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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상 음식과 명절상 음식의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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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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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사님, 명절입니다. 정월 초하루를 준비하는 손길들이 바쁩니다.
이미 양력으로는 한해를 시작한지 오래되었지만 음력으로 한해를 시작하는 우리 민족 혼이 담긴 날입니다. 명절마다 언론들은 제수용품에 대한 보도를 해서 물가 동향을 이야기합니다.
“차례상 차리는 비용이 얼마나 드는가” 가 물가 기준이고 명절의 비중을 좌지우지 하는 관행적 잣대가 되어 버렸습니다.

홍동백서(紅東白西)와 명절음식
유권사님, 제 주변에는 차례상 차리는 분들이 없어서 왜 그것이 기준이 되어야 하는지 늘 불만이었습니다. 따라서 다른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 땅에는 저 같이 차례상을 차리지 않는 사람들이 반 이상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차례상이면 차를 올려 예를 표하는 의식에서 시작되었는데 이제는 음식의 색깔에 따라서 홍동백서 등 더 세밀한 기준이 정해지고 심지어는 명절에 콘도에 가서도 주문해서 차례를 지내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권사님, 차례상에 차려놓은 음식은 누가 잡수시려고 준비하는 것일까요?여기서 우리는 차례상의 음식에 대한 정의를 해야 할 것입니다.
산 사람들이 먹기 위해서 음식을 차리고 먹기 전에 먼저 부모님으로 대별되는 조상님들이 생각나서 음식을 만들어 바치는 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친 음식은 다시 내려놓고 산사람들의 식탁에 함께 나누는 명절음식이 되는 것입니다.
기독교인들과 차례상을 차리는 분들의 차이는 음식을 차리는 데 격식에 따라서 차릴 것인가 아니면 명절에 올 자손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 것인가가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유권사님, 이것을 우리는 “형식이냐 내용이냐” 혹은 “율법이냐 복음이냐” 라고 비약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죽은 사람을 위한 음식인가 아니면 산 사람을 위한 음식인가의 차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가 다 산 사람들의 입으로 들어간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유권사님, 저희 어머니는 칠십 평생 한 번도 차례음식을 차린 적이 없습니다만 산 사람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 지에 대해서는 참 탁월하십니다.
외국인 식구들에게 관심 갖는 음식상 차리기
식구들이 무엇을 좋아하는 지 다 알고 계시고 그 음식이 반드시 명절음식에 포함된다는 점을 출중하십니다.
같은 명절음식이어도 “붉은 색깔의 음식은 동쪽으로 흰색 음식은 서쪽으로” 라는 원칙이 없습니다.
이것은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니까 이번 명절에 해야지, 이것은 며느리가 좋아하는 음식이니까 장만해야지 등등입니다.
그런데 이번 명절에는 새로 맞은 사위를 위한 음식이 주를 이루는 것입니다. 해마다 음식 장만의 첫 번 기준이 되는 큰 아들인 저도 이제 밀려나는 분위기입니다. 어머니께서 풍물시장에서 전화를 하셨습니다. 시장에 갈 때는 차편이 있어서 가셨는데 설음식 장만을 위한 장을 보고 한보따리 짐을 싣고 갈 일이 까마득하셔서 저에게 전화를 하셨습니다.
유권사님, 효자아들, 정목사가 당연히 모시러 간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 어머니 말씀하시길 손자사위 나일즈가 좋아하는 식혜, 제 사위가 좋아하는 빈대떡, 나일이가 좋아하는 약밥 등등 온통 그 기준이 미국사위 나일즈에게 맞춰져 있는 것입니다.
제가 물었습니다. 당신 아들이 기준이 아니고 당신 손자 사위가 기준이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어머니께서는 이국 멀리에서 장가 와서 설을 맞는 사위가 한국 문화에 적응하는 것은 음식밖에 없다고 하시네요.
어머니의 깊은 배려에 감사했습니다. 우리 나라에 들어와 살고 있는 외국인들과 공감하는 설날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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