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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의 일본식 정원 앞에 앉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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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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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목사 피라시카바 브라질 선교교회

유 권사님, 지난 주간에는 우경호 선교사가 다녀갔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일본인 농장에 가서 단감을 한 보따리 사왔다고 합니다. 사모님이 그 단감을 썰어 말려서 감 말랭이를 만들었습니다. 잘 익은 단감과 감 말랭이를 한 보따리 들고 왔습니다.

당신 사역지인 이따베바에서 비포장으로 삼십분쯤 들어가면 수만 평의 감농장이 있다는 것입니다. 거기서 브라질 전역에 고급스런 단감이 공급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걸 사다가 사모님이 감 절편을 켜서 말리고 당도가 훨씬 높아진 한국식 감 말랭이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일본 이민농부들이 생산한 단감이 브라질 장악

 

일본인 농업이민의 성공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농업이민자들을 끝까지 관리하고 그들에게 농기구, 농업기술 그리고 심지어는 그들이 정착한 곳의 흙을 분석해서 적합한 농사를 위한 품종까지 추천하고 농업기술을 전수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자료에 의하면 이미 그들이 정착한 땅의 모든 흙들을 분석한 자료를 제공하고 그 정보를 일본 정부가 갖고 있다고 합니다.

농업이민 2세 3세들은 이미 고급 공무원, 시장, 판검사, 의사 등 브라질 주류사회의 일원으로 정착해서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저희 동네 옛 철도역사 자리 시민공원 안에 일본식 정원이 있어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는 것만 봐도 일본인들의 정착을 엿보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도시의 대표적인 공원 한편에 연꽃이 만발하고 비단 잉어와 물레방아가 돌아가고 일본 풍 가로등과 연못을 넘나드는 다리가 세워진 그런 인공 연못이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어 부럽습니다.

일본인들이 일찍이 정착한 것은 우리가 다 잘 아는 일이어서 브라질의 일본인 소유의 땅이 일본 영토만큼이나 크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입니다. 일본인들이 농업이민을 와서 땅을 불하받고 정착한 지가 100년이 넘었다고 합니다.

유 권사님, 제가 한국이민관련 자료를 읽다가 일본인 이민관련 자료를 함께 읽게 되었습니다. 일본인 가운데 초창기 한국인들의 이민에 보증을 서는 일에 앞장선 이가 있었습니다. “이다”할아버지는 한국인들이 집을 얻을 때나 이곳에서 무슨 보증을 서야 한다면 앞장서서 주선했고 가난한 이들에게는 쌀가마니를 전해주는 그런 선행을 한 국적은 일본인이었습니다.

교포사회를 연구하는 이들의 인터뷰나 역사적 증언에 의하면 한국이 일본에 합병된 후 일본에 간 한국인이 일본 국적으로 브라질에 이민 와서 정착한 후 한국인 가운데 여러 이민 온 이들의 정착을 도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브라질 이민은 참 여러 가지 경우입니다. 당신과 같은 처지의 일본인 신분으로 이민 온 초기 한국 이민자, 해방 후 한국전쟁 포로들 가운데 중립국을 택해서 브라질에 온 반공포로 출신 이민자들, 박정희 대통령 시기에 공식적으로 이민 온 이민자들이 초창기 이민자들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남미 의류산업이 한국인 손을 떠나면 속수무책

 

아마존 지역에 땅을 얻어 농업이민을 온 이들이 아리랑 농장을 건설하고 고군분투 했지만 농업이민이 성공한 케이스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이민 온 한국인들이 브라질에 정착해서 도시를 장악하고 의류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여겨졌으나 미래세대를 준비하는 데는 소홀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분만 벌써 네 가정이나 역이민으로 한국으로 들어갔습니다. 상파우르에서 성공한 이들의 자녀들이 의대, 법대, 공대 등 주류사회의 진입장벽을 넘는 코스로 갔으나 졸업한 후에 대부분이 공무원 연봉보다 훨씬 많은 부모님들의 의류사업을 물려받아 주류사회 진입 쪽 보다는 경제적인 동물이 되는 쪽을 선택했고, 브라질을 미국이나 캐나다 진입의 순환코스로 생각한 이민자들은 브라질에서 돈 벌어 미국으로 다시 이민을 떠나는 바람에 남미 의류사업의 후발주자인 볼리비아 인들, 중국인들의 먹이 사냥에 속수무책이라고들 한탄입니다.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서 이민사회가 나갈 방향을 모색하는 일이 시급한 실정이라고들 하는데 적극적으로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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