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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여백 | "오초만 더 서서 배웅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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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찬성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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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권사님,
우리 집사람은 손님대접을 위해서 태어난 사람 같지 않습니까?

어떤 때는 식구들이 소외될 정도입니다. 오로지 손님을 위해서 매실철에는 매실 효소, 유자철에는 유자청, 평소에는 100가지 이상의 풀로 발효시켜 만든 백초효소, 햇솔가지에 솔잎이 피어날 때는 솔입차, 감잎철에는 햇감이파리를 덕어서 말린 감잎차, 심지어는 제주도 재래종 감귤껍질로 만든 산물차, 재래종 국화를 쪄말린 국화차까지 갖가지 차들이 있지만 평소 두 식구, 나가서 사는 자식들 둘까지 생각해도 그 준비하는 양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목사관을 개방해서 언제든지 내 집 안방 드나들듯이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인지라 늘 손님들이 그득합니다, 그러다 보니 권사님도 보셨겠지만 정작 식구들은 소외될 때가 많습니다.

거기다가 여선교회가 담근 된장 고추장 간장 구하러 오는 사람들과 전화심부름, 집사님이 운영하는 빌립공방의 다릅나무 십자가 찾는 전화에 이르기까지 다 교회 목사관을 거쳐가야 하는 형편이니 좀 과장해서 말하면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늘 시끌벅적하지 않습니까?

유옥순 권사님,
김치를 담가도 여럿이 함께 담그고 적어도 20명은 먹을 수 있도록 담가서 나누는 재미로 사는 것을 보면 못말리는 사모임에 틀림없습니다. 권사님들도 동의하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황금율을 몸으로 삽시다

“너희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성서의 말씀을 우리는 황금율이라고 합니다.

유권사님,
이 정신은 이미 구약성서의 십계명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예로 살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에 정착해서는 노예를 부리며 사는 정복자가 되지 않습니까? 시집살이 해본 며느리가 심하게 시집살이를 시킨다는 말처럼 종살이를 해본 이스라엘은 더 철저하게 종들을 부릴 수 있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그러니까 아예 법으로 정해서 쉬게 하라는 것입니다. 안식일 법은 하나님의 명령으로 모든 피조물을 쉬게 했습니다. 심지어는 떠돌며 붙여먹는 나그네까지 쉬게 하라는 말입니다.

종들을 쉬게 하면 수익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주인 마음은 못마땅 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니까 신의 명령으로 쉬게 한 것 아닙니까? 주일은 무조건 쉬시는 권사님을 볼 때마다 젊은 교인들과 비교가 됩니다. 농번기를 피해서 결혼식이 줄서고, 칠순팔순 잔치가 노인인구 많음을 증명하는 가운데 권사님의 처신은 젊은 사람들에게 깊은 깨달음을 줍니다.

“요즘은 잔치 음식값이 비싸서 부조를 해도 둘이 가면 손해를 끼치는 것”이라며 “목사님, 저는 주일날 행사가 있으면 미리 봉투를 들고 찾아가서 주일이어서 갈 수 없어 미안하다”고 양해를 구합니다.

그것 때문에 경우 없다는 말은 들어보질 못했다면서 그러니까 심하게 말하면 입하나 더는 것 아닙니까? 예식장에는 안가고 바로 피로연하는 곳으 로 직행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데 신랑신부 만나서 손잡아주면서 예수 잘 믿어야 한다고 말해야 축하입니다.

권사님,
십계명의 주일성수법이 오늘날에도 이런저런 행사들 때문에 심하게 외곡되었습니다. 그래서 권사님의 생활 신앙이 빛납니다.


황금율 정신이 생활 속에서

유옥순 권사님, 제 아내의 손님맞이 이야기를 하다가 주일성수로 주제가 빗나갔습니다. 재 아내의 손님맞이의 절정은 배웅에 있습니다.

손님이 차를 타고 출발하면 자동차가 안 보일 때까지 손을 흔듭니다. 제가 좀 일찍 들어오기라도 하면 오초를 못 참아서 결례를 한다고 정색을 하고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합니다.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총론에 이은 황금율각론은 각자가 다를 것입니다만 상대방이 정중하게 대접받았다고 생각할 때까지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 초가 아니라 일 분이라고 해야 합니다. 이것이 성서의 정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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