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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길목에 선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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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찬성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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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권사님, 지난 주간에는 고 천능숙 사모의 글들을 다듬어 책으로 묶는 일을 하며 지냈습니다. 인생의 변화가 생기면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일이 많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천능숙 사모의 글들을 정리해서 책을 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쓴 글 가운데 고 고명애 권사에 대한 글이 한 편 있어서 소개합니다.

우리 교회에 나보다 1년 앞서서 암으로 투병중인 권사님이 계신다./ 늘 동질감을 갖고 서로를 위로하면서 잘 지냈다./ 늘 감사하고 용감하다는 생각을 가졌었는데..
어제,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암 부위가 넓어졌고 더 이상 항암의 필요성을 /못 느끼니 퇴원이 좋겠다는 것이다.
청천벽력이다./ 어찌해야하나? / 자다 말고 교회로 나가고/ 울며불며 기도도 해보고..
나는 또 다른 이들과는 다르지 않은가?/ 이제 집으로 오시면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무슨 말을 해야 하나?/ 아파해 하시는 모습을 어떻게 볼까?.. 등등
그래도/ 태연하게 잘 견디셨기에/ 아버지에게 간곡히 간구한다.
평안을 주시라고... / 담대함을 주시라고.../ 고통을 가져가시라고...
목소리 높여 기도하면서/ 호탕하게 웃으시는 모습이/ 일품이신데...
얼마나 아파야 할까?/ 얼마나 우셔야 할까?
그래도/ 그분이 함께하심을 확신하면/ 무엇이 두렵겠는가?
그리고/ 이제 가야하는 길은/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길인데..
하나님, 평화를 ...

유 권사님, 천능숙 사모의 메일에 실린 수백편의 글들을 찾아 읽으면서 400여 편의 원고를 선별해서 모았습니다.
어머니로서, 며느리로서, 자식으로서, 사모로, 아내로 살면서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주제별로 모아 편집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사모님 사모님 까페>에서 다른 사모님들과 나눈 편지글도 있고, 자신이 <해피맘>이라는 까페를 만들어서 실린 글들도 있습니다.
위에 인용한 글은 고명애 권사가 암 투병을 하면서 함께 지낸 세월을 생각하면서 쓴 글입니다.

우리 모두는 잠정적인 암환자다

조울증으로, 암으로 가슴에 쌓여 속 썩은 포한이 결국에는 암으로 나타난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고명애 권사의 암 투병은 한동안 속 썩은 것들이 몸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잖습니까?
유 권사님, 고명애 권사의 암 투병을 함께 기도로 돕던 천능숙 사모는 자신도 암에 노출 되어 있었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명애 권사가 암으로 인해서 선고를 받은 즈음에 쓴 글입니다.
결국 고명애 권사가 걸었던 그런 코스로 천능숙 사모도 세상을 떠나지 않았습니까?
천능숙 사모가 암 선고를 받고 결국 하나님이 부르시는 그날까지 잘 치료하고 잘 견디고 최선을 다한 것은 고명애 권사를 먼저 보낸 그 안타까움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유 권사님, 그가 쓴 글 가운데 <이런 모습이 되길>이라는 글에서 그는 항암을 하면서 얼마나 삶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지 보여줍니다.

항암이 모두 끝나고/ 이런 이쁜 모습이 되기 위해서/
열심히 먹고 운동하면서 보내고 있답니다./
머리도 이렇게 이쁘게 하고 싶고.../ 몸매도 이렇게 S라인으로 만들고 싶고...
그리고/ 마음도 울 아부지에게 인정받는 마음이/ 되고 싶고...

그런 저런 모양으로 애쓰고 열심히 항암을 했으나 하나님께서 그를 사랑하셔서 먼저 하늘나라로 부르셨잖습니까?
우리 인생은 내가 무엇을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함께 하셔야한다는 사실을 숙연하게 깨닫게 되는 것임을 알게 합니다.
그래도 마음이 한편으로 위안이 되는 것은 “울 아부지에게(하나님께) 인정받는 마음이 되고 싶고...”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믿음 안에서 하늘나라에 대한 확신을 갖고 거기서 만나자고 유언하고 세상을 떠난 그 모습 때문입니다.
우린 어쩌면 잠정적인 시한부 암환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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