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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속세상|안방극장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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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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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도 일본에서 한류(韓流) 열풍을 일으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은 ‘겨울연가’라는 드라마였다. 마침 당시 필자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주변의 사람들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이야기의 주제는 ‘겨울연가’였다. 하루 종일 그들과 함께하는 동안 이야기의 주제는 내내 ‘겨울연가’를 벗어나지 않았던 기억이다.
개인적으로는 섭섭한 마음이 들만큼 그들은 드라마 ‘겨울연가’에 취해있었다. 오랜만에 방문한 나를 위한 모임의 자리가 만들어졌지만 그 자리에서도 이야기의 주제는 나와 관계가 없는 드라마 ‘겨울연가’가 대화의 주제일 뿐이었다. 너무나 심취해있었기에 이야기 주제를 바꿀 수도 없었다. 오히려 그들이 하는 이야기에 함께 동참해야 했다.
그러면 왜 그들은 ‘겨울연가’에 빠져들었고, 그 후 한국의 드라마가 그들의 안방을 차지하게 되었는가? 지금은 한국에서 드라마가 제작되면 곧바로 일본 텔레비전에서 방영이 된다. 심지어는 현재 방송이 끝나지 않은 드라마가 벌써 일본에서 방영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한국 드라마에 대한 인기가 높다는 것이다. 한·일간의 특수성을 전제한다면 이해하기 더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국영방송(NHK)에서 조차 한국 드라마를 방영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일본인들에게 한국 드라마는 무엇이기 때문일까? 그것은 한국의 드라마가 풋풋함과 순수함을 담고 있는 사랑과 따뜻한 가족관계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기폭제가 된 것이 ‘겨울연가’였고, 주인공이었던 배용준은 애틋한 사랑을 만들어가는 사람으로서 일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그 후 한국의 드라마는 일본만이 아니라 중국, 대만, 동남아시아와 중동까지 한류를 주도하는 첨병이 되었다.
하지만 요즘 한국 안방을 지배하고 있는 드라마의 내용은 한류의 미래를 심히 걱정하게 만들고 있다. 아니, 한류의 문제가 아니라 이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게 만들고 있다. 온갖 불륜과 자살, 있을 수 없는 상황까지 설정하여 안방의 시청자를 사로잡기 위해서 몸부림을 치고 있다. 작가가 정말로 작품에 자신 정신을 얼마나 진솔하게 담으려고 하는 것인지. 단지 작가로 살아남고,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작가로서의 자존심과 이상을 담으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작가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일반인들은 모른다. 유명한 작가 일수록 느끼는 위기감은 더 크기 때문에 자신의 작품에 집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단지 인기를 위해서, 돈벌이를 위해서 시청자(국민)들의 정신적 가치관을 무너트리거나 사회적 가치관을 부정하는 것이 정당한 것인가.

더욱이 크리스천 작가들은 이에 대해서 더 큰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한데 그들마저 다르지 않다는 현실은 한국기독교의 위기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과거처럼 단지 국민의 계몽이나 계도를 위한 드라마를 만들라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추구해야 할, 그리고 공유할 수 있는 아름다운 가치를 드라마의 주제로 삼는 것은 작가로서의 이상이어야 하고, 그것은 사명으로 확인해야 할 것이다.
일본은 드라마가 없어서 한국 드라마에 그들이 몰입하게 된 것이 아니다. 분명 그들도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고, 방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들은 한국 드라마에 집착하는 것일까? 즉 일본의 드라마가 시청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한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동안 일본의 작가들이 생존과 시청자들을 확보하기 위한 드라마를 제작하기에 몰입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더 잔혹하고, 더 가학적이며, 더 자극적, 극단적, 더 비상식적, 비윤리적인 스토리를 만들었던 것이다. 즉 일본의 작가들은 폭력적, 가학적, 염세적인 내용과 가정과 정상적인 행복을 파괴하는 내용들을 인기몰이를 위해서 드라마에 담기 시작함으로 상대적으로 시청자들은 그 드라마를 외면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의 드라마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단지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이 나라 제일이라는 드라마 작가가 크리스천인 것을 알기에 더 아쉽다. 그가 모 방송국에서 방영하고 있는 드라마를 동성연애를 주제로 하여 쓰고 있다. 그가 그 드라마를 통해서 무엇을 말하려는지 심히 걱정스럽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드라마도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서 몸부림을 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분명한 것은 가까운 일본이 그랬듯이 단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서 더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것을 주제로 삼는다면 머지않아 그나마 있던 시청자들마저 다 잃게 될지도 모른다. 시청자들이 바라는 것은 결코 극단적, 비정상적 인간관계, 폭력적인 것이 아니다. 어쩌면 매우 일상적이면서도 사람냄새가 나는 평안한 것을 원하고 있는 것이 아닐지. 그럼에도 일시적인 인기몰이를 위해서 극단적인 것을 선택한다면 머지않아 우리나라 드라마도 안방에서는 물론 한류의 현장에서도 외면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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