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여백 분류

주님, 직통계시를 허락해주시옵소서

작성자 정보

  • 정찬성 목사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유 권사님, 요즘 너무 시간이 빨리 지나갑니다. 하는 일도 없이 하루가 지나고 별로 한 일이 없는데 한 주간이 총알처럼 지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인터넷 신문부터 찾습니다. 통굽가진 짐승 돌림병에 대한 소식부터 검색합니다. 그리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하루를 시작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시작하는 하루

그동안 교우들의 가정을 위해서 기도한다고 한 것이 이렇게 절실하지 않았던 것을 회개합니다. 헌금 드려진 봉투들을 습관적으로 들춰보면서 헌금자의 이름과 기도제목을 아뢰면서 기도한 것은 목사의 목회적인 기도습관이었지 요즘처럼 이렇게 절실함으로 하지 않았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인들은 구제역으로 꼼짝을 못하고 있는데, 서로 왕래하는 일도 가급적이면 조심하면서 살고 있는데 목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교인들에게 용기(勇氣)백신을 나눠주는 일이 목사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낙심하면 어쩌나, 백신접종 후 항체가 생길 때까지 큰 일이 없어야 할 터인데 등등 생각이 참 많습니다. 꿈도 꿉니다. 놀라서 깰 때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혼사를 준비하는 일도 병행합니다. 토요일이라서 참석하지 못하는 목사님들과 주변 사람들의 전화를 받습니다. 걱정과 염려 그리고 축하와 감사가 들쭉날쭉 춤을 춥니다. 감정의 기복이 하늘과 땅처럼 심해서 스트레스가 됩니다. 민감해져서 날카롭습니다. 평정심을 갖고 산다는 것은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들의 몫인 모양입니다.
유 권사님, 거리가 조용합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왕래도 없습니다. 거리 곳곳에는 소독용 생석회 가루만 날립니다. 여러 개의 검문소가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습니다. 유언비어도 나돌고 있습니다. 북한의 세균전이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부터 미국이 우리 축산 기반을 무너뜨린 후에 미국산 고기를 마음대로 팔기 위한 것이라는 등 음모론이 인터넷에 유언비어처럼 나돌고 있습니다. 책임소재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설(說)입니다. 이럴 때는 순간순간 하나님께서 말씀해주시는 은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주님, 직통계시가 필요합니다

“정 목사야, 통굽 가진 짐승에게 생기는 가축병균이 어디어디에 있으니 생석회로 잔뜩 소독을 하면 그 집까지는 피해가 없겠구나.”
이런 말씀을 직접 들려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침묵으로 대답을 하십니다. 답답합니다. 전국 여기저기서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하나님의 뜻을 묻게 됩니다.
“언제까지 이런 시련을 주시렵니까? 이 시련의 의미가 도대체 무엇입니까? 인간이 자초한 재앙이라면 깨달음을 주십시오. 환경문제라면 해결방안도 응답해주십시오. 음모론이 만의 하나 사실이라면 막을 길도 허락해주십시오. 추우면 더 기승을 부리는 병이라는데 기후를 온화하게 하셔서 병마가 물러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
온갖 시름으로 엎치락뒤치락하다보면 날 밝아 새벽기도를 알리는 자명종이 요란합니다. 뒤이어 손전화의 알람이 울립니다.
밤새 기도했는데 이젠 잠 좀 자야지 하는 게으름이 고개를 듭니다. 그때 벌떡 일어나지 못하면 잠에게 지는 것입니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

최근글


인기글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