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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겨울꽃 이페(Ipe)가 만발한 가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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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찬성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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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겨울꽃 이페(Ipe)가 만발한 가로수

 

유 권사님, 요즘 우리 동네 가로수가 노란색과 분홍색 꽃으로 한창입니다. 잎은 없고 꽃만 가득한 그런 형상입니다.

이 나라 국화라고 하네요. 창문을 열면 앞의 공원에 핀 이페라는 겨울 꽃이 주먹뭉치처럼 잎이 떨어진 빈 가지에 빼곡합니다. 마치 한국의 벚꽃이나 진달래가 잎이 피기 전에 꽃을 피우는 것과 비슷합니다.

 

오월에 부친 짐이 삼 개월만에 도착

 

사철 늘 푸른 산하가 있어서 우리네 이 땅의 초보자들에게는 사계절 구분이 힘이 들지만 이들은 여전히 지금은 겨울이라고 주장합니다. 하긴 여름한철 목에 땀띠가 날 정도였는데 요즘은 서늘한 아침과 뜨거운 대낮이어서 여름이라고 주장하기는 머쓱합니다.

낯선 풍경이 어디 가로수에 핀 이페(Ipe)뿐이겠습니까? 한없이 펼쳐진 사탕수수 밭이 한창 자라고 있습니다. 워낙 땅이 넓어서 어딘가는 수확 철입니다.

어제 박금순 권사님 댁 심방에서 귤과 망고를 나누면서 의미심장한 말씀을 하십니다. 사철 일 년 내내 망고가 있다는 것입니다. 브라질 어딘가에는 수확 철이라는 취지의 말씀입니다.

요즘 아무리 겨울이라지만 아침에는 긴팔 옷, 점심에는 반팔 그리고 밤이거나 비가 올 때는 긴팔 옷에 바람막이 정도면 너끈하게 겨울을 납니다.

유 권사님, 지난 5월에 부친 짐이 어제 도착을 했습니다. 책 몇 권, 약간 두꺼운 옷 몇 벌, 그리고 벽걸이 십자가 두 점, 문방용품 등을 담은 한 박스가 배편으로 삼 개월이 걸려서 왔습니다.

지난 번 김명원 권사가 보낸 십자가 박스에는 세금이 잔뜩 매겨져서 우체국에 가서 세금을 물고 찾아야 했는데 이번에는 세금 없이 배달이 되었네요. 세금 낼 짐은 우체국이나 세관에 가서 세금을 내고 찾아야 하고 그렇잖은 경우에는 우체부가 배달을 한다네요. 살면서 하나하나 배워갑니다. 이번에 배달된 상자 안에는 긴팔 겨울잠바가 들어있어 제 아내는 겨울걱정 덜었다는 표정입니다.

 

겨울을 이기는 병기들, 따뜻한 옷, 전기매트, 온수기

 

유 권사님, 아침 일찍 거리에 나가보면 우리 한겨울에 입는 것보다 더 두꺼운 옷을 입은 사람들이 많아서 참 낯설었습니다. 우리 같으면 그 정도 추위면 얄팍한 긴팔 옷이면 될 정도인데 말입니다.

겨울 난방은 참 심각합니다. 아무런 난방시설이 없습니다. 본래 춥지 않는 곳이어서 말입니다. 대리석 바닥으로 된 집안에 있으면 춥고 오히려 밖에 나가서 볕을 쪼이면 더 따듯한 그런 분위기입니다. 브라질 가정에서는 더운 샤워를 위해서 한국의 전기순간온수기 같은 기능을 하는 기구가 목욕탕에 다 붙어 있습니다. 한참 더운물을 틀어서 몸을 덥히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추위를 이깁니다.

침대 밑에 비밀병기가 있기는 합니다. 갑자기 추워졌을 때 신헌순 집사님이 겨울을 춥지 않게 나라고 주신 전기장판이 침대 밑에 깔려있어 구들장 온돌역할을 합니다.

 

어디서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겨울을 나는 것은 봄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브라질의 봄은 어떨까 기대가 됩니다. 저는 한여름에 와서 지금은 겨울을 살고 있으니까 봄을 맞아 봐야 온전한 일 년을 맞게 되는 것입니다.

유 권사님, 온전한 일 년을 나기 위해서 저희는 벽 한쪽에 커다란 메모지를 붙여 놓고 있습니다. 필요한 물품 목록표입니다. 이곳에서 구할 것은 구하고 한국에 주문할 것은 주문하고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올 때 사올 것은 사오려고 말입니다.

정찬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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