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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여백 | 어느 노부모의 푸념 한마디에 가슴이 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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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찬성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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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권사님, 벌써 삼월입니다. 엊그제 깊은 생각이 필요한 글을 하나 찾았습니다.우리 노인 여선교회 회원들이 보면 피부에 와 닿을만한 글이어서 소개를 합니다.

“자, 보시오. 돈 있다 위세치 말고, 공부 많이 했다고 잘난 척 말고, 건강하다고 자랑하지 말며, 명예가 있어도 뽐내지 마소. 다 소용없더이다. 나이 들고 병들어 누우니 잘난 자나, 못난 자나, 너 나 없이 남의 손 빌려 하루를 살더이다. 그래도 살아있어 남의 손에 끼니를 이어가며 대소변을 남의 손에 맡겨야 사는구려.

당당하던 그 기세, 그 모습 허망하고 허망 하구려. 내 형제, 내 식구가 최고인양 남을 업신여기지 마시구려.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형제 식구가 아닌 바로 그 남이 어쩌면 이토록 고맙지 않소. 웃는 얼굴로 따뜻한 미소 지으며 날 이렇게 잘도 돌봐주더이다.

아들을 낳으면 일촌이요, 사춘기가 되니 남남이 되고, 대학가면 사촌이고 군대 가면 손님이오. 군대 다녀오면 팔촌이더이다. 장가가면 사돈되고 애를 낳으면 내 나라 동포요, 이민 가니 해외동포 되더이다. 딸 둘에 아들 하나면 금메달이고, 딸만 둘이면 은메달인데, 딸 하나 아들 하나면 동메달이 되고. 아들 둘이면 목 메달이라 하더이다.

장가간 아들은 희미한 옛 그림자 되고, 며느리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오, 딸은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이구려. 자식은 모두 출가시켜놓으니 아들은 큰 도둑이오, 며느리는 좀 도둑이오, 딸은 예쁜 도둑이더이다. 그리고 며느리를 딸로 착각 하지 말고, 사위를 아들로 착각하는 일마시오. 인생 다 끝나가는 이 노모의 푸념이 한스러울 뿐이구려.” (어느 노모의 푸념, 작자 미상)

 

유 권사님, 요즘 세태를 잘 표현하는 글입니다. 읽으면서 죄송하기도 하고 콧등이 싸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떤 노인이 노인요양시설에서 사회복지사의 도움을 받으면서 원망스런 자식들이 생각났던 모양입니다.

아무리 돈과 명예와 학식이 출중해도 나이 들고 병에 붙잡히니 남의 손 빌어 하루하루 살아간다는 현실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이 드신 분들에게 최후의 자존심인 대소변을 남의 손에 맡기고 사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자식들이 원망스러운 모양입니다.

어려서 품안의 자식일 때를 생각합니다. 커가면서 멀어져가는 자식들, 사춘기, 군대복무, 시집장가 간 후, 이민을 떠난 자식들에 대한 심경을 담담하게 밝힙니다. 자식들 다 키워 가정을 꾸린 후에 행동을 극단적으로 표현합니다. 좀도둑, 큰도둑, 예쁜 도둑이라고 구분하고, 자식들을 옛 그림자, 너무 먼 당신, 내 사랑으로 구분합니다.

그리고 이 노인복지 시설에서 살고 있는 이 할머니는 “인생 다 끝나가는 노모의 푸념”이라고 스스로를 추스르고 있습니다.

유 권사님, 권사님은 어떠십니까? 이글을 읽으면서 아니다 우리 자식들과는 전혀 무관한 내용이라고 항의할 부모가 몇 명이나 되시겠습니까?

유 권사님, 그래도 저나 제 아내나 최소한 “예쁜 도둑”, “그대는 내 사랑” 소릴 들으면서 살고 있다고 자부했었는데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보아야 하겠습니다.

두 분만 따로 사시는 부모님들이 “우린 이것이 편하다”고 말씀하시는데 다시 한 번 진짜 그렇게 노부모님들이 따로 사시는 것이 편한 것인지 생각해봐야 하겠습니다. 푸념하시지 않도록 해야 진정한 자식 도리인데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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