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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易地思之) 하는 교회의 개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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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천석 기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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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권사님, 지난 주간에는 여름연합성회가 있었습니다. 지방행사라서 강화동지방에 속해있는 35개 교회가 열심히 참석하고 갈급한 가운데 은혜를 받는 그런 집회입니다. 분당만나교회 김병삼 목사와 인천부평 백마교회 신철호 목사가 각각 낮과 저녁강사가 되어서 낮에는 전도특강 저녁 부흥회는 출애굽기를 본문삼아 함께 집회를 이어갔습니다.
양파와 감자를 수확하는 계절, 오이와 밭작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계절인지라 집회 출석이 썩 많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가운데 우리 교회 성도들 가운데는 개근한 사람이 없을 정도로 열기가 푹 꺼져 있어서 심히 마음이 상심한 한 주간이었습니다.
요즈음은 교회 안팎에 상심할 일들이 참 많습니다. 가정일도 그렇고 교회일도 그렇고 사회일도 그렇고 정치경제문화사회 어느 분야를 살펴도 시원한 일이 없습니다.
유 권사님,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여름 집회를 통해서 생각을 많이 하는 특별한 기간을 살았습니다.

교회 주차장에 흡연실을 만들었다는데요.

특히 이번 집회를 통해서 젊은 목회자들의 생각의 전환이 가져온 목회적인 시선함을 함께 공유하는 기간이었습니다.
유 권사님, 교회 주차장 기사대기실에 흡연실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교회 와서 담배를 피우라는 말이 아니라 아내만 예수 믿는 사람들이 아내를 데리러 예배 끝날 즈음에 교회로 오는 남편들이 여럿 된다는 겁니다. 그때 기사대기실에 예배 실황을 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기다리면서 자연스럽게 복음과 만나도록 하는 기회를 만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그 곳에서 기다리는 동안 커다란 재떨이를 여기 저기 놓아서 담배도 피우고 준비된 음료수도 마실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잊지 않았구요. 이런 교회의 개방성 때문에 여럿의 젊은 신자들이 생겼다는 보고를 들었습니다.
유 권사님, 우리교회 성도들 가운데 머리 염색하시는 분들이 누군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염색한지 하루 이틀은 모를 수 있지만 며칠 지나면 흰머리가 솟아올라서 머리에 층이 지고 염색한 색이 변색이 되면서 두층 세층으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최소한 열흘에 한번을 해야 티가 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학생들의 머리염색 막는다고 해결되나?

어른들이 머리 염색을 하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분위기입니다만 학생들이 머리 염색은 많은 사람들에게 분노와 비난을 자아냅니다. 우리 용기가 중학생 때 다른 아이들은 노란색 빨간색 염색약으로 머리 염색을 하고 방학을 지내는데 용기는 목사 아들인지라 주춤거리며 눈치를 살피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주일 예배를 드리고 점심들을 잡수시는 시간에 제가 머리 염색한 학생들과 용기를 같이 일으켜 세우고 교인들에게 박수를 치게 했습니다. 그리고 용기에게는 미용실에서 염색할 수 있을 정도의 돈을 봉투에 넣어주면서 염색하고 남으면 아이들과 떡볶이 사먹으라고 공개적으로 광고를 했습니다.
못마땅하게 목사를 바라보시는 장로님도 계시고, 한편에서는 젊은 집사님들의 박수가 터져나왔습니다.
얼굴 찌푸리며 못마땅해 하는 장로님에게 장로님께서 검은 머리 염색하는 것은 괜찮고 젊은 학생들이 호기심으로 검은 머리를 다른 색깔로 염색하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며 방학기간 동안 우리 어른들이 봐주자고 했더니 머슥해했습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그렇게 염색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교회어른들이 못하게 해서 몰래 숨어서 염색하고 예배에 참석하지 않고 분노하고 다른 길로 간다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부언했습니다.
유 권사님, 우리 용기와 그 친구들이 물론 염색을 하고 철원바닥을 누볐습니다만 지금은 염색을 하라고 해도 안하는 판단력이 생긴 것을 생각하면 그때 아이들 눈높이에서 봐준 것이 얼마나 잘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교인들을 깨우기 위해서는 교인들 눈높이에서 세상을 보고 교회를 봐야 하는데 목사의 경직된 생각 때문에 소통에 문제가 생긴다면 큰일입니다.
소통부재로 인해서 짜증나고 걱정이 되어 심각하게 목회자체를 원점에서 생각할 때도 있게 마련입니다.
유 권사님, 부족한 종을 위해서 기도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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