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여백 분류

강단여백|신 목사님, 교인 잘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성자 정보

  • 정찬성 목사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유옥순 권사님, 김정자 권사님을 심방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향년 91세라고 하셨습니다. 노인네 권사님들을 다 알아보시고 반가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상상한 것보다는 훨씬 나아보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노인들이 모인 선교속 9명은 다 일흔 살이 훨씬 넘은 성도들입니다. 그 중에 아직도 당신 치아이신 이순길 권사는 아흔 여섯, 이순길 권사에 이어 두 번째로 나이가 많으신 권사님이 김정자 권사십니다.

유 권사님, 인천의 둘째딸님 김필례 집사가 모시고 있어서 마음이 놓이긴 했습니다만 우리가 눈으로 직접 심방해서 보니 노년에 자식 팔에 의탁해서 사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방안에 화장실이 있어도 대소변을 못 가리시는 모습은 어린아이 같았습니다. 방안 한쪽에 잔뜩 쌓인 기저귀는 권사님의 현주소가 어딘지를 알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핏기 있을 때 봉사하고 헌신하자고 다짐하는 심방

얼마 전 오라비 김영철씨 집에 계신 어머니를 모셔왔습니다. 그리고 상태가 너무 심각해서 걱정했다고 합니다. 사흘 동안 계속 잠만 주무셔서 동기간들을 다 소집했었다고 합니다. 자식들의 얼굴을 다 보고나서 상태가 좋아졌습니다.

그 후 김필례는 강화에서 어머니와 신앙생활을 같이하던 선교속 할머니들을 초대한 것입니다. 겉으로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어머니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여드리는 것 아닌가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저도 권사님 댁 마지막 심방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속도들도 “오늘 보면 이제 못 보지요”라고들 말씀하시고는 다 심방예배에 참석을 했습니다. 유 권사님, 김정자 권사의 둘째 딸 김필례는 새 아파트를 장만하고, 자식들 다 시집 장가보내서 두 내외가 평안하게 살고 있었잖습니까? 그런데 시골에서 우리와 함께 살던 어머니가 갑자기 치매에 붙잡혀서 돌보는 손길이 필요했습니다. 자식들의 지극한 효도가 필요해진 것입니다.

유옥순 권사님, 김정자 권사의 일이 남의 일이 아니라고들 생각하면서 돌아왔습니다. 내 정신 갖고 오래 앓지 않고 하나님께 갔으면 좋겠다고들 말씀하십니다. 자식들 고생 안 시키고, 나도 고생 안 하고 자식들 섭섭할까봐 며칠 동안 잠깐 앓고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들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이건 노인들이 갖고 있는 소망일뿐입니다.

유 권사님, 언제 어떤 상황에서 하나님이 우릴 부를 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항상 준비하고 살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심방예배를 드렸습니다. 참으로 오랜 만에 김정자 권사와 함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강화를 떠나고는 처음 아닌가 싶습니다. 한일순복음교회의 교패가 붙어있는 심방상입니다. 딸 김필례는 작심하고 음식을 준비해서 어머니 친구들을 지극정성으로 대접합니다. 평소에 하는 일도 쉬고 대접하는 일에만 매달린 게 분명합니다.

김필례 성도가 가르쳐준 우리 시대의 효도

유 권사님, 심방상에 적힌 한일순복음교회 신덕수 목사에게 배운 신앙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극정성으로 어머니를 모시는 모습이 신앙이 삶 가운데 녹아든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천륜보다 더 강한 신앙의 힘이 보태져서 병든 어머니를 끌어안고 살고 있는 것입니다.

밖에서 일하고 돌아오면 우리 김 권사님이 온 집안을 축축한 오줌 기저귀를 끌고 다녀 집안이 냄새로 진동한다고 했습니다. 화장실을 가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다리가 풀려서 걷지 못하고 철퍽 앉아 팔 힘으로 움직입니다. 한나절 방에서 거실로 거실에서 다른 방으로 움직일 때마다 오줌걸레로 바닥을 닦는 것과 같아지는 형상이 됩니다.

오줌걸레가 된 일회용 기저귀와 겉옷을 갈아입히고 점심을 드리면서 효도의 의미를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목사님, 저는 어머니에게 잘해드리지 못해요. 어떤 때는 큰 소리도 지르곤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남편이 “나중에 후회할 일은하지 말라”고 저에게 핀잔을 준다고 했습니다.

“쟤는 어릴 때부터 엄마를 잘 돕는 딸이었다”는 이옥선권사의 한마디는 우리를 마음 푹 놓고 돌아오게 하는 믿음이 되었습니다. 소리를 아무리 많이 질러도 믿음의 딸 김필례씨의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그런 교인들이 대한민국에 많아지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돌아왔습니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

최근글


인기글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