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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김장은 언제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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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찬성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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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권사님,
엊그제 강원도 형님이 전화를 하셨습니다.
양로원에 김장배추는 언제 가져와야하는지 묻는 전화를 했습니다. 또한 지난번에 우리 교회가 부탁한 메주콩 소식도 함께 알려오셨습니다.
열다섯 가마니의 콩을 구했노라는 말씀이 첫째이고 둘째는 김장철이어서 작년처럼 금년에도 양노원에 보낼 배추를 더 심었으니 언제 가져가야 할 것인지 물어 오신 것입니다.
강화흰콩은 올해 거의 흉년인지라 교인들을 통해서 모아도 한가마니 모으기가 어려울 것이어서 강원도 횡성 형님에게 미리 부탁을 한 것입니다. 백산 요양원에 배추가지고 오실 때 콩도 함께 실어오는 방향으로 일을 마무리해야 할 것입니다.
유 권사님, 형님표 배추는 올해도 횡성에서 잘 크고 있다고 합니다.백산 요양원에 전화를 해서 17일쯤 김장배추를 받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금년 백산 김장은 우리 교회 여선교회가 좀 도와야 할 것 같습니다. 이사하고 처음 하는 일이어서 거들 사람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유 권사님, 올해는 자녀들이 귀국해서 여러 식구가 늘었습니다. 그래서 김장도 더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제 세 남매가 한자리에서 김장할 수 있게 되어서 권사님 마음이 더 푸근해졌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김장은 겨울양식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만 요즘은 김치냉장고가 있어서 언제나 김장 김치 같은 맛을 낼 수도 있고 사시사철 보관도 가능해졌습니다. 한 마디로 김치냉장고가 김치혁명을 가져온 것입니다. 김치 패러다임이 바뀐 것입니다. 수백 년 가을 김장 전통을 한 번에 날려 보냈습니다. 함께 모여서 품앗이를 하는 두레정신도 없어져 갑니다. 내 집 김장은 내가 한다는 생각으로 변했습니다.

김장 담구기를 통해서 식구가 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골에 사시는 부모님들이 배추 무 농사를 지어놓으시면 자식들이 날 잡아 내려와서 여럿이 김장을 담가 나눕니다. 그날은 추석이후에 온 식구가 모이는 축제입니다. 시골에 사는 부모님들은 그것이 좋아서 힘든 줄도 모르고 무 배추 파 등 심장재료들을 농사짓습니다. 뿐만 아니라 김장에 들어갈 생새우를 갈무리해서 냉동시켜놓거나 새우젓과 밴댕이젓을 담가 두었다가 김장철에 씁니다. 자식들이 김장하러오는 날은 각자 자기 집 김치냉장고용 규격 플라스틱 통을 들고 오면 그것으로 준비 끝입니다.
김치냉장고 혁명이 일어난 후에는 독을 땅에 묻고 김장김치를 익혀 먹던 재래식 방식은 이제 끝났습니다.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재래식이면 어떻고 혁명방식이면 어떻습니까?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단지 이러 일들을 통해서 부모 자식 사이에 더 든든한 연대가 형성되면 귀한 것입니다.
이웃과 이웃 사이에, 교우와 교회 사이에 사랑의 연결고리가 튼튼해지면 되는 일입니다.
유 권사님, 교회가 김장할 준비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각각 가을 농사지은 무 배추 파 마늘 젓갈 고춧가루 등 양념을 모아서 준비해놓고 배추를 절구면서 여선교회 회장의 집합 신호가 속회별로 전달되면 그날이 교회 김장하는 날입니다. 그날 끓이는 된장 배추국과 시뻘건 배추속 쌈 생각에 벌써 군침이 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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