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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마산 창신대학과 호주선교사 순직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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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경진 장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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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선교사 데이비스

최초의 호주선교사인 조셉 헨리 데이비스(Davies, Joseph Henry, 1856-1890)는 1889년 10월 2일 한국에 왔다. 서울에서 5개월간 한국어를 배우며 복음전도를 하고, 20일 동안 걸어서 부산에 도착하여 음의 불모지였던 경남에 호주선교사로 첫 발을 내딛었으나 20일간의 도보로 인한 과로와 풍토병을 견디지 못하고 한국에 온 지 6개월 만에 뜻을 펼치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였다(당시 33세). 그러나 이러한 그의 희생과 순교정신은 한국에 대한 호주선교회의 관심을 촉발시켜, 해방 전까지 126명의 호주선교사들이 이 땅을 밟는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호주 선교사들은 미국 선교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었다. 서울 양화진과 광주 호남신학대학 선교사묘역 등은 잘 조성된 반면 부산경남 지역은 선교사들의 이름조차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기던 창신대학 강병도 총장은 수차례 호주를 방문하는 등 10여 년간 호주 선교사들의 발자취를 좇아 자료 수집을 하였다. 그리고 2005년 10월 창신대 내에 ‘호주선교사 순직 기념비’를 세우고 제막예배 및 제막식을 드렸다. 이로써 일제강점기 이전에 경남지역의 선교, 의료, 교육, 근대화에 힘쓰다가 풍토병 등으로 이 땅에서 순직한 호주선교사 8인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게 되었다. 한편, 그들의 죽음이 과로와 풍토병으로 인한 죽음으로, 박해에 의한 순교와는 다르다는 점에서 순직이란 표현을 썼다.

하지만 그들의 행적과 희생정신을 제대로 알리려면 선교사 묘원이 절실했다. 8인의 호주선교사들의 무덤 중 부산에 있던 5기는 한국전쟁 당시 모두 유실되었고, 나머지는 산청군 덕산교회에 2기, 마산 무학산 기슭에 맥피 선교사(마산 의신여학교 설립, 초대교장) 무덤 등, 묘소가 사방에 방치돼 있었다. 더욱이 공동묘지 폐쇄계획으로 맥피 선교사 무덤 앞에 “이장하지 않으면 법적조치를 하겠다.”는 경고문까지 붙자, 강 총장이 발 벗고 나섰다. 여기에 경남성시화운동본부 등 기독교단체의 협력과 신성용 마산공원묘원 이사장의 대지 2천 평(시가 40억) 기증 등의 노력이 보태져 마침내 한호선교 120주년이던 지난 2009년 9월 19일 마산공원묘원 내 ‘호주 선교사 순직묘원’이 조성되었다. 여기에는 최초 호주선교사 데이비스를 비롯해서 윌리엄 앨런, 아이다 맥피, 윌리엄 테일러, 앨리스 고던 라이트, 거트루드 네피어, 앨라이사 애니 애덤슨, 사라 매케이 등 8인의 묘와 비석이 세워져있다.

▲ 호주선교사 순직묘원

 


한편, 이 같은 성역화 사업에 창신대학과 강 총장이 열정을 쏟게 된 것은 창신대학이 호주 선교사들이 세운 창신학교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1908년 순종 황제의 인가로 개교한 창신학교는 기독교선교와 신교육, 구국운동을 목적으로 호주 선교사 애덤슨 목사와 마산 최초의 교회 지도자들이 설립하였다. 호주 선교사가 세운 6개 학교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창신학교를 인수한 강 총장은 1990년 창신고등학교, 1991년 창신대학을 설립하여 창신학교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에서 별세한 8인의 호주 선교사들은 호주 최고의 학부에서 공부한 엘리트들이었다. 그들은 호주에서의 평온한 삶을 포기하고 한국선교를 위해 1889년 처음 경남 지역에 들어와 복음을 전했고 교회와 학교, 병원을 세워 경남 지역 선교와 신교육, 의료에 힘썼다. 부산진교회, 수안교회, 문창교회, 일신기독병원, 창신학교 등도 그들에 의해 세워졌다.
풍토병과 과로와 싸우며 고국에 돌아가지도 못한 채 먼 나라 한국에서 이름도 빛도 없이 생을 마감하였던 그들의 헌신과 희생은 120년이라는 시간동안 기록되고 보존되기보다는 점차 우리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만 가고 있다. 지난 100여 년간 이 땅을 위해 헌신한 호주선교사들의 사역을 되돌아보고 이제는 반대로 호주를 위해 기도하는 한인이민교회들을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맺어진 한국과 호주의 특별한 관계가 아름답게 지속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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