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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여백 | 강화 나들길 길라잡이로 당신을 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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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찬성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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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권사님, 드디어 제가 강화나들길 길 안내자 교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두 달이나 대기자 명단에 있다가 최근 개설되는 제 2기 교육에 당첨된 것입니다. 강화를 제대로 알고 싶어하는 이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유 권사님 80평생 살아온 강화에 대해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안내해보라면 잘 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합니다. 저도 강화에서 나서 자랐지만 강화에 대해서 안내하라고 하면 기독교유적지를 중심으로 해서 안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것도 <강화 기독교100년사>를 쓸 때 필자들을 안내했던 결과이지 강화는 한마디로 이런 곳이라고 설명하라고 한다면 참으로 난감할 것입니다.


강화나들길 길라잡이 교육생이 되어서

유 권사님, <강화시민연대>라는 시민단체 사무실에 열댓 명이 모였습니다. 누군가 강화에 올 계획을 갖고 강화를 안내해달라고 부탁한다면 어떻게 안내하고 무엇을 경험하게 해서 진정한 강화를 느끼게 할 것인가? 이것이 출발점입니다. 그리고 그 유적지들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을 걸어서 돌아보는 코스를 생각한다면 어떻게 정리해야할 것인가? 한꺼번에 다 할 수 없다면 몇 번으로 나눠서 해야 합리적인가? 이런 강화순례길의 이름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

강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것을 “강화나들길”이라고 정하고 약 10킬로미터에서 길게는 17킬로미터까지 7개의 코스로 나눠서 걷는 길들을 개발했습니다. 개발이라기보다는 잊혀진 길, 옛날 사람들이 걸었던 길들을 다시 살려서 이정표를 만들고 안내책자를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도록 한 것입니다. 그것이 참으로 잘되었다고 해서 문화관광부의 표창까지 받은 장한 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강화를 전혀 모르고 오는 사람들에게 안내하고 설명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양성해서 수혜자중심의 서비스를 하자는 것이 강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할 사람을 찾으니 줄을 서는 것입니다. 한 번에 교육하기에는 너무 사람들이 많아서 두 번에 걸쳐서 계속 이 일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곧 봄이 닥치면 참으로 바쁜 나날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유 권사님, 제 아내는 목사가 뭘 그런 모임에 참여하느냐고 핀잔입니다만 남에게 안내하기 전에 내가 태어나고 자란 강화를 더욱 잘 알고 싶어서 참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생태환경, 사적지,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유 권사님, 오전에 공부하고 오후에는 현장에 가서 공부한 것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나들길 길라잡이 교육이 계속됩니다. 강화는 석기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조금만 살피면 모두가 다 박물관입니다. 한반도의 모든 요소를 갖춘 축소판이라고들 말합니다. 크게 틀린 말은 아닙니다. 고려왕조 39년의 임시수도, 조선 한양의 관문, 임진강 예성강 한강이 만나 강화도를 끼고 흘러서 생태 자원이 풍부한 곳, 아름다운 산세와 천혜의 갯벌, 뺑둘러 우뚝 선 돈대와 돈대 아래 석기 시대의 돌 문화들이 산재한 유적지들, 그리고 거석문화의 표상인 고인돌이 세계 문화유산으로 세계를 상대합니다.

이런 바탕위에 사람의 삶과 가장 비슷한 환경을 요구하는 새들이 강화에서 터를 잡기도하고 오가는 정거장으로 또는 한철을 지내는 철새로 가다오다 귀찮아서 나그네 새로, 길 잃은 새로 강화 전역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강화의 군조(郡鳥)인 저어새는 강화갯벌을 중심으로 세계의 70-80퍼센트가 서식하고 있다지 않습니까?

유 권사님, 새가 잘 살 수 있는 환경이라야 사람이 살 수 있다는 말은 저에게 충격이었습니다. 새도 살 수 없어 외면하는 곳에는 사람도 서서히 죽어가게 되어있다는 말입니다. 철새들이 오는 것이 귀찮다고 가을에 미리 논을 갈아엎어서 추수할 때 땅에 떨어진 낙곡을 덮어 없애버리는 인간들이 있다는 보도가 생각났습니다. 철새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이런저런 규제로 혹시나 귀찮아질지도 모른다는 이유 때문이랍니다.

유옥순 권사님, 우리는 하나님과 함께 동행하고, 자연과 동행하고, 이웃과 동행할 때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라는 창조본래의 모습이 이 땅에 이뤄진다는 것을 새삼 재삼 생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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