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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여백 | “소영이 형, 당찬 딸 두셨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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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찬성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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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권사님, 지난 금요일에는 경상북도 영주의 한 시골 마을에 빛마을교회가 개척되었습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에 개척되는 교회가 하도 많아서 일일이 다 알 수도 도울 수도 없지만 이 교회는 분명히 특별한 구석이 있었습니다.

우선 경북 영주와 안동의 중간지점에 감리교회를 개척한다는 점에서 특이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영호남 지역에서 감리교회는 이단 혹은 준이단 취급을 받은 것이 사실입니다. 어떤 몰상식한 목사는 일부러 이단시해서 반사이익을 취하며 감리교 선교를 방해한다는 보고도 있을 정도입니다. 오죽했으면 감리교회 본부에서는 영남과 호남지역에 전국의 감리교회가 모여서 전도하는 대대적인 행사를 하고 그 지역을 조직적으로 섬기는 일을 했겠습니까?

이것은 180여개의 교회가 있는 강화군의 경우, 130여개 4개 지방으로 나눠진 감리교회, 10여개의 성공회와 10여개의 가톨릭교회, 그리고 장로교회, 순복음교회, 성결교회 침례교회 구세군 등 나머지 교파들을 다 합해야 20-30여개가 되고 있는 경우와는 정반대입니다.

그래서 교단간의 불균형으로 인한 인식의 피해자들이 많습니다. 수도권인지라 정보가 넘쳐서 이단까지는 안가지만 우리와 다르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는 더 많이 봅니다. 또한 감리교회가 교회 안에서 다투면 꼭 다른 교파 교회를 개척해서 더 원성을 사는 것도 안타까움을 더하게 합니다.
어떤 교회는 분열되어 다른 교파로 주님을 섬기다가 수십 년의 앙금을 털고 본래의 교단으로 복귀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유 권사님, 교회도 지역 사회에서 공기처럼 함께 호흡하고 성도들끼리 교제를 나눠야 하는데 교파가 다르다보니 늘 외롭다는 것이 장로님들의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급기야는 감리교회로 복귀를 한 교회가 있습니다. 또한 한마을에서 내부적인 문제로 나눠졌던 교회가 목회자가 이동하는 것을 빌미로 대거 본래의 교회로 복귀해서 한 교회는 존폐의 위기에 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유 권사님, 이런 분위기로 미뤄 볼 때 경상도 지역에서 그것도 장로교회가 득세하는 지역에서 감리교회를 개척한다는 것은 쉬운 결단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경북북지방에 개척교회 설립을 허락받고 개척교회 공고를 내고 교회가 없는 마을에 가정집을 세내서 교회를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유권사님, 수중에 개척자금이라고는 140만원이 전부라는 것입니다. 우선 십자가와 강대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가정집의 마루와 안방을 터서 예배처소로 사용한다고 했습니다. 거기에 어울리는 성물이라니.... .

기독교대한감리회 삼남연회 경북북지방 빛마을교회 담임전도사 이희진의 이름을 걸고 제가 관계하는 빌립나무성물제작소를 찾아왔습니다. 새벽밥을 먹고 같은 지방에서 목회하는 목사와 전도사까지 대동하고 강화에 도착한 시간은 점심때쯤입니다.

유 권사님, 위에서 말씀드린 내용을 설명 듣고 난감했습니다.

“창살 무늬 오각강대”와 “다릅나무 엘리디 십자가”는 재학생시절에 신학대학에서 전시회를 할 때 보아두고 개척교회를 시작하면 저 성물을 사용할 것을 이미 생각해두었다는 것입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소목장 김명원 권사는 더 할 말이 없었습니다. 김 권사는 담임목사의 허락도 받지 않고 마음에 결심이 되었는지 봉고차에 강대와 십자가를 싣고 파손되지 않도록 굄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준비한 비용이 터무니없는 것은 이희진 전도사도 잘 알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올라오면서 성령님께 성물 제작자들의 마음을 감동시켜달라고 간절히 기도하면서 왔다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상큼 발랄한 젊은 전도사의 믿음에 김 권사는 감동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대학선배이신 이소영 목사의 딸이며 제 대학 후배인 이 전도사의 의연함에 감동했습니다. 50여명이 창립예배 때 올 것이라고 했습니다.그들이 강대와 십자가를 싣고 간 후 며칠 만에 기도십자가를 60개 포장해서 보냈습니다.

참석한 성도들의 기념품으로 나누도록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전도사를 특별히 사랑하셔서 소목장 김 권사를 감동시키고, 같은 지방 목회자들을 강화까지 오게 하고, 그리고 중국에서 신학교 교수로 일하는 아버지의 뜻까지 받들어 선교일선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너무 당차고 귀했습니다. 그런 당찬 젊은 종들을 통해서 결국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신다는 사실에 감사했습니다. 권사님, 선교는 이렇게 하나님께서 예비하고 이루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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