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여백 분류

여선교회 고생보따리 계획서

작성자 정보

  • 연합기독뉴스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428 강단여백/ 정찬성 목사의 브라질에서 쓰는 편지

 

여선교회 고생보따리 계획서

 

유권사님, 어제 “한나여선교회에서 사업계획서”란 문건을 하나 받았습니다. 새로 여선교회 회장이 되신 주선숙 여선교회 회장 팀이 논의에 논의를 거쳐 만든 문서인 듯합니다.

제가 이 문서를 보면서 어머니 여선교회라서 그런지 동생 여선교회인 리디아에 비해서 책임감이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11개 아이템을 다 실행하려면 임원들이 매일 교회에서 살아도 모자랄 만큼 진지하고 엄중한 계획입니다.

주방봉사부터 이사한 가정까지 챙기기

유권사님, 어느 교회나 여선교회 혹은 여전도회라는 이름으로 교회 규모에 따라서 나이에 따라서 취미에 따라서 구분해서 “여전도” 혹은 “여선교” 활동을 하는 “회”라는 뜻입니다.

우선, 성도 가정이 이사를 하면 이사하는 성도 가정의 도시락을 챙겨주는 계획이 있습니다. 이사하면서 마땅히 식사도 못하고 짐과 씨름하는 것을 상정한 계획입니다. 성도들이 이사를 도와주면서 한편에서는 식사준비를 하는 그런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주방봉사 김치 담그기”란 계획도 매달 계획으로 있습니다. 사실 외국생활에서 제대로 된 김치 하나면 아무리 고기천지인 이곳에서 돋보이는 식단입니다. 젊은 여선교회에 실력을 전수할 수 있어서 좋고 나중에는 한류바람에 편승해서 브라질 현지인들에게 김치교실을 열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하면서 빙그레합니다.

절기 식사준비, 부활절 달걀준비, 어린이 주일 선물챙기기, 추수감사절 강단 과일장식, 성탄절 선물준비 등 교회 전반의 크고 작은 행사에 여선교회가 빠질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거기다가 성찬식 포도주 담그기, 성전꽃꽂이 배우기란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어서 다양한 취미를 반영한 계획이란 생각을 하면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리디아 여선교회에서는 아직 계획서가 도착하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지금 언니들 게획을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 뻔합니다. 젊은 여선교회 회원들과 회의할 기회가 있으면 그들의 계획 속에 “리디아 특공대”란 프로그램을 강요하려고 합니다.

제가 브라질에 와보니 모든 것이 낯이 설고 답답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10번 만에 모든 것을 해결 한다”는 목표를 갖고 준비하는 모임을 제안하려고 합니다. 한국에서 새 신자가 왔습니다. 그러면 리디아 특공대장이 만나서 이런 저런 것들이 불편하고 힘이 들잖느냐? 우리 특공대가 해결해주겠다고 제안하고 장보기, 병원가기, 급할 때 연락방법, 전화하기, 길 찾기, 운전연수, 은행, 관공서, 비자 여권 면허증 등의 일들을 하나하나 설명하고 같이 해결해나가며 교회에 등록까지 돕는 모임을 제안하려고 합니다.

여선교회에 119 특공대 상설하고 돌보자

이 일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추진하다보면 신나고 즐거운 일도 많이 있겠지만 속 썩고 뿔에 찔려 아프게 하는 염소들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평생을 그렇게 사는 것이 숙명인 사람들도 있어요’ 하며 동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유권사님, 늘 교회에서 중심을 잡아주시고 젊은 여선교회 회원들이 삐쭉거리며 겉돌 때면 당신이 솔선수범하시며 젊은 여선교회를 부끄럽게 하시던 당신이 생각나는 요즘입니다.

떡을 한다면 찹쌀을 먼저 내놓으시며 앞장서시고, 김장철이 되면 원로목사님들을 밭으로 오시게 해서 자동차 트렁크를 그득 채워 보내면서도 “먹어볼 것도 없는 것을 드려서 죄송하다”며 연신 수줍어하시는 권사님이 생각납니다.

추수감사절 예배를 마치고 강단에 놓였던 과일들과 가을걷이 햇곡식들을 모아서 사택으로 가져오면서도 “잡숴볼 것도 없는 것을 가져왔다”고 늘 죄송해 하는 모습을 보이시던 권사님이 생각이 납니다.

주권사님의 모습에서 유옥순 권사가 이미리 집사에게서 김상화 권사의 모습을 보는 것은 그분들과 너무 정이 들고 익숙해 져서 살던 10년 세월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유권사님, 주선숙 권사님이 제출하신 사업계획서에는 절기 때마다 식사준비를 해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부활절, 전교인체육대회, 추수감사절, 교회창립기념주일, 성탄절에 여선교회가 공동으로 준비하겠다고 하시네요.

유권사님, 교회 일을 하는 데는 혼자보다는 둘이, 둘보다는 셋이 함께 하는 것이 더 어렵더라는 말씀을 해주세요.

그리고 그것을 잘하는 한나여선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군요. 그래도 총여선교회장 박금순 권사와 언니 여선교회인 한나의 주선숙 권사 한순례 집사, 동생 여선교회인 리디아의 이미리 집사 김은경집사 하면 최소한 다섯 명이 의견을 모으면 소도 잡을 것이라는 목사의 속 뱃장이 있으니 염려마시고 어떻게 하든지 모두가 함께 더불어 일하는 여선교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정찬성 목사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

최근글


인기글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