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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목사의 토요일에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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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강단여백/ 정찬성 목사의 토요일에 쓰는 편지

 

신종철 목사의 산책거부는 안 됩니다.

 

유옥순 권사님, 야생화 박사이신 신종철 목사님이 기독연합뉴스에 연재하는 야생화 꽃 이야기가 중단위기에 놓여 있어 가슴이 아픕니다.

신문 창간 얼마 후부터 우리 강산, 우리 뜰에 나서 피고 지는 야생화 연재를 5년 동안 계속했습니다. 그리고 벌써 횟수로 180여회 가까이 되었습니다.

봄부터 사계절에 피는 야생화와 열매까지 참 다양한 꽃들이 있는 것을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연합기독뉴스>는 신종철 목사 때문에 본다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입니다. 중부연회에서 목회자로 한평생 살다가 은퇴하신 것으로만 알았던 대부분의 중부연회 목사님들은 신 목사님의 다른 면모를 보면서 끊임없이 써프라이즈를 외치면서 박수를 받길 5년간 이어져 왔습니다.

 

오년간 180회 계속된 연재 대단합니다.

 

신 목사님은 현역시절 수십 년간 매주 월요일이면 사모님과 함께 야생화 사진 찍는 일이 유일한 취미였습니다. 좀 멀리 가야 할 때는 주일 저녁예배 마치고 출발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제주도나 울릉도 등 섬으로 가야할 때는 휴가를 내서 야생화 사진 찍는 일이 대부분의 일정입니다. 산지나 오지에 있는 교회의 부흥회 요청이 들어오면 그 지역에서 나는 야생화부터 살피는 외골수인생을 살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모은 슬라이드 필름이 수만 장입니다. 그런데 얄궂은 일이 생겼습니다. 그동안 수십 년 찍은 사진들은 아끼고 절약해서 장만한 아날로그 카메라와 전문 렌즈들이었는데 이제 디지털 세상이 되니 아날로그는 소용없는 카메라가 되고 말았습니다. 필름을 현상하고 인화하는 일이 번거롭고 아주 힘든 일이 돼버렸습니다. 아날로그 필름카메라 작업이 가능하다고해도 은퇴하고 절약해야하는 생활비는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게 당연합니다. 몇 달을 절약해서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하셨는데 당신이 쓰던 그런 고화질도 아니고 기술적인 것을 발휘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그런 디카였습니다. 그래도 그 카메라로 피사체를 아웃포커스를 하고 심도를 깊이 하는 등 신문연재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해서 찍고 편집하고 거기에 맞는 원고를 써서 물경 5년을 이어오셨습니다.

 

좋은 카메라를 선물하신 분도 계속 연재를 바라기 때문

 

원로목사님이 되셔서 현역목회자들보다 시간이 있다고는 하나 참 대단한 일입니다. 우리 신문뿐만 아니라 두주에 한 번씩 발간되는 강화 지역신문에도 강화에서만 서식하는 야생식물에 대한 연재를 하고, 강화지역의 전교조와 인천민족예술인총연합 강화지회가 발간하는 <강화시선>에 “강화다움”이란 야생화 사진 평론을 싣기도 했습니다. 그 잡지는 모두를 재생지로 인쇄하면서 신목사의 꽃들을 책에 쓰기 위해서 그 부분만 아트지를 쓰는 성의를 보일 정도로 인정받는 야생화 박사가 되신 겁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감리교 장로님들이 중심이 되어 발행하는 감리교뉴스에는 철마다 대표적인 야생화를 중심으로 신문의 통면을 쓰는 그런 연재를 하기도 했습니다.

페이스북, 인터넷카페에 그날그날에 신목사의 야생화 정원과 대한민국 전역을 손금 보듯 하는 나름대로의 꽃0지도 덕에 페친들이 홍수처럼 늘어서서 묻고 대답하고 퍼가고 그러다보니 ‘야생화 페친 대장’노릇을 하면서 지내고 계십니다.

그러니 생명 다하기까지 신목사님의 야생화 이야기는 계속 되어야 한다고 믿는 것입니다. 얼마 전 어떤 복된 손길을 통해서 좋은 카메라를 선물하신 것도 야생화 대장님의 사진과 훈시가 신문에서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기대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급기야는 감리교 출판국에서 그동안 모아놓은 자료 중에서 감리교 원로목사가 평생 작업한 야생화를 한권의 책으로 묶어내는 작업이 거의 다 되었습니다만 그 출판까지는 출판비 등 이런저런 난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연재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꽃을 찾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 현장까지 가기위해서는 원로목사님이시니까 시간은 있다고 쳐도 오고가는 일부터 시작해서 비용도 적잖게 들고 산을 오르내릴 수 있어야 하니 건강도 펄펄 날라야 합니다.

급기야는 얼마 전에 이제 연재를 좀 쉬면 안 되겠냐고 저에게 물어오셨습니다.

저는 무조건 일언지하에 “연재 중단은 안 된다”고 단호하고 강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우선 저를 비롯해서 전국에 있는 신목사님의 새 사진과 설명을 기다리는 페친들의 아우성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이미 우리 신문의 고정 독자들을 위해서 칼라 면에 “신목사와 함께 하신 들꽃여행”을 배치한 편집진의 배려와 신문을 받아들면 <들꽃여행>을 제일먼저 펼치는 사람들에게 못할짓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야생화 사진과 그 사진설명은 창조질서를 제일로 생각하는 목사의 시각으로 자연을 보는 겁니다. 이미 현역시절에 시절에 계양산 개발을 막고 지키는 일에 앞장선 이력과 기독교환경연대의 대표를 지낸 어른의 실력 있는 연륜은 존중되고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기에 연재 중단은 안 된다고 믿는 것입니다.

목사님 우리끼리 이야긴데요 당신 고정지면을 갖고 매주 연재하는 사람이 전국에 몇 사람이나 된단 말입니까? 그러니 힘이 드셔도 계속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정 힘이 드시면 이번 겨울 조금 쉬시면서 재충전하시고 음력 정월 지나서 엊그제 보여주신 눈 속에서 피는 꽃 복수초를 시작으로 다시 이어가시면 어떨까 싶기도 하고 말입니다. 목사님 연재 중단은 당신의 꽃길과 인생산책을 거부하는 일이기에 안 된다는 말씀을 거듭 드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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