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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자와 교우들의 훈훈한 환대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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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여백/ 정찬성 목사의 브라질에서 쓰는 편지/ 한국방문보고 1

 

후임자와 교우들의 훈훈한 환대예배

 

유권사님, 한국에 간 첫 주일에 드린 영은교회 예배는 참 정겨웠습니다.

제 후임 목사이신 이천선 목사의 예배 인도와 보탬 성가대의 찬양, 여선교회가 준비한 점심뷔페도 정겹기는 매한가지였습니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그 동안 잘 가꿔놓은 정원수들을 잘라내서 교회를 너무 발가벗겨 놓은 것입니다.

교회 마당 한 귀퉁이에 서 있던 커다란 쥐엄나무 고목이 잘려나가고, 이십년쯤 모양을 만들면서 키운 진입로의 주목과 향나무 몇 그루도 자취를 감췄습니다.

주차장 입구의 잎보다 꽃이 먼저인 봄의 전령사 백목련도 덩그러니 허리가 잘려나가 수형을 다시 잡아야 할 지경입니다.

 

깎은 밤톨같이 바뀐 진입로와 교회 앞 정원

 

교회 안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그 주장하는 바가 다릅니다.

교회 주변을 가꾸는 것도 일이년생 초화중심주의자가 있는가하면 다년생 관상목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게 마련입니다.

그동안 영은교회는 구획을 나눠서 초화보다는 관상목 중심으로 주변에 초화를 심어야 한다는 쪽이었습니다. 그런데 새로 오신 목사님께서 초화중심주의자들의 손을 들어줘서 관상목중심주의 주장이 약해진 것입니다.

얼씨구나 하고 봄이 되자마자 소나무와 모과나무를 제외한 모든 관상목을 자르고 꽃밭을 일궈놓은 것입니다.

독일가문비나무, 탕자의 비유에 나오는 쥐엄나무, 향나무, 천년을 산다는 주목, 가을 정원을 풍성하게 하는 수종인 모과나무 등 10년을 가꿔온 정원수들이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아직 정체가 숨어 있는 상사화 잎이 비죽 나오고 있었고, 입구쪽 돌단사이에 맹렬하게 생명력을 피워내는 꽃양귀비가 냉이처럼 세를 확장하고 있었습니다. 70-80여개의 장독대 입구쪽 철쭉 무더기는 꽃망울로 저항하고 있었고, 자연석으로 쌓은 돌단사이에 고개를 최대한 낮추고 있는 한라산 눈향나무가 건재를 과시하고 있었습니다.

 

관절이 닳아 절뚝이는 권사님 건강하세요

 

유권사님,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젊을 때 일을 하도 많이 하셔서 관절이 닳아서 절뚝거리는 모습입니다.

지팡이를 짚고 다니시기도 만만치가 않을 정도로 걸을 때마다 심하게 아픈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것이 한국 농촌교회의 현주소인 겁니다. 교회에는 더 이상 젊은이들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들어올 젊은이가 거의 없다고 봐야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평생 지어오시던 여든 다섯 소일거리 금년 농사는 어려우실 것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더 아프시지 않도록 쉬고 치료하시고 노년의 남은 시간을 교회에 봉사하시면서 사시도록 권면하는 것이 고작입니다.

유권사님, 보탬성가대에 사모님이 함께 앉으셔서 훨씬 편안한 성가대를 보고 기분이 훈훈해졌습니다.

유권사님, 우리가 함께 담근 된장 두통을 사서 한통은 어머니에게 한통은 제가 브라질로 가지고 왔습니다. 여전히 장류사업팀이 10년을 공부하면서 만든 그 맛이 우러나서 반가웠습니다.

목사님과 교우들의 환대와 깎아 놓은 밤톨같이 된 교회 정원,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된장국 공동식사가 반겨주었습니다.

반가운 표정을 숨기시며 절제된 표정을 지으시는 한결같은 권사님이 더 건강해지셨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정찬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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