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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여백|“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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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찬성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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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사님,

요즘은 시험의 계절입니다.

사람은 많고 일자리가 적으면 적을수록 시험이 까다롭습니다.

일자리는 많고 사람은 적으면 사람값이 높아지게 마련입니다.

유권사님, 얼마 전 변전소 앞의 밭에 콩대 꺾어 놓은 것을 묶어 한데 모아 쌓는 것을 보면서 이 일만 끝나면 금년 밭일이 얼추 끝난다고 생각했습니다.

콩밭에서 젊은 여선교회 회원들 생각이 났습니다. 모두 시간을 내서 한번 으샤으샤하면 해결될 문제인데, .... 다들 바빠서 시간내기가 어려울 것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도 시간을 쪼개서 콩 터는 일은 함께 도왔으면 합니다. 팔십이 훨씬 넘으신 평생 농사꾼 권사님을 도와서 함께 하자는 이 어려운 시험에 정답을 들고 나올 성도는 과연 몇 사람이나 될까요?

“목사님, 아예 그런 말씀일랑 꺼내지도 마세요. 다들 바쁜데” 손사래 쳐 막으실 권사님의 모습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리고 저 혼자 빙그레 웃는 동안 언제 오셨는지 콩 단을 내려놓고 제 곁으로 다가오신 권사님과 다정한 악수를 나눕니다. 보들보들한 제 손이 죄송하고 부끄럽습니다.



목사 진급시험, 입학시험의 추억속에서

유권사님, 시험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얼마 전 전도사님들이 목사님이 되기 위한 시험이 있었는데 45% 이상이 떨어졌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제 친한 전도사님도 낙방을 해서 낙심천만입니다.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하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목사가 되는 일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일입니다. 한번 만나서 위로하면서 물었습니다. 목사 진급시험에도 컨닝하는 사람들이 있나요? 대답대신 웃기만 했습니다. 있다는 얘긴지 없다는 얘긴지 종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컨닝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제가 왜 떨어졌겠습니까 하는 얘긴지 나는 컨닝하지 않아서 낙방했습니다 라는 뜻인지 .....

시험은 참 어려운 것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저도 목사가 되는 진급시험에 한번 떨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요즘은 전체 기본 학력이 대학원 이상입니다만, 그래서인지 시험을 두 번만 치룹니다. 그러나 제가 진급시험을 치룰 때는 대학만 졸업해도 목사안수를 받는데 지장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 대신에 시험은 5년 동안 계속 되었습니다.

해마다 시험 시즌만 되면 고시를 보는 것에 버금가는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5년동안 성경 66권을 나눠서 성경고사를 치렀습니다. 신학과목도 매년 두 과목씩 각 분야를 망라하는 시험을 봤습니다.

어느 해인가는 연회본부에 보관된 답안지를 도난당해서 발칵 뒤집힌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여파로 전체 수험생을 다 합격시키는 대신 그 책임을 지고 연회총무가 사표를 제출한 적도 있었습니다.

유권사님, 이번에 우리 강화에서 신학대학에 수시로 지망한 학생들이 여럿인데 4명이나 합격을 해서 경사란 말을 들었습니다. 인산교회 신영훈 장로의 장한 딸 신사랑, 오성교회 김두현 목사와 소망교회 박종철 목사의 아들 김은광과 박진수 등 강화에서 4명의 학생들이 신학대학 수시에 합격을 했다는 소식입니다.

앞으로 있을 정시까지 합하면 서넛 더 합격될 것으로 기대를 합니다.



시험에 들지 않는 윈-윈전략을 서두르세요

권사님, 어린 나이에 목사가 되겠다고 결심한 학생들에게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이 고난의 길을 가려는 학생들에게 눈물의 기도로 용기를 주는 일 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조만간 강화읍 사거리에 “고난의 길을 가려는 그대들 영광 있으라!” 는 플래카드라도 붙여서 격려하려고 합니다.

유권사님,

교회에서 천거된 장로님들이 지방회 전에 시험을 치러서 합격을 해야 지방회 때 발표하고 장로의 자격이 주어집니다.

제가 과정고시 위원이어서 시험문제를 내기도 하고 다른 위원들과 상의도 하는데 시험이 너무 어려워서 장로님으로 교회에서 천거를 해도 시험이 무서워서 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미리 교재를 보내드리고 범위를 정해서 시험 준비를 해드리는데도 맘 같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목사님들이 동원되고 선배 장로들의 로비가 치열합니다. 그러나 시험은 시험이니 어쩌겠습니까?

유권사님, 그래서 예수님도 주기도문을 통해서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고”라고 기도하라고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쨌거나 권사님 댁 콩 터는 일, 학교 앞에 프래카드 거는 일, 그리고 장로진급시험의 오픈 노트하는 일은 추진해볼 생각입니다.

그러나 전도사님이 2년 연속으로 진급시험에 떨어진 일을 구제하는 것은 제 소관이 아닌듯합니다. 과정고시위원장 목사님이나 감독님이 하실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제발 시험에 들지 않도록 재시험을 보거나 일 년에 여러 번 시험을 치러서 수준도 유지하고 진급도 시키는 윈-윈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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