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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은 지금 겨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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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여백/ 정찬성 목사의 브라질에서 쓰는 편지

 

브라질은 지금 겨울입니다

 

유 권사님, 겨울이라고 털옷들을 꺼내 입고 목도리를 두르고 한국의 한겨울처럼 옷을 입고 다닙니다. 목이 긴 장화들을 신고 다닙니다.

그런데 나무들은 푸른 잎을 달고 있습니다. 꽃들도 잔뜩 피어서 가로수들이 꽃들을 달고 있습니다.

한국의 겨울과는 다른 겨울이 브라질에 닥친 것입니다.

처음 맞이하는 겨울을 이기라고 김 집사님이 생강차를 끓여서 나눠마시자고 가져왔습니다.

이런 계절에는 강낭콩과 소 돼지의 꼬리 등 각종 부산물들을 넣고 푹 삶아낸 페이조아다(feijoada)란 이곳 전통음식을 먹어야 한다고들 합니다. 수요일에는 그 음식을 먹는 전통이 있습니다.

 

고기 잡탕콩죽(feijoada)으로 기운을 차리고

원래 이 음식은 노예들이 먹던 음식이었다고 합니다.

우리 식으로 설명하자면 소 돼지의 각종 부산물들, 내장과 머리고기, 소 돼지의 꼬리 등에 강낭콩(feijo)을 듬뿍 섞어(ada) 끓인 일종의 죽입니다.

주인들은 먹지 않고 버리는 부위들을 모아서 끓인 그런 음식인데 노예들이 점점 더 힘을 발휘하는 것을 보면서 주인들도 보약처럼 먹기 시작한 음식이라고 합니다.

두 집사님이 함께 일하는 공장에 심방을 갔습니다.

공장을 열고 고군분투하고 있는 집사님들이신지라 힘과 용기를 줄 수 있는 말씀을 찾다가 요즘 성경통독을 위해 읽고 있는 창세기 1장에서 찾아 메모를 했습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라 땅을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말씀과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물에 이름 짓는 권세를 주셨음을 말씀드리고 그 명령에 순종하자는 말씀을 준비해 갔습니다.

이 말씀을 과잉해석하면 개발론적 모델이 됩니다. 모든 자연을 파괴하고 인간의 욕심을 채울 수 있는 그런 말씀입니다. 아마존의 밀림을 훼손해도 좋고 공해가 넘치는 공장을 세워 가동하며 돈만 많이 벌면 괜찮다는 잘못된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말씀입니다.

유권사님, 이 말씀을 잘못해석해서 인간의 하늘까지 닿는 이기적인 욕심이 인류를 망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하는 학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물이 탄식한다는 말씀이 그런 말씀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말씀을 늦게 깨달은 인간들이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정의 평화 창조질서의 회복”을 요청하신다는 고백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유권사님,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화석연료가 대기를 오염시키는 주범이 되고, 주방세재, 공장의 각종 공해물질 배출, 자동차의 매연 등등이 대기 안에서 돌고 돌며 인간의 호흡을 통해서, 비에 섞여 땅을 오염시키고, 그 땅에서 자란 동식물을 먹는 인간을 오염시키고, 계속 악순환 되고 반복되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오염질서로 전락시키고 있습니다.

 

여전히 정의 평화 창조질서의 보존이 절실하다

한국의 경우 중국의 겨울 화석연료로 인한 오염물질이 황사에 섞여 한국으로 날아오는 것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유 권사님, 여기는 한국의 가을 같은 겨울입니다. 아침저녁으로 영상 10도 정도가 되는 추운 날씨고 낮에는 여전히 덥습니다. 브라질추위에 잘 적응이 된 사람들이 털옷을 꺼내 입고 겨울을 지냅니다.

그래서 낮에 입을 옷을 속에 입고 겉에는 두꺼운 옷을 입고 아침을 지내고 낮에는 두꺼운 옷을 벗어 허리에 묶고 다니는 패션이 유행입니다.

그리고 해가 떨어지면 허리에 묶었던 옷을 다시 입는 것이지요.

난방이 안 된 이곳의 집들은 썰렁합니다. 한국 분들은 전기장판을 사용하고 이곳에서 판매되는 에어컨은 어느 사이엔가 더운 바람이 나오는 기능을 사용해서 한국의 가을 같은 겨울을 넘기고 있습니다.

유권사님, 한국에 두고 온 다운자켓이 생각나는 요즘입니다.

어제 만난 서 집사님은 당신이 하고 있던 목도리를 둘러주면서 목만 따뜻해도 훨씬 좋다며 처음 맞는 브라질의 겨울 잘 지내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정찬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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