 헌집 고쳐 개보수를 하려면 신축하는 것보다 돈이 더 든다고들 한다.

그런데 구건물의 용도가 개보수를 통해서 예배당이 탄생했고, 교회 주방과 식당, 주일학교 교실, 중고등부 교실이 생겼다. 그리고 목사 사무공간도 생겨났다. 신축부지에는 공사 폐기물이 산더미지만 한쪽에는 저절로 자란 방울도마도가 매일 빨간 얼굴을 한 바가지씩 보여준다.

 

일꾼들은 함바집을 잘 만나야 좋다

두 사람의 건축 기술자 중에 한사람은 전직이 수도국 직원이다. 상하수도를 개보수하거나 설치하는 데는 이골이 난 사람이어서 수도와 관련된 공사는 이번에 완벽하게 했다. 벽을 오려서 그 속에 배관을 하고 다시 발라놔서 흠집이 있지만 그건 마지막에 도색을 하면서 최소화할 것이니 염려 없다.

주일학교 방, 식당, 부엌, 목사관 원룸의 샤워부스와 화장실 등을 지붕 물탱크에서 직수로 연결해서 물이 풍부하고 시원해서 좋다. 또한 벽 중간에 일차 로 물을 잠그는 장치를 해놔서 어떤 부분이 고장이 나도 집 전체에 물을 잠가야 하는 일은 없도록 그렇게 지혜롭게 수도공사를 마쳤다.

그리고 또 한사람은 미장이 전문이다. 교회 전체의 타일작업은 그의 손끝에서 나온 것들이다. 물을 쓰는 타일바닥은 한쪽으로 물이 모이도록 약간의 각을 줘서 마감을 했다. 방, 부엌, 아이들 교실, 아래윗층 공기개방구 등이 같은 무늬로 타일작업을 했다. 그리고 마감 치기 사흘 전에 한 사람이 합류를 했다. 칠장이다. 그동안 작업한 모든 작업 대장정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이다.

아침에 도마카페를 준비하는 함바집 주인 제 아내 김선영 사모는 박동주 선교사와 제 점심을 준비해서 출근했다가 저녁 간식까지 챙기고 건재상을 오가며 물건을 대준 영수증을 챙겨 함께 퇴근하면 그때부터 그날그날 장부정리를 해야 하루가 끝나는 것이다.

저는 하루종일 공사장에서 뒷일하고 집에 오면 샤워하고 꿈나라 가기 바쁘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잠을 주신다고 했다. 피곤으로 인해서 불면의 밤이 없는 것은 축복이다.

이런 하루하루가 석주가 지나고 넉 주를 맞았다.

이제 대장정 끝이 보인다. 가능하면 물건 값은 카드 무이자 할부로 지불해서 내년 8월까지 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래도 이번 주에는 공사 마감 대장정이 보인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게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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