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여백 분류

강단여백|다육식물에서 보는 인생 공부

작성자 정보

  • 연합기독뉴스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유 권사님, 어제는 신종철 원로목사님에게 다육식물을 여러 종을 분양받았습니다. 게으른 사람이 키우는 식물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물을 가급적 주지 않는 식물이라고 합니다. 선인장도 일종의 다육식물이라고 하네요.
유 권사님, 다육식물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서 지하실에 있는 보일러 실 옆방은 겨울에도 영상의 온도를 유지하기에 거기에 온통 화초들을 들여놓았잖습니까?

창조의 다양성을 체험하는 다육식물

그리고 보일러실과 연결된 1층, 교회와 사택이 연결된 양지바른 공간에는 다육식물들을 놓아도 좋을 듯합니다. 왜냐하면 영하의 기온으로 떨어지면 안 되는 식물이기 때문입니다. 낮에는 남향의 햇빛이 비치는 유리창 여닫이 네 짝 문이고, 밤에는 보일러실에서 올라오는 열기로 항상 영상기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신종철 목사님 댁 다용도실에는 수백 종의 다육식물이 일 년 내내 꽃을 피우고 있어서 그 정성이 눈에 보입니다. 벌써 여러 사람들이 분양을 받아갔습니다만 저는 늘 뒷전입니다. 아마 잘 키울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그런 불신을 말끔하게 씻게 된 것은 제가 교회 앞에 연못을 파고 지난 일 년 간 정성스럽게 꽃을 가꾸는 모습을 보고나서 다육식물을 분양해도 잘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졌던 모양입니다.
목사님이 분양한 식물들은 화재, 적귀성, 사해파, 연봉, 흑괴리, 성미인, 도미인 칠복수 등 입니다. 신 목사님은 “00미인 자”가 붙은 다육식물은 살이 통통한 것들이라고 설명하는 등 웅동자, 흑법사, 우주목, 오로라, 홍옥, 아가다, 덴섬, 부영, 양털장미 등 모양에 따라서, 색깔에 따라서 그 이름도 여러 가집니다.
유옥순 권사님, 예배당 지하실로 내려가는 유리문 안에는 지금 30여종의 다육식물이 몸살을 앓을까봐 한 주간 정도는 물도 주지 말고 그대로 둬야 한다는 엄명을 받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정말 다양하게 창조하셨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래에 약간의 양분 알갱이를 넣고 다육식물을 심고 극도로 물을 적게 줍니다. 그래도 그 안에서 자라고 꽃이 피는 것을 보면 비만한 인간의 욕심을 회개하게 만듭니다. 오히려 물이 많으면 뿌리가 썩어서 죽게 된다는 겁니다.

햇빛이 비치는 시간과 온도에 민감한 식물들

반면에 물이 많아야 죽지 않는 식물들도 있습니다. 서리가 내리기 전에 월동준비를 위해서 안으로 들어온 식물들 가운데는 물 배추와 부레옥잠, 물질경이, 파피루스 애기 왕골 등이 있습니다. 서리를 맞으면 죽습니다. 서리가 얼마나 무서운지는 농사를 지어보면 압니다. 그 싱싱하던 고추밭이 서리 내리고 나니 다 시커멓게 말라버립니다.
유 권사님, 옛 말에 서릿발 같다는 말이 실감이 나는 요즘입니다. 감나무 이파리가 서리를 맞아 다 떨어지고 분홍 열매만 주렁주렁하는 것도 서리 덕입니다. 배추 밭도 서리 영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무서리가 내리면 겉잎이 상해서 상품가치를 잃게 됩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식물들은 다양해서 어떤 것들은 물이 많아야 하고, 어떤 식물들은 물이 없는 곳이어야 잘 자라고, 어떤 식물은 해를 많이 봐야 꽃이 피고, 어떤 식물은 햇빛을 적게 봐야 꽃이 핍니다.
유 권사님, 코스모스나 국화가 가을에 피는 것은 햇빛을 덜 봐야 피는 속성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여름국화는 일부러 사람들이 햇빛을 덜 쬐도록 검은색 커튼을 내리고 일조량을 줄여주면 핀다는 겁니다. 반대로 햇빛이 길어져야 피는 꽃도 당연히 있습니다. 또한 어떤 꽃은 기온이 높아야 피는 꽃도 있습니다. 기온이 올라가는 것은 빛의 양과도 관계가 있어 복합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다유기는 당연히 온도가 높고 습도는 낮으며 햇빛은 쨍쨍할 때 성장과 개화가 큰 영향을 받는 식물입니다. 한줌의 모래에 뿌리박고 예쁜 꽃을 피우고, 퇴화된 비늘 이파리가 마른 모래위에 떨어져 뿌리를 내려 개체를 늘리는 등 치열하게 사는 다육식물에서 인생을 봅니다.
유 권사님, 지난 이른 봄부터 가을까지 교회 앞 연못이 딸린 꽃밭을 매는 건강을 주시고 꽃밭에 별것도 아닌 것을 심어도 맘껏 격려해 주셨던 연유로 이 가을 서릿발이 더 아쉽습니다.
유 권사님, 곧 추수감사주일입니다. 감사절을 맞이하기 전에 추수의 의미, 창조질서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

최근글


인기글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