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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과 시작에는 반드시 심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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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찬성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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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옥순 권사님, 평소에도 다리 관절이 아프셔서 고생하는 중인데 옆구리에 담이 결리셔서 고생하신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여든 다섯, 연세도 있으시고 기운도 달리셔서 이번 가을걷이는 너무 힘에 부치셨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권사님이 담에 걸리셔서 당신 가정뿐만 아니라 선교속 심방에 동참하지 못하신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해마다 반복되는 심방은 아직 가을걷이가 끝나지 않아서 심방하지 못한 속과 가정이 여럿입니다.

추수감사절을 앞둔 가을대심방
유권사님, 교회력으로 추수감사절은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인 대림절을 시작하는 분기점입니다.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절기에는 당회와 구역회가 열리고 교회 안의 선교회가 한해를 결산하면서 새해 임원들을 뽑는 그런 절기입니다.
우리 집과 기업의 추수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적으로도 추수하고 감사하는 계절인 것입니다. 얼마 전에는 새로운 감독들의 취임식이 있는 총회가 있었습니다.
감리교회의 경우 전에는 파송제도가 있어서 삼년에 한번 다른 교회로 인사이동 발표가 10월 총회에서 있었습니다.
파송기 낭독이 총회의 하이라이트였다고 합니다. 그 총회를 마치고 돌아온 모든 목회자들이 짐을 꾸려서 이사 준비를 하고 있으면 부임할 교회에서 짐을 실어 갔습니다. 그리고 부임 심방을 하면서 교인들을 파악하고 이어서 당회와 구역회로 새해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이런 전통 때문에 가을 대심방이 정착이 되었고 심방이 끝나는 시점을 추수감사절 전에 두는 것이 이제 한국교회 전체의 관행이 되었습니다.
유권사님, 얼마 전 김포지방의 대성교회는 경북 영주에서 손호익 목사님이 올라오시고 그 교회에 계시던 목사님이 영주감리교회로 내려가신 일이 있었습니다.
그 목사님은 1970년대 후반에 신학대학 기숙사에서 동거동락(同居同樂)하면서 지금까집니다.
한동안 가을대심방 겸 부임심방을 하느라 전화만 주고받다가 최근에 감리교회에서 발행하는 신문 <기독교타임즈>의 목회자 칼럼인 “살며 생각하며”에서 반갑게 만났습니다. 저를 포함한 목회자 여러 명이 두어 달에 한 번꼴로 쓰는 기명칼럼입니다.

목회자 인사이동 제도와 부임심방
목회자 이동은 몇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파송제와 청빙제라는 이동 원칙이 있습니다.
가톨릭교회나 성공회, 미국감리교회 등에서는 몇 년을 단위로 이동명령을 내리는 파송제도가 있습니다. 그러면 두말없이 옮겨야 합니다. 우리나라 감리교회는 언젠가부터 예외가 되었고 그때부터 목회지를 대물림하는 세습제가 싹이 텄습니다.
청빙제란 교회 안에 인사(청빙)위원회가 있어서 목회자의 인사이동을 논의하고 결의하는 기구를 둔 제도입니다. 장로교회와 침례교회 등에서 시행하는 제도입니다.
목회지 맞바꿔 가기가 대부분입니다. 감리교회의 경우 파송제도 아니고 청빙제도 아닌 어정쩡한 제도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지방회원들이 당연직 구역회원이 되어서 인사문제가 생길 때는 인사구역회 회원이 되고 목회자가 오고 가는 일에 제적 회원 삼분의 이 이상으로 결정해서 감독에게 보고하고 감독의 파송을 받는 그런 제도입니다. 원칙적으로 목회자를 중심으로 하다 보니 일반적으로는 오시는 교회 목회자가 목회하던 교회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세습 혹은 준 세습이 많습니다. 은퇴하시는 자리는 자녀들에게 세습이 되거나 은퇴목회자를 예우하는 이들이 차지하는 경우가 많아져서 성직 매매라는 말들이 생길 정도입니다. 기득권을 가진 목사 자녀들이 계속 기득권을 갖게 자녀들을 신학대학에 보내는 것도 그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세습의 전제조건이 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당신이 목회하는 교회가 세습하기 어려워져도 그 교회를 근거로 삼각 사각으로 바꿔 목회자리를 보장받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어찌되었건 감독제라는 중앙집권적인 제도가 무너지고 연급이나 경력이 왜곡되어 새로운 골품제가 생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도농의 작은교회의 경우 목회자 은퇴금을 드리지 못하는 경우에 은퇴금을 대신 드리고 교회에 부임하는 신종 성직매매가 유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건 목회자에서 이제 교인들까지 결탁된 목사이기주의의 전형이라고 생각됩니다.
평생 교회밥 먹고, 은퇴를 할 때는 낯선 사람에게 노후를 보장받는 그런 악습이 암암리에 유행하고 있다니 망조라는 생각이 가득합니다.
화려한 가운을 입은 감독님들이 하실 심방
유권사님, 이제 중견목회자가 된 제 친구들의 자녀들이 신학대학생 이거나 졸업하고 젊은 목회자로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10년쯤 지나서 은퇴할 때쯤 자녀목회자에게 교회를 대물림하거나 최악의 경우 삼각 사각으로라도 그 기득권을 세습하지 않을 친구들이 몇 명이나 될까를 생각하면서 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그 유혹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레짐작을 하게 됩니다.
목회지 바꿔 기득권 유지하기, 자녀 혹은 사위세습, 삼각 사각으로 이동하는 준세습,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오는 사람에게 자릿세 받고 은퇴하는 노망의 결탁까지 끝 간 데를 모르고 망조의 늪으로 빨려 들어가는 이 세습의 블랙홀에서 우리를 구원할 자는 누구인지 화려한 보라색 가운을 걸친 감독들의 이취임식을 보면서 생각이 많은 가을입니다.
유권사님, 열 명의 감독님들이 부임심방처럼 힘을 합해서 감리교회 본래의 제도인 파송제를 확립할 수 있을까요?
유권사님, 이렇게 기도해주세요. “전능하신 하나님, 이번에 취임하는 감독님 여러분이, 감리교 사활의 단초인 파송제를 복원하는데 목숨 걸고 관철하는 임기가 되게해 주세요”
한해를 마무리하는 추수와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대림절기입니다. 모든 끝과 시작에는 언제나 심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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