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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비의 편협함을 용서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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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찬성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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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사님,

제 아내가 암 치료를 받기 위해 서울로 가고나면 혼자서 한 주간을 살게 됩니다. 의식주 거기에 새벽기도회까지 참으로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실수 연속일 것입니다.

먹는 문제가 제일 수월합니다. 아침은 간단하게, 점심은 약속을 만들어서 함께, 저녁은 지어먹는 것을 원칙으로 이렇게 살아갑니다.

교우들이 주시는 나눔의 사랑으로 넘치는 것을 경험합니다.

입을 옷도 신경이 많이 가는 일중에 하나입니다, 매일 갈아입을 수 있도록 6벌의 와이셔츠와 집에서 입을 옷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집을 난방 하는 문제, 전기 수도, 가스 등 뭔가 움직였다하면 신경을 써야 합니다. 집에서 외출할 때는 반드시 수도 전기 전화 가스 등 점검하는데도 가스에 냄비 태우는 일은 다반사입니다.

연탄보일러의 연탄가는 시간도 리듬이 깨져서 숫제 끄고 살다가 아내가 오는 토요일에 맞춰 불을 피우기도 합니다.

고상수 집사가 학원에 갔다 오면서 신경을 쓰지 않았다면 겨울이 시베리아 벌판 같았을 것입니다.

의식주는 기본입니다만 거기에 영적인 양식을 나누는 시간, 새벽기도회도 여러 번 놓쳤습니다.

자기 전에 유무선 전화기의 진동상태를 알람으로 바꾸고 시계도 벨이 울리도록 고쳐놓고 잠을 청합니다.

이것도 너무 피곤하거나 잠자기 전에 점검하지 않아 그냥 깊은 잠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임연숙 권사에게 새벽기도회 시간 전에 전화를 부탁했습니다. 워낙 소극적이어서 일어 날 때까지 울리지 않고 두세 번 전화벨이 울리면 끊어져서 못들을 때도 있습니다.

혼자 식사하는 일, 혼자 있는 일은 참 생각보다 힘이 듭니다.

권사님은 그렇게 하길 20년보다 더 긴 세월을 하셨다니 참 대단하십니다. 자식들 시집 장가 보내놓고 남편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시고 지금까지 혼자이십니다.

함께 더불어 사는 훈련의 장 가정

어릴 때는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사랑하며 사는 법을 익히고, 성장해서는 아내와 함께 살면서 사랑을 나누고, 자식들에게는 사랑하며 사는 법을 가르치며 사는 것이 인생 아닙니까?

그래서 결손가정의 자녀들이 이런 법을 덜 배워서 모나고 이상행동의 소유자가 정상가정에 비해서 더 많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권사님,

요즘 부모가 이혼하거나 사별해서 시골의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서 생활하는 조손 가정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주변에도 얼마든지 있는 풍경들입니다.

함께 더불어 사는 인생을 훈련할 삶의 현장으로 교회가 문제의식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주일학생부터 노년까지 모든 세대가 공감하는 삶의 현장이기 때문입니다.

유권사님, 제가 혼자 살아보니까 모두가 모여서 함께 살던 시절에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잘해주지 못했던 일들이 생각나서 순간순간 부끄럽게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하면 아빠가 운전을 하니까 아이들은 당연히 옆에 눈 부릅뜨고 대화상대가 되거나 풍경을 구경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강요했습니다. 심지어는 아빠가 운전하는데 졸고 있다며 차에서 내리게 해서 200-300미터 뛰어오게 한 후 차에 타게 하기까지 했습니다. 공부하느라고 피곤했을 터인데 차에서 한잠 자거라, 목적지 까지 가려면 한참가야 하니까 좀 쉬거라 등등의 배려는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모든 것을 가부장인 아버지 중심으로 편협하게 했던 것이지요. 그런 일들이 생각날 때 마다 미안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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