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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속세상|역사의식과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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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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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 국사과목을 필수로 바꾸겠다는 소식이다.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음에도 이 소식을 전해 들으면서 한숨을 내쉬게 된다. 이 나라 지도자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이런 지경에 까지 이르렀는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을 교육하는 과정에서 국사는 국어와 함께 가장 기본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이 나라는 세계에서 교육에 대한 관심은 가장 높다는 소리를 듣는데 비해서 가장 기본적인 교육을 포기하겠다고 하는데 대해서는 별 문제 아니라는 듯 생각하는가.
국사과목을 포기한다고 발표했을 땐 정말 어이가 없었던 기억이다. 해서 기회만 있으면 국사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었다. 한데 이번에 국사과목을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필수로 하겠고, 국립대학입시와 공무원, 교사 임용고시에도 필수로 하겠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한 나라의 역사는 국민으로서 정체성을 가지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역사에 대한 바른 이해와 함께 정체성을 확인하지 못한다면 국민으로서 결속은 물론 개인에 있어서도 자긍심과 정체성을 가지지 못하게 된다. 해서 모든 나라가 국민교육에 있어서 국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이 나라는 국사과목을 선택으로 편성했고, 대학입시에서도 선택으로 함으로 고등학생들이 아예 과목을 이수하지 않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란 학생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과연 어떠한 정체성을 기반으로 하는 가치관을 가지게 될지 심히 걱정스러운 일이다. 이것은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관과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국가의 미래까지 문제가 되는 것이다.

역사에 대한 지식과 함께 형성되는 사상과 자의식(自意識), 그리고 국가관까지, 즉 한 사람으로서의 존재의식은 나아가 국가의 구성원으로서의 의식까지 좌우하기 때문에 역사교육이 중요한 것이다. 역사는 단지 과거에 대한 지식을 쌓기 위한 것이거나 과거를 맹목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구적인 가치가 아니다. 나라의 역사에 대한 의식을 가지지 못하면 국민으로서의 본분을 감당할 수 없게 된다. 때문에 국민교육의 기본에 국사를 필수로 채택해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의식이 국민교육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신자의 양육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신자가 자신이 계승한 신앙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알고, 그것에 대한 확실한 의식을 가지고 고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의 신앙에 대한 확신은 물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앙에 대한 긍지를 가고 소신있는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고 나아가 자신의 책임도 스스로 감당할 수 있게 된다. 즉 자신의 신앙에 대한 확신과 긍지를 가진다면 자신의 신앙에 일치된 삶을 기꺼이 선택하게 된다. 누가 시키거나 어떤 조건을 통해서 행동하는 신앙이 아니라 자신의 본분을 스스로 감당할 줄 아는 신자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 교회에서의 교육은 구원과 복을 목적으로 하는 종교적 행위만을 가르치고, 그것에 잘 순응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능동적인 신자로서의 삶과 행위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교회는 신앙을 단순히 교회가 요구하는 것에 맹목적으로 따르게 하려고만 하고 있지 않은지. 즉 신자들에게 제시하거나 가르치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 한 번 돌아볼 일이다.
과연 교회는 역사적으로 계승하고 있는 신앙의 본질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면서 그것에 대한 바른 이해와 적용을 위해서 고민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자문해야 한다는 말이다. 기독교는 역사적 신앙을 정통으로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어떤 사람의 경험이나 깨달음을 신앙의 근본으로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 신앙까지도 성경적 역사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때만이 계승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기독교 신앙을 역사적으로 확인하는 작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가 역사적으로 확인하고 계승하는 신앙에 관해서는 침묵하고 현실에서 경험하는 것으로만 확인하는 신앙으로 만족하려고 할 때 과연 그 신앙의 정체성과 긍지는 무엇을 근거로 하는 것인가. 그것은 당연히 자기 자신에게 있을 뿐이다. 그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경험과 확인이 절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의 신앙이 제일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힌 주관적 신앙일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형태의 신앙을 경험주의 신앙이라고 한다. 이러한 신앙은 경험에 의존하거나 필요에 의존하는 신앙이 형성됨으로써 여러 형태의 합리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기독교의 본질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그 결과 아무도 원치 않았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기독교는 그 본질로부터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 역시 자신이 영향력 있는 종교의 구성원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종교적 본질에 충실하는 데 있어서는 적극적일 수 없게 된다. 그것은 자기 안에 형성된 신앙의식이 뿌리의식에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신자양육은 반드시 역사적 신앙을 계승하도록 하는 원리를 전제로 하여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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