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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수장 선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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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찬성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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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사님,
요즘 우리 지방에는 은퇴하신 목사님들이 계셔서 담임목사님을 모시는 일들로 분주한 교회들이 여럿 있습니다. 어떻게 후임목사님을 모셔야 신앙생활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의 반영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것은 목사들의 고민이기도 합니다. 어떤 평신도들이 모인 곳에 가야 목회자가 소신껏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섬기며 하나님만 바라보고 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목회자와 평신도 모두가 입장은 다르지만 공통분모는 하나님의 뜻대로 평화를 이루면서 교회를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유권사님, 그런 의미에서 우리교회도 큰 시련을 두 번이나 겪으면서 나름대로 안정이 된 공동체 아닙니까?
어떤 기준으로 후임목사를 모셔야 할 것인지 한번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이력서 등 공적인 서류만능주의가 판치는 현실
유권사님, 대부분 성숙한 교회는 공석중이거나 공석이 예상될 때 후임자를 어떻게 선정하고 성공하는지 살필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사공고를 내고 이력서와 목회계획서, 성적증명서 및 박사 학위증서, 설교테이프, 저서 등과 심지어는 정신과 의사의 건강진단서까지 첨부하는 서류를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담임목사를 뽑아서 4년 혹은 6년 후에 재신임을 묻는 투표를 할것인지를 동의하는 문서에 서명해야 한다는 말도 들립니다. 한마디로 계약직 기간제 임시목사를 뽑는 것입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담임목사는 강단권과 행정권 모두 책임지는 무한책임권한이 있는 것인데 행정권 중 교회재정에는 일체 손대지 말도록 계약할 것을 요구하는 교회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런 교회의 담임목사는 “당신은 계약기간동안 설교나 하시고 그 밖의 권한에는 손재지 마시오. 우리 장로들을 중심으로 한 평신도들이 다 할 것이니 굿이나 보고 떡이나 드시오” 하는 것에 동의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계약기간을 지내다보면 목사가 말랑말랑하고 사근사근해서 계약자의 말을 잘 들으니 계약을 연장해야 하겠다고 생각하면 그 교회에서 이어서 목회를 하는 그런 처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교회의 모델인 목자와 양이란 입장에서 보면 양이 목자를 선택해서 양 마음대로 목자를 끌고 다니는 꼴이 되어 버렸습니다. 입맛에 맞는 풀밭으로 갈 것을 요구하고 수용하지 않으면 계약기간 끝난 후 해고입니다.
그런데 평신도 중에서 장로 안수를 받고나서는 우리도 같이 안수 받은 직분자인데 우리는 섬기고 너희는 군림하느냐고 불만을 토로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계약제 장로직을 도입해서 목사가 신임투표할 때 같은 기간에 장로도 신임투표를 해야한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장로 안수를 받기전에 당회에서 장로 천거를 받고 4년 후 혹은 6년 후에 신임투표를 해서 장로직을 해임할 수 있다고 결의한 교회를 보지 못했습니다.
기간제 목자채용 혹은 권한제한 목자채용 공고가 판친다
그렇다면 그런 제도를 차용한 교회는 평신도 독주의 불평등한 모습이 있다고 봅니다. 어쩌다가 목사들의 처지가 이 지경이 되었는지 스스로 자괴감이 들 정도입니다. 아마 모르긴 해도 그런 교회는 목사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도록 무슨 빌미나 계시가 있었을 것입니다. 선한 양이 뿔이 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한국교회는 너나할 것 없이 뿔난 양떼의 비유를 맞추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본래 양들은 선하고 착하고 목자에 대한 절대 신뢰를 기본으로 하고 살도록 되어 있는데 하도 품삯 목자를 만나다보니 양들이 목자를 우선 믿지 않고 일정시간 지켜보기로 한 모양입니다.
그런 삵꾼 목자들은 잇속챙기기에 밝아서 양떼만 팔아먹는 것이 아니라 양떼들이 묵는 우릿간까지 팔아먹거나 권리금을 붙여서 넘기는 관행 때문에 양떼들이 상처받는 일은 비일비재 하다는 것이 교계의 판단입니다. 그러다보니 자구차원에서 양떼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 기간제 목자채용 공고 혹은 권한제한 기간제 목자채용제도라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법에도 없는 그런 제도로 질서가 흔들리는 목사채용현장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유권사님,
저는 이런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없나 해서 요즘 잠이 안 옵니다. 완전히 망하고 철저하게 회개하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정신을 좀 차릴 것인지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뼈가 삭는 새벽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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