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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받은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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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찬성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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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사님, 지난 주간에 저는 편지 한통을 받았습니다. 편지야 늘 받는 것이지만 특별한 사람에게 받은 편지라서 자랑하려고요.
우선 제가 내용을 조금 소개하고 이야기를 계속하려고 합니다. 팩스를 개통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 팩스로 처음 보내는 편지를 생각한 모양하고 썼다고 합니다. 중간 중간 소개하면서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역사적인 12월 2일 만나서 2월 2일 결혼하고 주말만 함께 있었으니 신혼 3개월이라도 날수로 따지면 한 달쯤 되었나 보내요. - 중략 -
사모로서 처음 심방한 성도가 노환으로 돌아가시게 되어 장례예배를 드리게 되니 인생의 생사화복이 성큼 다가와 이제야 조금씩 어른이 되는 것 같아요.
장산홍 권사님 한분의 죽음에 따른 모든 절차와 그 분을 기리고 남은 가족들에게 위로와 소망을 주는 예배를 통해서 영적 지도자로서의 중심을 잡아가며 일을 처리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당신은 역시 훌륭한 하나님의 기름부음 받은 아들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칭찬을 한 다음에 제가 전화를 걸어서 설명한 내용을 두고 연거푸 낫 간지러운 공치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장례를 진행하느라고 수고했다고 상주가 내민 봉투까지도 그것이 꼭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주어 돌아가신 분의 공로로 돌리는 그런 깜찍한 생각은 어찌 하셨는지 보통사람은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에요.
보통사람 같으면 나를 위해서 사용했을 것이고 내가 수고했으니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까지 생각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네요.”

절차에 따라서 가족들이 최선을 다해서 정성껏 천국환송예배를 드리는 가족들의 열심에 집례목사로서 참 감사했습니다. 모두가 하나 되어 함께 장례 절차를 밟아 가면 목사는 힘이 덜 들뿐만 아니라 장례식장이 부흥회장이 되기도 하고 신앙의 훈련장이 되는 경험을 늘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이번이 그런 경우였습니다. 평소에 덕을 베풀고 살았던 장권사인지라 목사가 오히려 장 권사님께 은혜를 입었다고나 할까요. 마을 분들과 인사를 나누는 분위기도 좋았고, 목사의 예배 인도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장권사님이 쌓아놓으신 덕에 기대서 환송예배를 드리면서 교회에 대한 선교적 이미지를 제고했다고 평가하고 있는데 가족들을 통해서 수고했다고 봉투하나를 보내셨습니다.
그래서 은지의 연습용 피아노 구입을 위해서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털끝만큼도 숨기는 것이 없어야한다는 의미로 아내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내도 감사해하며 함께 기뻐해줬습니다. 그리고 편지에 그 내용을 쓴 것입니다.
“물질에 큰 욕심이 없고 자신보다 모두를 어우르는 생각과 실천으로 살아온 그대를 어렴풋이 느끼고는 있었으나 이번 일을 계기로 실감하게 되었어요.”

유권사님, 이렇게 사모의 마음을 살짝 열어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그 마음에 약간 감동했습니다.
“이렇게 맑고 순수한 사람과 부부로 살게 되어 나도 조금씩 그대를 닮아 예수님께 점수 따겠지요?”

수십년 한 분야에서 일하면서 사회적으로 안정된 사람이 농촌교회 목사에게 시집와서 고생하면서도 그것으 사명으로 생각하며 이렇게 말해주니 고맙기도 하고 하나님께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유권사님 그런 마음이 한걸음 더 나가서 세상 떠난 사모에게까지 미쳤네요.
“지금이 아닌 예전에 당신이 좀 더 젊고 아이들이 어리고, 세상살이 치열할 때 함께했던 사람은 참 힘이 들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지금의 상황과 행복을 혼자 누리는 것 같아 조금 미안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새 가정을 꾸리고 나서 특별히 신경은 쓰지 못하지만 나름대로 성실하게 대하려는 마음이 상대방에게 들켰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편지를 마무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때 당신이 하지 못해 마음에 걸린 몫까지 나에게 주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그 복을 제가 받고 있으니 전 대박난 거지요?
시골의 작은 교회 목회자 사모로서 사는 것에 대한 주변의 염려와 걱정을 넘어서서 하늘나라 귀한 보석을 창고에 쌓아 둔 것처럼 가슴이 뿌듯한 행복을 느껴요.”

행복하다니까 감사한데 낙심하지 말고 소망가운데 주의 직임을 잘 감당하는 사모로, 가슴으로 낳은 두 아이의 엄마로, 노부모를 지근거리에서 모시는 맏며느리로,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도 깜짝깜짝 놀라는 목사의 아내로 완주할 수 있길 기도할 따름입니다.
유권사님, 끝으로 김선영 사모가 마감 인사말로 쓴 글을 인용하면서 이 편지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당신이 나와 함께 있으니 그것만으로 충분하고 기쁘고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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