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는 심벌이다

유 권사님, 얼마나 덥게 지내십니까? 한국의 방송들이 더워도 더위도 이렇게 더울 수는 없다며 한국의 열대야를 방송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과는 정반대에 있는 브라질은 한국의 가을 같은 겨울을 지내고 있습니다. 아침 운동을 나갈 때는 영상 10도부터 시작해서 두어 시간 걷고 돌아올 때는 20도가 넘습니다. 그리고 한낮에는 덥지만 아침저녁은 시원한 계절을 지내고 있습니다.

유 권사님, 요즘 주보에 십자가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200자 원고지 다섯 매 정도 쓰는 분량으로 100회 정도 쓰려고 합니다. 제가 십자가를 만들게 된 과정부터 십자가의 종류, 전 세계가 십자가 심벌을 사랑하게 된 이유 등 다양한 관심사를 연재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심화해서 우리 믿음을 더 진솔하게 하려고 합니다.

유 권사님, 십자가는 믿는 사람들에게는 신앙의 디딤돌이지만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걸림돌입니다. 제가 십자가에 관심을 갖고부터 십자가가 예사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지 바른 창문의 격자들도 다 십자가로 보이고, 심지어는 바둑판도 여러 개의 십자가가 모여 있는 조합으로 보일정도였습니다. 기독교의 모든 단체의 심벌에 십자가가 들어있는 것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교단상징 십자가를 생각해보자.

장로교의 한 교단은 녹색 한반도에 빨간 십자가로 교단의 상징을 정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장로교회의 한 대 교단은 파란색과 녹색 바탕에 단순한 흰색십자가를, 감리교는 세계는 나의 교구라는 요한 웨슬리의 정신을 이어받은 상징 지구의 둥근 바탕에 십자가, 성결교의 성결한 꽃의 상징 백합화 바탕에 십자가, 고신의 경우 펼친 성경책 두 권이 십자가로 상징되어 있는 형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부분 교단의 로고의 중심에는 남북한, 세계, 성서, 십자가 등의 이미지가 들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십자가 심벌은 우리 신앙에서뿐만 아니라 기독교의 모든 정신이 함축되어 있습니다. 가로막대와 세로막대를 엮어 사람을 매달아 죽이던 단순한 형틀이 2천년 기독교 역사 속에서 다양한 정신을 담아 변형된 디자인으로 우리 곁에 가까이 있습니다.

기독교단체의 설립정신이 강조된 십자가들

그 십자가를 쟁기모양으로 상징한 농민단체의 로고가 있는가하면, 각국의 기독교단들의 모임인 세계교회협의회는 배와 닻 그리고 십자가를 형상화한 로고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적십자는 전쟁기간에 의료진이 사용함으로 공격하지 않는 전통이 있었는데 회교국가에서는 십자가를 거부하게 되어 빨간 초승달과 적 십자가를 엠블란스에 나란히 사용하기도 합니다. 청각장애인 단체의 파장십자가만 봐도 울림과 떨림으로 십자가사랑의 파장을 널리 전하자는 의미를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병원 원목실 십자가로 꽃 십자가를 사용하는 나라도 있고, 물고기 십자가는 초대교회의 박해와 관련해서 사용되던 상징입니다.

국가의 국기에 들어간 다양한 십자가들

십자가는 기본적으로 가로와 세로 두 나무가 같은 크기의 그리스십자가, 가로가 짧고 세로가 긴 라틴 십자가, 세로대와 가로대가 알파벳 엑스자로 교차하는 안드레 십자가, 세로대가 가로대 위로 돌출한 타우형 십자가, 죄표와 발판까지 더한 이중십자가도 있습니다. 이 기본형이 지역과 교파의 전통에 따라서 다양한 변형이 생겨 오늘날 수천가지 십자가가 생겨난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유 권사님, 그런가하면 크기와 모양은 다르지만 십자가를 국기에 사용하는 나라들도 많습니다. 그루지아 국기의 다섯 개의 십자가를 위시해서, 노르웨이, 뉴질랜드, 덴마크, 스웨덴, 그리스 영국 등 전 세계적으로 21개 나라가 십자가를 국기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십자가는 기독교를 대표하는 심벌 중의 심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찬성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