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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여백/정찬성 목사의 토요일에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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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찬성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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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퇴叩槌를 물려주며

유 권사님, 지난 주간에 드디어 감리사 이ㆍ취임예배가 도장교회에서 있었습니다.
취임하는 감리사가 중심이 되어서 행사를 진행하고 지방회 임원들이 적극적으로 돕는 형식입니다.
우리교회에서는 여선교회 회원들이 대거 참석해서 꽃다발도 전달하며 이임하는 담임목사를 격려하는 분위기입니다. 지방 청장년회와 여선교회가 저에게 선물하며 이임에 함께했습니다.
저는 이임사를 말하는 시간에 고퇴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권사님 고퇴는 의사 진행을 위한 방망이입니다. 그 방망이를 세 번 쳐야 회의가 시작되고 회의가 끝나며 중간에 정회를 하거나 장래를 정리할 때도 방망이로 주의를 환기하며 회의 질서를 잡아갑니다.
이ㆍ취임예배 순서 속에는 상징적인 의미의 순서가 여럿 있습니다. 지방회기를 신임감리사에게 전달하고 고퇴를 전달하는 순서가 그것입니다. 이것을 전달하는 순서와 이임사 순서가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임감리사에게 주는 격려사까지가 한 벌로 연결되고 그리고 이제 신임감리사의 취임사 축사 격려사 감리사 교회에 당부하는 말씀 등등이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유 권사님, 저는 이임사의 제목을 “고퇴를 넘겨주며”라고 정하고 미리 준비를 했는데 내용은 대개 아래와 같습니다.

고퇴대신 십자가를 전달하며 당부하길

고퇴는 그 자리에 준비하지 못했지만 제 원고는 이렇게 썼습니다.
“(이) 의사봉은 ‘회중 여러분 조용하세요’ 하는 질서유지를 하는 도구입니다. 회의 때만 되면 나타나는 회의꾼도 있고, 회의 때 질서유지를 무시하고 자기주장만 옳다고 우기는 회원들이 있습니다. 의장은 방망이 하나로 회중전체를 홀로 외롭고 고독하게 상대합니다. 또한 (이) 의사봉은 회기 중에 모든 사안이 결정되었음을 알리는 확인도장입니다. 뿐만 아니라 회의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것도 의사봉의 역할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나서 의사봉의 유래를 회중들에게 말했습니다.
“(이) 의사봉을 교회에서는 오랫동안 고퇴(叩槌)라고 불렀습니다.
고퇴는 한자 중에 나무마치 퇴(槌)와 두드릴 고(叩)를 합해서 부르는 이름입니다. 1907년 평양에서 장로교 창설당시에 마삼열 회장에게 절차위원장이 십자가와 태극 문양이 장식된 나무망치를 전한 것이 그 시작입니다.”
유 권사님, 이렇게 의사봉을 전달하는 유래를 설명 드린 후 신임감리사에게 십자가와 (의사봉을) 전달했습니다. 저는 이임사에서 그 부분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1907년에 고퇴와 성경을 신임총회장에게 넘겨주는 전통이 이어지는 것처럼 신임감리사에게 (고퇴와) 십자가를 드리려고 합니다.”
유 권사님, 이승근 감리사는 저에게 형님, 형님 하면서 형제처럼 따르는 후배인지라 제 기도자리에 놓인 제가 가장 아끼는 십자가를 아낌없이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 묵직한 십자가를 전달하면서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차기 감리사 이ㆍ취임식에는 축사를

유 권사님, 지난 회기의 감리사를 하면서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럴 때 인간적으로 처리하고, 덕으로 치리했던 일들이 오히려 발목을 잡고 늘어져서 힘들었던 기억 때문에 이승근 신임감리사에게는 이렇게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지난번 감리사 선거를 앞두고 학연간의 갈등과 지방 내의 평화란 두 마리 토기를 다 잡으려고 감독님과도 의논하며 끝까지 무진장 애썼던 제 모습이 생각나서 마지막으로 이렇게 당부했습니다.
“또한 지방의 평화와 합리적인 치리를 위해서는 지난 연회 감리사선거과정에서 보여준 정신이 극대화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협력하고 돕고 서로를 용납하며 평화로운 지방분위기를 위해서 모두가 노력하고 희생하는 정신이 살아나고 극대화되어서 다음에 곽 모 목사가 감리사가 되었을 때는 제가 축사 자리에 설 수 있길 개인적으로 바라는 바입니다.”
유 권사님, 이렇게 말씀드리고 지방기와 고퇴를 전달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준비하는 이들이 지방기와 고퇴를 준비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오늘 전달 받으시는 고퇴와 지방기가 화합과 일치의 상징이 되길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하며 인사에 대신합니다.”라는 마감인사는 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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