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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 여름한복 공수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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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 강단여백/ 정찬성 목사의 브라질에서 쓰는 편지

 

모시 여름한복 공수 작전

 

유 권사님, 브라질이 덥긴 참 덥군요.

한국과 시차가 12시간 이니까 지구 반대편이라는 것은 맞는데 늘 여름이니까 적도 쪽으로 가까이 있다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목과 팔 다리 등의 접히는 부분에 땀띠가 나서 분을 여러 번 발랐습니다. 아이들 키울 때 분발라주는 것을 옆에서 봤는데 분 바르는 당사자가 될 것을 상상한 적도 없는데 현실이 되었습니다.

집에 들어와서도 에어컨 없이도 살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길 정도입니다. 강단에서 한 시간 예배 인도하고 내려오면 땀범벅입니다.

 

인견 속바지가 빠진 한복들

 

집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와서 2부 예배를 인도해야 편할 정도로 덥습니다. 한국에서 복중 몇 주간 모시한복을 입고 강단에 섰던 생각이 났습니다.‘옳다구나 그렇게 하면 좀 시원 하겠다’하는 생각에 한국에 갔다 돌아오시는 분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합니다.

모시 적삼과 개량한복, 베 바지와 베로 만든 셔츠, 모시 두루마기를 한국에 출장 갔던 성도님이 갖고 들어오셨습니다.

아뿔싸, 인견 속바지를 확인하지 않고 보내신 겁니다. 톡톡한 베 바지는 입어도 될지 모르지만 모시는 안 됩니다.

여름이면 풀 먹여 밟고 다림질해서 반듯하게 입게 했던 일, 아무리 더워도 속바지에 모시 바지와 적삼에 조끼까지 갖춰 입고 두루마기에 스톨을 걸쳐서 입던 멋스러운 여름강단 생각이 났는데 속바지가 탈이 난겁니다. 인견속바지는 천상 상파울로 한인거주지역에서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유 권사님, 박정희 대통령시절에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농업이민이 시작되었고 농촌에서 정착하기 어려웠던 교민들이 상파울로에 옷가게로 정착한 곳이 도시한복판에 자리 잡은 봉헤지로입니다. 거기에 수만 명의 한국인들이 주로 의류사업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브라질뿐만 아니라 남미 전역의 패션을 이끌고 있다고들 합니다.

유 권사님, 옷 한 벌이 완성되려면 옷감 가게부터 단추가게까지 다 있어야하지 않겠습니까? 재봉틀부터 마네킹까지 주변 산업도 같이 발전해야하구요,,,, 그러다보니 남미 의류산업의 메카로 상파울로에 거대한 한국인촌을 형성하고 살고 있습니다.

 

우리끼리 모여 사는 해방구가 생기고

 

유 권사님, 급기야는 유대인촌을 하나씩 잠식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거의 대부분 브라질 말 한마디도 몰라도 그곳에서는 해방구가 되어 우리말 만으로 모든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의식주 문제가 그 안에서 다 해결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매달 수십 대의 컨테이너가 식료품을 싣고 들어온다는 오뚜기 식품이란 대형 슈퍼마켓이 있는가하면 주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사도 몇 개가 되고, 각종 종파의 종교시설과 한인교회만 오십여 곳이 있다고 합니다. 매주 목요일이면 인근에서 몰려오는 장터 같은 시장이 열려서 특별히 살 것이 없어도 사람 만나러 장에 가는 옛날 한국의 오일장 같은 분위기라고 합니다.

유 권사님, 제 어머니가 늘 다듬어 주시던 한복손질이 이제 제 아내 몫이 되어 고민이 깊어가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제 아내가 스스로 설 수 있도록 가르쳐 줄 사람을 붙여주실 것이라고 믿고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주일강단 모시 두루마기 입고 서기 프로젝트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정찬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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