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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 ‘선한 사마리아인’-포사이드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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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경진 장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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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사이드 선교사

한센병(문둥병)에 걸린 이들은 인간취급도 받지 못했던 조선시대에, 그들을 사랑으로 감싸 안은 한 선교사가 있었다. 1900년대 초 목포지역에서 의료사역을 하며, 특히 한센병 환자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나환자의 아버지’라 불려지는 포사이드(W.H. forsythe 1873-1918)가 바로 그 사람이다.

포사이드 선교사는 1909년 4월, 광주 오웬(C.C. Owen)선교사가 지방 전도를 갔다가 폐렴에 걸려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말을 달려 광주로 들어오던 나주지역 길옆에서 가마니를 뒤집어 쓴 채 신음하고 있는 한센병 여인을 발견했다. 그는 입고 있던 털외투를 벗어 입히고 자신의 말에 태우고 걸어서 광주까지 갔다. 그리고 벽돌 굽던 가마굴에 임시로 나환자를 수용하고 격한 냄새와 피고름이 터져 흐르는 손과 발을 만져가며 그 여인을 지극 정성으로 치료해 주었다. 그러는 동안 오웬 선교사는 벌써 죽어서 장례를 치렀고 포사이드 선교사가 문둥병자를 치료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광주 인근의 한센병 환자들이 모여들었다. 이에 선교사들은 급한 대로 양림동에 세 칸짜리 초가집 한 채를 마련해 환자 7명을 수용하고 1912년 무등산 자락에 정식으로 요양원 건물을 마련하는데, 이것이 한국 최초 한센병 전문병원인 ‘광주나병원’의 출발이다.
 

▲ 오방 최흥종 목사

한편, 포사이드 선교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최흥종(崔興琮, 1880-1966)이라는 인물이 있다.

최흥종은 젊은 시절 망치란 별명으로 장터와 뒷골목을 주름잡던 주먹이었다. 그는 6세에 어머니를 잃고 19세에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자 정신없이 사람을 개 패듯 하고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열한 살이나 어린 배다른 동생이 “형은 사람 때리는 게 그리 재밌어?” 라고 울먹이며 물었다. 그 뒤 마음을 잡은 그는 광주 양림동에서 선교사의 조수로 일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포사이드가 나환자를 말에 태우고 들어왔다. 포사이드는 환자의 겨드랑이를 양손으로 부축하며 옮겼다. 그때 환자가 들고 있던 지팡이를 놓쳐버리자 포사이드는 그에게 “지팡이를 집어 달라”고 했다. 피고름이 잔뜩 묻은 지팡이를 선뜻 잡지 못했던 최흥종은 포사이드 선교사의 살신성인적인 헌신을 지켜보며 ‘같은 민족도 아닌 사람이 어떻게 문둥이를 자기 자식처럼 보호하고, 어찌 저렇게 돌볼 수 있을까?’ 하며 깊은 감화를 받았다. 그는 점차 자신도 포사이드 선교사와 같이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되어 자신의 전 재산을 한센병 환자들을 위해 내놓았다.

이렇게 포사이드와의 숙명적 만남을 통해 가슴이 뜨거워진 최흥종은 1912년 어느덧 광주 북문안교회(현 광주제일교회) 초대장로가 되었고, 1917년 평양신학교에 입학하면서 북문밖교회(현 광주중앙교회) 전도사로 부임하였지만 광주나병원 초기 역사의 주역으로

▲ 박경진 장로 홀리원투어, 한국기독교성지순례선교회 회장 (02-2230-5151)

나환자를 위한 일에 더욱 적극적이었다. 이후 나병원은 여수반도 끝자락 율촌으로 옮겨 갔는데 이곳이 오늘의 여수 애양원이다. 최흥종은 나환자촌 확대 요구를 위해 나환자 수백 명과 함께 서울까지 11일간의 행진하여 총독에게 전남 고흥 소록도 나환자촌을 확대해줄 것을 요구해 오늘날 소록도 나환자 갱생원이 설립되는 계기를 만들기도 하였다.

조선에 사랑과 섬김의 씨앗을 심어준 선교사들 까지 ‘인간으로 오신 예수’라고 존경했던 포사이드 선교사는 1911년 스푸르병에 걸려 미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에 가서 “조선은 앞으로 아시아 선교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라고 외치며 조선의 사정을 알려 선교사들을 조선으로 유치하는데 힘썼다. 이처럼 자신의 안위를 뒤로 하고 이름도 빛도 없이 찾아와 그리스도의 생명을 나누며 버려진 자와 함께 하며 자신을 버리는 삶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었던 선교사들의 헌신으로 말미암아 복음의 빛이 이 땅 전역에 퍼지게 되었고 마침내 한국은 포사이드 선교사가 꿈꾸었던 것처럼 조선은 세계 선교의 중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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