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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여백/ 정찬성 목사의 토요일에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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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여백/ 정찬성 목사의 토요일에 쓰는 편지

 

농업대학원졸업식에 초대합니다

 

유옥순 권사님, 저와 곽영진 권사가 이번 목요일에 농업대학과 대학원 졸업식을 같이 합니다. 보통 일반 대학이나 대학원 혹은 박사원에서는 학위수여식이란 말을 쓰고 있으나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고 졸업식이라는 말을 쓰고 있어 의아해하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 대학과 대학원은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근거해서 설립된 학교입니다.

농업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관심사가 농업기술센터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의 과제입니다. 그들이 우리나라 최초로 지자체 기술센터에서 농업대학을 설립해서 모든 공무원들과 더 나아가서는 이 분야의 전문가 집단을 동원해서 농업대학을 만들었습니다. 그때의 관심사는 농사 잘 짓기에 방점이 찍혀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FTA로 농업의 위기가 다시 한 번 찾아오게 된 것입니다. 미리 대비할 시간이 많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대비책을 함께 세워가는 일환으로 15년 전에 농업대학이 생기고 그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농사관련 대출이나 새로운 사업을 할 때 적극지원해서 경쟁력을 갖게 하자는 것이 농업대학을 만들게 된 배경이라고 합니다.

 

농업대학원에서 제가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대학과정에서 미처 소화하지 못한 어떻게 잘 팔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로 더 배울 필요를 느끼게 되어 농업대학원을 설립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사람은 어떤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게 되는데 한국농업의 위기인 세계무역의 심각한 상황에서 농촌을 지키고 경쟁력을 갖게 하는 방법을 현장에서 고민한 공무원들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일 년 간 기다려지는 금요일을 살았습니다. 하루 네 시간 강의 듣는 것도 피곤할 터인데 강의 내용이 여운으로 남고 심각한 고민을 갖게 하면서 농촌, 농촌 교회의 교인들을 더 심각하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유 권사님, 졸업생들의 글을 한데 묶어 문집을 만들겠다며 글을 모았습니다. 거기에 조저도 논설문 한편을 써 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조별발표회 때 그 논설문을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졸업 이후에 연결고리가 될 수 있도록 원우회 구성에도 목소리를 높여서 현재 임원들을 추천해서 원우회 임원으로 재추대하기도 했습니다.

유 권사님, 지난 봄에 몇몇 교인들의 갸우뚱하는 반응에도 불구하고 시작한 이 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게 되어 감사를 드립니다. 매주 금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붙박이 시간을 낸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잘 마칠 수 있게 된 것을 감사드립니다. 내가 목회하는 현장인 농촌, 농민, 그리고 그 몰려오는 위기를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을 얻게 되어 감사를 드립니다. 농촌 교회가 농민들과 함께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과제를 살필 수 있어서 감사를 드립니다.

6년 전에 시작한 장류사업이 그래도 나름대로 잘 시작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교회 장류사업팀의 사업이 아니라 교회와 교인들이 함께 참여해서 지분을 모아 더 체계적이고 더 규모 있게 할 수 있는 사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20%만 모으면 정부가 시설투자비로 80%를 지원해서 농촌구조를 변화시키는 사업이 많이 있었습니다.

 

농민과 농촌을 잘살게 하는 사업에 눈을 돌려야

 

교회가 두 가정 역할을 그리고 교우들 가운데 젊은이들이 농촌에 정착하면서 신앙생활 할 수 있도록 네 다섯 가정이 함께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정관을 정하고 약간 더 기계화하고 약간 더 규모를 늘리고 그리고 판매도 적극적으로 해서 도시-농촌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명망 있는 명품으로 상품화해서 오고가는 관광객들이 강화에 가서는 영은교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된장과 고추장 간장을 사서 싣고 교인들이 만든 장떡과 모두부, 도토리묵을 한 그릇 주문해서 요기를 하고 커피한잔 마시고 오는 것이 강화에 오면 꼭 해야 할 일이 되도록 하는 사업을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차장과 비닐하우스 부근에 간단하게 컨테이너 카페를 만들어서 주민들이 수시로 들며날며 차를 마시고 책을 빌려다 읽고 각각의 가정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거기에 놓고 가면 소문 듣고 찾아오는 이들이 그것들을 사가고 택배로 부치는 도시농촌 공동체가 탄생할 것입니다.

또한 콩 심고 수확하고 두부체험을 하고, 메주 쑬 때부터 장 담글 때까지, 익은 장들 정기적으로 와서 퍼다 잡수실 때까지 체험학습반을 운영하는 그런 계획을 생각했습니다. 교회와 교육관, 비닐하우스와 주민들이 드나드는 카페, 두부 만드는 체험시설까지 갖춰 일을 해가면 젊은 교우들이 기를 펴고 신앙을 키우며 헌신하는 현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유치원 학생들부터 도시 주부와 교회 여선교회 학습체험까지 일 년에 수천 명이 드나드는 선교와 삶을 연결하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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