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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홍 권사 하늘 송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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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찬성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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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강단여백/정찬성 목사의 토요일에 쓰는 편지



유 권사님, 어제 장산홍 권사님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내일 우리는 장 권사님을 하늘로 송별하는“장산홍 권사 천국송별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봄 심방 때 자리보존하고 있는 권사님을 뵙고 드린 예배가 마지막 예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늘 씩씩하게 지팡이를 휘두르며 걷던 권사님이 억지로 일어서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바깥출입을 못하시는 가운데 만나는 만남이니 얼마나 반갑겠습니까?
소갈 때 말갈 때 다 다니시던 권사님의 지병이 악화되면서 안고서는 일이 불편해지고 몸이 부었다 빠졌다는 반복하면서 점점 기운이 빠져서 급기야는 자리 보존하는 처지에까지 가게 된 것입니다.

사람은 당신 죽는 줄도 모르고 세상 걱정하는 존재

그러면서도 본영이가 좋아하는 감자를 심어야 하는데 씨감자는 어디 있는지 걱정, 귀농한 아들 구자균의 고추농사를 위한 비닐하우스와 영농자금걱정, 심지어는 당신이 성남에 있는 단골대학병원에 갈 때 강아지 밥은 누가 줄 것인지 까지 걱정입니다. 장산홍 권사의 죽음 소식을 듣고 평소에 절친인 정순현 권사에게는 알리지 말라고 충격 받아 자리보존하면 어떻게 하냐고들 걱정입니다.
우리교회 노인네 속회 맏언니인 내일모래 백세인 이순길 권사, 그 다음 언니인 유옥순 권사, 그리고 정순현 권사 그리고 이옥선 권사까지 노인네 속회는 점점 그 회원들 천국환송식에 기운이 빠집니다. 이미 김정자 권사를 하늘나라에 보내고 있는 몇 년 만에 있는 환송식입니다.
장산홍 권사는 그 태도가 분명합니다. 남에게 신세지지 않으려고 하고 남을 돕는 데는 맨 앞장입니다. 성격이 고약해서 내 쏠 때는 서슬이 시퍼래집니다. 그러나 당신이 수긍하기만하면 아무리 손해가 나도 너그럽습니다.
장산홍 권사는 예수 믿고 나서 인생이 달라진 어른입니다. 모든 집안의 대소사(大小事)를 교회 식으로 하기로 작정하고 집안어른들 앞에서 모범을 보이는 권사님이셨습니다. 우리 집은 예수 믿는 집입니다 하는 입장을 분명하게 하셨습니다.
“물에 술탄 듯 술에 물탄 듯” 똥 싼 사람 걸음걸이처럼 어정쩡하지 않습니다.‘아니면 아니고 기면 기’란 말은 장산홍 권사를 위해서 특별히 만들어진 말 같습니다. 부모님이나 먼저 가신 남편의 기일이 되면 믿지 않는 집안 어른들까지 초청합니다.“아무개 아버지 식사하시게 오시라고 해라”그렇게 초대를 하시고는 다 모이기를 기다렸다가 큼직한 소리로 “목사님 예배 인도해주세요”하십니다.
평소 장산홍 권사의 엄한 성격을 아는 집안 어른들은 꼼짝없이 앉아서 예배를 드리게 되는 것입니다. 어느 안전이라고 토를 답니까? 그리고 목사를 최대한 예우하도록 자식들에게 이미 명하셨습니다. 그러니 목사는 덩달아 그 가정에 가면 마음이 편합니다.

먼저가신 천국에서 다시 만나요
그래서 그 가정에 갈 때는 안 믿는 분들에게 이해가 가도록 설교를 준비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우리 민족은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을 최대의 가치로 여기는 문명국이라고 말씀드리고, 그런데 효도를 행하는 방법이 각각 달라서 문제라고 설명합니다. 공자님께서 가르쳐주신 효도하는 방법이 다르고, 교회가 가르쳐준 효도의 방법이 다를 때가 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자리걷이 굿도 효도의 방법일 수 있다고까지 설명합니다. 그러면 믿지 않는 사람들도 마음의 긴장을 내려놓고 느슨해집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이 집안의 호주가 되는 장산홍 권사의 초청을 받고 이 자리에 참석했으니 호주의 의견을 존중해서 예를 갖추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면 최소한 잠잠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됩니다.
그렇게 예배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장산홍 권사 몫입니다. 그리고 목사에게 예배를 정중하게 부탁하는 것입니다. 생일예배, 추도예배 등을 인도하면 모든 이들이 잘 협조하면서 예배를 드리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어제 세상 떠난“장산홍 식 간접 전도”입니다.
지난 봄 대심방 때 함께 찾아 읽었던 요한복음 3장 16절 말씀이 생각납니다. 세상살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붓기를 보면서 주님의 영접에 대한 확신과 천국에 대한 소망을 확인했던 심방은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장산홍 권사님 먼저가신 천국에서 다시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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