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여백 분류

강단여백ㅣ정찬성 목사의 토요일에 쓰는 편지 243

작성자 정보

  • 정찬성 목사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유권사님, 늘 그렇듯 수요예배가 끝난 다음날 목요일 아침부터 어제와 다른 컨디션이 되어 서서히 몸과 마음이 조여들어옵니다.

소위 말하는 주일준비가 시작되는 셈입니다. 이미 삼년 사이클의 설교본문이 교회력에 따라 매주 네 가지가 준비되어 있으니 본문 걱정은 안 해도 되는데 본문과 말씀드리려는 주제가 일치하지 않을 때는 환장할 지경이 됩니다.

주일준비와 성서일과

월요일 새벽기도회가 끝나면 다음 주일에 고상수, 송은지, 박민정, 고현미 성도가 봉독할 성경 말씀을 살피면서 본문 낚시를 시작합니다.

전통적으로 구약과 시편, 복음서와 서신 등 구약성서에서 두 곳과 신약성서 두 곳의 본문이 성서일과에 맞춰 미리 설교자에게 주어집니다.

금요일까지도 네 본문 중 한 메인 본문이 정해지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설교준비가 늦어지면 속이 타들어 갑니다.

본문이 정해져야 교독문도 정하고, 주일과 수요일에 부를 찬송가도 성경말씀과 설교본문에 맞춰서 4-5장을 찾아 반주자에게 미리 통보합니다.

주일오후 예배와 수요예배는 김상화 권사가 반주를 돕기 때문에 주일오후와 수요일에 함께 부를 찬송을 미리 받아 주보에 싣습니다.

박민정 청년이 반주자로 참여하면 주일 낮에는 피아노와 건반을 같이 반주해서 예배를 풍성하게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만 아직은 기대뿐입니다.

예배 봉사자인 대표 기도자, 성가대의 특별찬송, 안내위원, 헌금위원, 청소 담당 속회, 다음주간의 기도자 등을 준비된 일 년 예배 담당표에 따라서 주보에 고지합니다.

속회별로 돌아가면서 교회청소와 동절기 식사 당번을 맡은 속별 봉사가 여의치 않을 때는 김상화 권사와 딸 윤은이나 윤진이 청소를 도맡아 하고 있어 축복은 혼자 다 받겠네 하면서도 전교인 참여부족이 아쉽기 그지없습니다.

목사의 새벽기도회 전후 일과

새벽 기도회가 끝날 즈음이면 환해지는 요즘에는 새벽기도회 후 교회 주변 화단의 잡초제거가 복됩니다. 풀이 뿔난 것 같은 요즘입니다.

아침 네 시 이십분에 일어나서 교인들보다 먼저 교회에 나가서 불을 밝히고 준비된 새벽기도회용 찬송가를 미리 크게 틀고, 아침에 나눌 말씀을 다시 봅니다. 다섯 시가 임박하면 새벽기도회에 나오는 성도들이 하나둘 모여듭니다.

새벽 다섯 시에 찬송을 찾아 부르면서 기도회를 시작하고 인도자의 기도와 성서일과에 따라서 성경들을 찾아 읽고 그 중에 한곳의 말씀을 함께 나누면 다섯 시 이십분 전후입니다.

새벽기도회가 주기도문으로 끝나자마자 정지 시켰던 찬송 시디를 다시 플레이 시키고 목사의 기도자리에 앉습니다. 재무부에서 주일헌금계수가 끝나면 강단의 목사기도자리에 성도들이 헌금하고 계수된 빈 봉투를 들고 한 주간 동안 기도를 계속합니다.

이준구 목사가 선곡해서 저장장치에 저장해 준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진 찬송 시디가 한 시간 큰소리로 방송됩니다.

일주에 두 번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목사가 승합차 운전을 합니다. 그리고 여섯시에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성도들을 집으로 매일 운행합니다.

성도들이 조금 더 나오는 늦가을 추수 후부터 겨울철을 지나 봄까지는 새벽 기도 인구가 좀 더 있습니다만 요즘은 너무 피곤해서 겨울만 못합니다.

아침 운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여섯시 반 전후입니다. 두어 시간 더 잘 것이냐 아니냐 가 늘 유혹입니다. 너무 늦게 잔 날은 두어 시간 더 자는 유혹이 이깁니다.

통상적으로는 새벽기도가 끝난 후에는 주로 아침 준비하는 아내의 말벗이 되어주기도 하고 종일 마실 커피를 내리거나, 주일 설교준비를 하거나 밀린 원고 빚을 갚기 위해서 부지런히 읽고 씁니다.

따지고 보면 너무 단조롭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합니다. 점심시간에 손님들이 오시면 읍내에 식사를 하러 가는 일이 간간히 있고 부모님들이 사시는 강화도 안에 있는 문산리에 가는 것이 고작입니다.

유권사님, 만 칠십 세가 될 때까지 오늘도 내일도 이 단조로운 한 주간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목사의 숙명이라고 생각됩니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

최근글


인기글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