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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배야 등이야 허리야, 머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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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 강단여백/ 정찬성 목사의 브라질에서 쓰는 편지

 

아이구, 배야 등이야 허리야, 머리까지

 

유권사님, 한국에 다녀온 제 아내가 몸져 누웠습니다. 피곤이 겹쳐서 그렇겠다 싶었습니다.

“아이구 배야, 아이구 등까지 아퍼요, 허리도 묵지근하고 38도 5부가 넘었어요! 머리도 아프고 온 몸이 오실오실 추워요 두꺼운 이불좀 꺼내세요.”

몸살감기 증세입니다.

말도 안 되고 글도 안 되고 거주증명서도 없고 병원엘 가야하는데 큰일입니다. 몇몇 교우들이 아내의 몸살 소식을 전해 듣고는 나름대로 약을 가지고 왔습니다. 약을 먹으면 열이 잠깐 내렸다 약발이 지나면 또다시 아픈 것입니다.

몸살 감기약으로는 안 되겠다

병원엘 가야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여기 브라질에 오래 살아서 이쪽 친구들이 더 많고 속속들이 잘 아는 이은희 집사님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아침에 함께 병원에 가기로 하고 밤을 넘깁니다.

그 아침을 못 기다리고 병원을 통해서 주치의에게 메일을 보내고, 담당간호사를 세 다리 건너서 수배를 하고 문자를 주고받는 것을 보면서 정보사회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놀라움과 “정보 없음”이 시대의 죄라는 말이 실감났습니다.

드디어 연휴가 끝나자마자 출근한 한국 세브란스 병원 김선영 20년 주치의 한광옥 선생의 생각이 간호사를 통해서 메일을 보냈습니다.

“내가 보기에는 신우신염 아니면 방광염 같으니 의사에게 보이고 처방받아 치료 잘하시고 지금 먹는 약은 계속 잡수시길 바랍니다.”

신우염일 일거라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의사의 진단이 나오니 마음이 놓이긴 합니다. 브라질 의사와 의견이 같아야 할 터인데....

옆에서 신음하는 아내를 보면서, 열이 올라 찬 어름수건을 대고 춥다고 하면 덮어주는 등 이러다 이 밤에 큰일 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부터 “기도해라 정목사”하는 자각, 상비약을 더 챙길 걸 등 만감이 교차하며 밤을 지새우고 새벽이 되니 곤하게 깊이 잠든 아내를 발견하고는 죽진 않겠다는 안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열 두 시간 차이가 나는 이곳 새벽에 메일을 받았습니다.

유권사님, 이은희 집사와 아침에 집 앞에서 만나서 병원엘 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4시나 되어야 나온다는 것입니다.

연휴기간 이박 삼일도 살았는데 한나절 못 참겠냐 하는 오기와 안도가 동시에 작용합니다.

영주권을 받아야 병원도가지

말을 빨리 배우고 종교비자로 임시영주권 서류를 빨리 진행해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유권사님, 제가 한국의 공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신세가 된 것입니다.

삼개월동안 이곳에서 지낼 수 있는 여행비자로 와서 1월 중순 쯤에 연방 이민국에 가서 여권에 삼 개월 연장을 하거나 아르헨티나나 파라과이 등 가까운 외국에 나갔다 와야 또 삼 개월이 보장되는 그런 비자를 갖고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금년 부활절 예배를 마치고 한국에서 열리는 연회에 참석해서 브라질 대사관에서 서류를 받아 영주권을 들고 들어오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람 사는 나라와 나라 사이에는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는데 천국에 가는 비자를 받는 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공로를 믿기만 하면 된다고 가르치고 있잖습니까?

그러나저러나 건강이 제일이라고 전화할 때마다 늘 말씀하시는 어머니의 성화가 생각이 나는 요즘입니다.

 

정찬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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