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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여백 | 조심조심 천천히, 거듭해서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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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찬성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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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권사님, 한국 사람들의 특징을 외국 사람들은 ‘빨리빨리’로 평가합니다. 바쁜 민족, 급한 사람들이 그들의 눈에 비친 한국과 한국 사람의 특징입니다. 유 권사님도 아시다시피 외국에 여행이라도 나가면 상점에서 호객하는 사람들이 “코리아? 빨리빨리”라고들 합니다. 한국 사람이냐? 라고 묻습니다. 그리고 “빨리빨리”라고 말하면서 상점으로 들어오라고 적극적으로 끌어들입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외국 사람들의 눈에 한국 사람들은 성격이 급하고 바쁘다는 인상이 깊은 것입니다.

여행을 해도 한꺼번에 불과 며칠 사이에 한나라의 유명한 관광지를 다 훑습니다. 수박 겉핥기로 여행을 합니다. 그러니 여행을 안내하는 사람이나 여행하는 사람이나 바쁘기는 매한가지입니다. 그러니 “빨리하세요 빨리빨리!”가 입에 붙어있고 관광지의 사람들은 빨리빨리 라고 말하면 즉각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면서 각인된 단어가 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빨리해서는 절대로 안 되는 일도 있다

유 권사님, 그런데 빨리빨리 해서는 절대로 안 되는 일도 있습니다. 오히려 천천히 해야 할 일들도 얼마든지 많이 있습니다. 저는 우리교회나 백산요양원에서 예배를 인도하고 교인들과 손잡고 인사할 때는 언제나 “천천히, 혹은 천천히 하세요.”라는 말이 입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노인 교우들을 차에 태우고 내릴 때에도 천천히란 말이 입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신속하게 처리하고 해야 할 일도 있지만 천천히 충분히 무르익히고 해야 할 일도 있는 법입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라고 했습니다.
유옥순 권사님, 학생들이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에게 기분 나쁜 말을 하면 “반사”라고 말합니다. 그 내용이 너에게 그대로 되라는 뜻입니다. 반사판에 빛이 반사되듯 빨리빨리, 순식간에 상대방에게 임하라는 뜻입니다. “초스피드 빨리”라는 뜻입니다. 이처럼 우리들의 빨리빨리는 자녀손들에게는 초스피드 빨리라는 뜻의“반사”라는 말로 변했습니다.

오늘 유옥순 권사님 댁에서 모이기로 한 속회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 30분전에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허옥희 집사-위복순 권사-정순현 권사-장산홍 권사-이순길 권사까지 모시고 유옥순 권사님댁으로 가는 코스입니다. 평소에는 이순길 권사님 댁에 장산홍 정순현 권사 그리고 유옥순 권사까지 모여서 움직이는데 오늘은 장맛비가 시작되어서 각자의 집에 계시도록 속장이 전화를 돌렸습니다.


조심조심 천천히 천국까지 그렇게

저는 노인네 속도들의 가정에 가서는 천천히 조심조심을 외치며 교회 승합차로 인도합니다. 집집마다 천천히 조심조심, 빗길에 미끄러질세라 천천히 조심조심, 차에 오를 때에도 천천히 조심조심입니다.
어떤 교회 차는 중간에 발 받침대를 만들어서 문이 열리면 발받침대가 자동으로 나오도록 장치를 한 차를 보았습니다. 그래서 차에 오르고 내릴 때 노인 성도들에게 훨씬 안전하게 한 장치입니다. 얼마나 부러운지, 제작하는 공장을 알아놓고 기도 중입니다. 자동으로 문을 여닫는 장치도 노인 교우들에게는 필요합니다. 운전석에서 버튼으로 조작을 합니다.

얼마 전에 위복순 권사가 손잡이를 잡고 닫지 않고 문 뒤쪽을 잡고 닫다가 문틈에 손이 끼어서 애를 먹은 적이 있습니다. 그 후로는 노인 성도들이 차에 오르내릴 때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닙니다.
유옥순 권사님, 교인 중 어떤 이는 “조심조심, 천천히” 라는 말이 귀에 거슬렸나봅니다. 삐딱하게 쳐다봅니다. 자기 기준으로 생각할 때는 목사의 언행이 다소 과장된 느낌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유 권사님, 저는 그 표정을 보면서 “당신은 천년만년 젊을 줄 아느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늘 교인들에게 강조하는 “상대방 입장에 서서 생각하자”는 구호가 무색해졌습니다.

“주님과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금년 표어가 생활 속에 정착되지 못했음을 확인하게 되는 것입니다. 유 권사님, 우리민족의 핏속에는 “빨리빨리”라는 말이 있다면 우리교회 특히 선교 속에는 “조심조심 천천히”가 있습니다. 하나님 부르시는 그날까지 조심조심 천천히 주위를 살피고 믿음을 살피고 이웃을 돌보는 권사님이 되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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