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사님,

지난 주간에 있었던 교역자 회의는 영은교회 남녀선교회가 살아있음을 지방회에 알려준 획기적인 사건입니다.

애써주신 성도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특히 남녀선교회의 준비와 집행은 나무랄 데가 없을 정도입니다. 여선교회는 한련화 꽃잎으로 소담하게 장식한 비빔밥을 내놓았는데 한 사람도 남김없이 모두 싹싹 비운 인기있는 메뉴였다고 자평들을 했습니다.

간식으로 내 놓은 쑥개떡과 찹쌀풀 옷을 입힌 쑥잎튀김, 그리고 인삼차는 깊어가는 봄을 만끽하게 했습니다. 정성스런 준비에 모두 싱글벙글입니다. 대접하는 성도들이나 대접받는 목사님들과 사모님들 모두가 흡족해 했습니다.

유권사님, 우리 지방 33개 교회는 매달 첫째 목요일에 목사 사모가 모이는 교역자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먼저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것으로 시작해서 예배를 마친 후 안건을 토의하는 형식입니다.

교역자회의의 예배는 이미 일 년 전에 사회, 기도, 축도자가 미리 정해져 있습니다. 다만 교역자 회의를 주최하는 교회의 목사가 설교를 하는 것이 우리 지방회의 전통입니다.

모두가 자신에게 설교하는 예배

유권사님, 설교 한 편을 준비하는 것은 애 하나 낳는 것만큼 힘이 듭니다. 고민하던 저는 주일설교 원고를 컴퓨터에서 열어서 몇 개의 용어만 고치기로 했습니다. “성도 여러분은 동역자 여러분으로” 내용 중에서도 우리 교회와 관련된 사항은 일반적인 교회의 상황으로 바꿔서 원고를 수정했습니다.

설교를 청취하는 대상이 교인에서 목회자와 사모로 상황을 바꾼 것입니다.

그리고 12페이지 교회 주보 중에서 예배 순서와 네 페이지 설교초록, 그리고 성도의 교제가 있는 공지사항만 수정한 주보를 60여부 인쇄해서 참석한 목사님 사모님들에게 최정자 권사가 문 앞에서 나눠드렸습니다. 주보가 있는 교역자회의가 된 셈입니다.

담임목사의 인도와 조광교회 인경화 사모의 반주로 예배가 시작되었습니다. 평소처럼 입례송은 98장 “예수님 오소서”, 성경봉독 후 찬양은 203장 “하나님의 말씀은”을 불렀습니다. 모두가 우리가락의 새 찬송입니다. 국화교회 김근영 목사의 기도에 이어 제가 강단에 올랐습니다.

“이미 나눠드린 주보에는 교역자 회의를 위해 수정된 주일설교 원고가 있습니다. 모두가 한목소리로 읽어 나가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각자 자신에게 하는 설교입니다.

예배에 이어서 신임감리사인 장흥식 목사가 주재하는 첫 교역자회의가 열렸습니다.

지난 한 달간 일어난 지방과 연회 총회의 사안을 보고하고 특히 지방 안에서 있었던 선교-교육 -사회평신도부의 일들, 서기부와 회계, 상조회의 일들이 논의되는 자리입니다.

이번 교역자회의에서는 강문호 목사를 강사로 한 지방 여름연합성회 준비와 여름성경학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보고되었습니다. 그리고 6월 초에 있을 동해안과 남해안을 여행하는 3박 4일의 교역자 수련회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일정이 제시되었습니다.

상조회 총회를 겸한 이번 교역자회의는 평소보다 30분쯤 늦게 끝나서 우리가 준비한 맛있는 점심에다가 “시장함”라는 반찬 한 가지를 더 보태게 되었습니다.

한련화 꽃을 기증한 성도에게 감사

유옥순 권사님, 꽃 비빔밥은 여러 가지 반찬들이 들어간 종합예술과 같습니다. 각기 다른 식재료가 한 그릇에 모여서 잘 섞는 동안 모두가 상승작용을 해서 비빔밥 고유의 맛을 냅니다.

교회도 그렇습니다. 각기 다른 개성 있는 꽃들이 모여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비벼져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는 것 아닙니까?

영은교회 성도들 각자의 아름다운 모습이 교역자회의라는 공통분모을 중심으로 연합되어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해서 목사들을 감격하게 했습니다.

여선교회 회장은 “목사님 내년에는 더 잘할 수 있습니다. 기대하세요”라며 웃습니다. 내년에 있을 담임목사의 감리사 이취임식을 염두에 둔 발언인 것 같습니다.

유권사님, 목사님들이 집으로 가실 때 식재료로 쓴 한련화 포트를 두 개씩 나눠드렸습니다. 노지에서 서리 내리기 전까지 필 한련화 꽃을 볼 때마다 영은교회를 생각하며 기도해주시길 기대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