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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여백 | 잘 뜬 메주, 잘 익은 된장, 잘 익은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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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찬성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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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권사님, “메주 뜨는 냄새”가 고약합니다. 고약해야 맛있는 된장이 된다니 참으로 모순입니다. 발효식품은 다 그렇습니다. 여선교회가 장류사업을 시작하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때국놈”(중국을 대국으로 칭하던 시대에 그들을 비하하던 말)들처럼 의심하는 주변사람들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불신 정도를 알 수 있었습니다.

유 권사님, 권사님이 장류사업팀을 이끌면서 젊은 성도들과 함께 지난 가을부터 지금까지 애쓰시는 모습이 자못 안쓰럽습니다. 그러나 하늘의 상급을 바라며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은 젊은 성도들의 헌신의 어머니이십니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가 의심증 환자다.

우리 콩이냐? 된장이 너무 비싸다. 짜다 쓰다 시다 달다 입 달린 사람은 모두가 한마디씩입니다. 제대로 만든 귀한 것을 함께 나누는 교회가 되자는 애초의 취지가 무색해질 정도입니다. 하긴 얼마나 속고 살았으면 이럴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하늘 아래 모든 영혼이 불쌍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하긴 우리교회 교인들도 다른 사물을 대할 때 그럴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유옥순 권사님, 권사님이 장류사업 팀을 이끌면서 동네의 콩 농사지은 것을 모아 콩 자루가 교회 교육관에 줄줄이 모이게 하는 것으로 좋은 재료를 확보했습니다. 교인들이 농사지은 것은 물론이고 노인정에 광고해서 모아들인 콩까지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는 강화산 최고의 재료가 모아졌습니다.

그 다음에 중요한 재료가 소금이잖습니까? 이것은 젊은 여선교회의 몫입니다. 젊다고 표현하니까 꽃단장한 새색시 여선교회가 아닙니다. 50대 후반에서 60세 중반까지가 주류인 여선교회가 시골에서는 젊은 여선교회인 것입니다. 서해안 서신 쪽 염전에서 국산 천일염을 사다가 3년씩 쟁여놓고 쓰는 간수 빠진 순한 소금이 된장에 들어가는 소금입니다.

우선 교인 가정에 여러 가마씩 쟁여놓고 간을 뺀 소금으로 김장을 하면서 그 품질을 시험하고 이웃과 나눠서 동네 사람들이 영은교회 여선교회가 파는 소금은 조금 비싸지만 틀림없다는 인식을 심었습니다.

지난 주간에도 젊은 여선교회가 150가마나 되는 소금을 배달했다니 모두들 장사 딸(壯士)이십니다.


하나님이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

솟이 세 개나 걸린 마당에서 메주 쑤느라고 한 주간동안 전쟁을 치루고 구근명 남선교회 전회장 댁 비닐하우스에 걸려서 마르고 얼고 녹으면서 곰팡이 옷을 잔뜩 입고 겨울을 났습니다. 남선교회가 짚으로 일일이 메주를 달아매서 메주가 제일 잘 뜨는 환경을 조성한 것은 오랜 연륜입니다. 가끔 모여서 뒤집기도 하고 무거워서 떨어진 놈은 다시 매달기도 했습니다.

유 권사님, 콩은 사람이 심고 가꾸는 것은 하나님이십니다. 메주는 사람이 쑤고 띄우는 것은 하나님 몫입니다. 바다는 하나님이 만드시고 소금은 사람이 만듭니다. 된장은 사람이 만들지만 익히시는 것은 하나님이십니다.

유 권사님, 하나님이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는 예수님은 말씀은 그래서 나온 말씀입니다. 우리가 한마음으로 애를 쓰니까 하나님이 함께 일하시는 것입니다. 독을 씻어 소독하고 잘 뜬 메주를 물에 불리고 풀어 소금과 고추씨 빻은 것을 잘 섞어 독에 안치면 이제부터 2년간은 하나님이 하실 일만 남은 것 아닙니까?

익히시고 맛 들게 하시고 짭조름 상큼하게 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어디 된장뿐입니까? 탱탱 얼었던 대지가 하나님의 따스한 숨길로 풀리고 앞산 색깔이 나날이 달라지는 것은 하나님의 은총입니다. 싹 올라오기 직전 도라지 맛은 그냥 씹어 먹어도 참으로 달디 답니다. 더덕도 마찬가지구요. 어찌 이것을 하나님이 내려주신 은총이라고 고백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런 하늘의 신비를 몸으로 살며 땅을 지키고 하나님의 신비에 감사하는 이들이 모여서 고백하는 공동체가 우리 교회 아닙니까? 유 권사님, 작은 피조물 하나의 움직임에서 하나님의 창조 신비를 깨닫는 성도가 참으로 복된 성도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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