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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여백 | 선한 손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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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찬성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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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권사님,
요즘은 텔레비전 보기가 끔찍스럽다고 말씀하시는 소리를 들으면서 세상이 참으로 악하고 패역하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남편이 아내를 죽여 몰래 불태우질 않나 참으로 세상이 어렵습니다. 웬만해서는 감각이 무뎌져서 놀라지도 않습니다.

그런데도 세상이 유지되는 것은 다수의 선한 양심을 갖고 사는 사람들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저는 제 아내가 가입해서 활동하고 있는 까페 이야기를 듣고 놀랐습니다. 꽃씨와 종자를 무료로 나눠주는 사람들이 서로 내 꽃씨와 묘목을 가져가라고 주장하는 모임이 있다는 것입니다.

유권사님, 제 아내가 요즘 부산스럽게 비닐하우스에 드나드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꽃씨와 묘목을 나누는 모임

우리 집에 있는 꽃씨와 묘목들 중 두 분이 있는 것은 수량과 크기를 적어서 제 아내가 관련된 사이트 광장에 올린다고 하네요. 서로서로 매일매일 올리다가 보면 수요와 공급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데 필요한 사람은 필요하다고 올리고 나눠줄 사람은 나눠드린다고 올리는 것이지요.
돈을 받고 팔고 사는 것이 아닙니다. 무조건 무료입니다.
단지 꽃씨의 경우에는 빈 봉투에 우표를 넣어서 보내면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묘목은 택배비를 상대방이 부담하면 해결이 된다고 합니다.
유권사님, 한평생 농사지으면서 이웃과 서로 나눠먹던 그 아름다운 우리 농심이 젊은 사람들의 소통문화인 인터넷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 것이라고 여겨져서 우리 농민이 자랑스럽습니다. 농심은 천심이라고 했잖습니까?

홀로서기 돕는 손길이 필요

유권사님,
지난 주간에 온 교우들의 관심은 사랑하는 딸을 하늘에 먼저 보내고 슬픔 가운데 살았던 기억들입니다. 마침 고난주간이어서 주님의 애통이 어떠했는지를 조금은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농촌 교회에 큰 일꾼을 잃었다고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투병중이어서 고통스러웠을 것인데 하나님이 사랑하셔서 먼저 데려가셨으니 감사하다는 말까지 모든 성도들의 관심이 그곳에 쏠려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자식들은 다 도시에 나가서 살고 있으니 홀로 남겨진 바깥 집사님이 걱정입니다.
봉건시대의 마지막 잔재가 남아서 설거지나 식사준비를 안하고 한평생을 살았으니 처음에는 막막한 홀로서기가 필요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평소에 아내를 돕고 살아야 최악의 경우 홀로서기가 수월하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믿지 않는 이들은 꽃씨를.... 우리는 주안에서 관심을 ....

평소 수십 년을 한동네에서 살았던 동갑내기 권사님들의 안타까운 손길들을 통해서 홀로서기를 도와야 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주님께서 십자가에 달려서 고통가운데서도 어떤 제자에게 어머니를 부탁드린 말씀이 생각납니다.
동갑나기 권사님들에게 “우리 남편을 좀 들여다 봐줘”라고 부탁할 것 같습니다.

신앙도 들여다봐주고, 당분간 홀로서기가 익숙해질 때까지는 김치를 담가도 한 사발, 별미를 해도 한 대접, 챙겨드리는 손길을 통해서 먼저가신 당신의 귀한 딸이 그토록 염원했던 깊이 있는 신앙의 길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40년을 혼자 사시어 80 넘도록 건강하신 권시님께서 홀로 사는 법을 전수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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