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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과정, 향후 10년의 준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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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찬성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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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3, 강단여백/ 정찬성 목사의 토요일에 쓰는 편지 ]



유 권사님, 오랫동안 생각만 하고 차일피일하던 박사과정에 도전했습니다. 그동안 자녀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해서 둘이 다 공부할 수 없어서 기회만 보고 있었습니다. 마침 음악을 전공하는 아들 용기에게 대학원에 진학하라는 말을 몇 년간 계속했는데 소식이 없어서 제가 먼저 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입니다.
공부하기에는 늦은 나이지만 향후 10년 목회를 더하기 위해서는 세상이 바뀌고 학문적 패러다임이 달라진 것을 호흡하고 살아야 젊은 교인들과 같이 호흡할 수 있겠다는 필요성을 벌써 느끼고 있었습니다.
저희들이 대학입학과 졸업을 같이한 목사님들이 모일 때는 “76-80”으로 모입니다. 유 권사님, 76-80이란 76년에 대학에 입학한 이들과 80년에 졸업한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76년에 입학은 했는데 군대 갔다 오고, 더 늦게 졸업을 해도 동기목사님으로 인정하고, 그보다 더 일찍 입학을 했는데 80년에 졸업을 한 목사님도 졸업 동기니까 함께 76-80동기회를 꾸려간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80년대 초에 졸업을 하고 저희 때는 대학원은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만 요즈음은 대학원을 공부해야 목사가 될 수 있게 학력이 강화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 젊은 목사님들은 다 최소한 학력이 대학원입니다.
저희가 공부할 때는 대학원은 선택이었는데 이제는 박사과정이 선택이 되는 학력인플레이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시대가 다양해졌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적어도 목사직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대학원 과정은 해야 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저같이 늦깎이 학생도 받아줄 대학원이 있나 찾아보는 중입니다.

영력, 지력 그리고 인격

유 권사님, 목회자들은 두 가지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지력과 영력입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많은 교회문제는 목회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목사가 인간성이 덜되고 인격이 덜 성숙하고 학문의 깊이가 성도들보다 더 전문성이 떨어지고 무엇보다 영력이 뒤쳐져서 생기는 무수한 문제들이 있습니다.
극히 일부 목회자들에게 나타나는 영향중에는 준비 안 된 목사가 세습의 물결을 타고 대물림한 목회자가 되어 생기는 문제들도 심각한 수준인 듯합니다. 교회에서 문제가 터졌다하면 세습목회자의 문제요, 경험이 적은 목사가 몸에 맞지 않는 큰옷을 입어 생기는 문제들입니다.
천주교회와 성공회를 비롯한 비교적 적은 교단들 가운데도 파송제를 제도화한 감독교회들은 말썽이 적습니다.
목사의 목회경험, 그동안 목회실적, 나이, 자녀의 수와 연령대 전공분야 등이 객관적이고 통계적인 파일을 비교분석해서 감독의 파송을 받는 그런 제도가 중앙집권적인 감독제도입니다.
목회에 실패를 해도 일정기간이 지나면 다른 곳으로 옮겨가서 만회할 기회가 생기는 것도 좋은 제도의 장점입니다. 그런가하면 청빙제도란 인사제도가 장로교의 목회자 수급제도로 정착해있습니다.
교회 인사위원회가 절차를 밟아 목회자를 초청하는 것입니다. 임명제도는 언제든지 다시 임명하면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는 대신 권한이 많습니다만 청빙제도는 청빙한 이들과 권력을 나눠 갖는 그런 장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흔히 알려진 바로는 목사는 설교하는 장로요, 장로는 재정 등 살림하는 권한을 분점한 제도입니다.
그런데 세습제도는 일세대의 막강한 카리스마로 자녀에게 그 자리를 대물린 것이어서 경쟁, 검증 절차가 생략되어 일세대의 카리스마를 흉내 내면 망하는 그런 단점이 있습니다. 요즘 세습한 교회의 혼란한 이유를 대부분 여기서 찾을 수 있겠습니다.
그나마 세습한 이들 가운데도 충분히 공부하고 준비해서 오히려 일세대인 부모세대보다 더 합리적이고 성공적인 목회를 하는 이들도 많이 있어서 세습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세습보다 더 나쁜 돌려 바꿔가기 막장 목회

세습으로 인사숨통이 막혀서 불이익을 당한다고 생각하는 목사들이 참 많습니다. 감독제도 가운데 나쁜 방향으로 변형된 현재 제도 때문에 세습제도가 생겼고 교회성장 세대가 물러나면서 자식들이 그 열매를 따먹고 있어서 공평성 논란이 날카롭습니다. 그러니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고 공정한 룰이 적용되는 그런 평등한 제도가 아닌 가운데 혼란은 가속되고 패배감이 이판사판 깽판이란 속어를 만드는 사회입니다. 그런 폐해가 속속들이 썩어 문들어진 가운데 그 고름이 전체 교회에 종균처럼 번식되면 이대로 두면 망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세습방지법이란 법이 제정되기에 이르렀습니다. 파송제 걷어 치운지 한 세대 만에 생긴 결과입니다.
앞으로는 직접 세습이 곤란해지니까 바꿔가기 막장 편법이 생길 것입니다. 그것도 변형된 세습제도입니다. 그러니 꼼수세습 그만두고 더 망하기 전에 목사의 목을 교단의 공적상회기관에 맡기는 명실상부한 파송제도를 수행하던지 빨리 더 망해서 새싹부터 키우던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목회 10년을 위해 준비하며 공부하는 목사가 되려고 합니다. 유권사님, 권사님의 깊은 성찰이 담긴 기도를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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