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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보낼 때 사명이 무엇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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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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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목사

“마지막 만찬은 아내가 준비했다.

각종 고기 소금불판 그리고 과일주스와 야채 쌈 뷔페다.

얼마 후 다시 이런 자리기 마련될지 알 수 없으나 최소한 두 달 후라야 가능할 것이다. 김도영 집사가 각종 고기를 갖다 놓고 간 것을 소금돌판에 굽는다. 마침 한경은 집사 가정이 삼겹살 두껍게 썰어 동참해 오셨다. 요즘 홀아비로 지내는 이근섭 집사도 함께다.

굽기 바쁘게 팔리는 삽겹살, 목살, 소고기 등심이 다 팔리고 그리고 아내가 개발한 ‘선영차’를 나눈다. 상황버섯, 둥굴레, 그라비올라 잎 등이 들어간 양방 한방차다.

 

김성일 집사가 구충제와 지사제의 일종인 마그밀을 준비해주었다.

준비는 대충 끝이 났다.

이제 오늘 밤 0시, 긴 금식의 여정이 시작된다.“ -정찬성의 금식일지 중에서

금식은 감사를 알게 하는 지름길이 됐다

그리고 21일째, 세이레가 지났다.

교회 강대가 있는 제단이 내 기도자리요, 잠자리요, 쉼터이고 상담실이었다.

저녁에 잠깐 집에 가서 씻고 온다.

물과 죽염이 내 밥이고 양식이다. 교우들이 물을 공급하는 ‘엘리야 선지자의 까마귀’다. 감사한다.

매일 금식일지를 썼다. 하나님의 응답을 적어 새겨두고 싶었다.

그동안의 목회에서 잘못 살았던 회개가 오열로 터져 나왔다. 설교시간에 강단에서 교우들에게 사과했다. 죄송했다고 나로 인해서 상처 입은 이가 있으면 용서하라고 ...

금식을 시작한 지 며칠 후 젊은 여선교회 교우들이 목사를 위한 릴레이 기도를 이미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혼자 기도하는 것이 아니구나! 지금 이 시간 누군가 나를 위해서 함께 금식하며 기도하는 성도가 있다는 것이 감격이 되었다.

가족들에게 덜 관심 갖고 사는 것에 대해서도, 부모님 네 분에게 덜 관심 갖고 사는 것도, 말로만 오대양 육대주에 함께 선교하자고 해놓고 더 추진하지 못한 것도, 기존 선교지를 잘 관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죄송함도 회개가 되었다.

한국에 비해서 교육환경이 더 힘든 학생들에게 더 관심 갖지 못함도, 생업에 쪼들리는 성도들의 사업장을 자주 방문하여 기도하지 못함도 .....

너를 보낸 네 사명이 무엇이냐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한국에서부터 저에게 주신 비전을 추진하지 못한 것에 대한 죄송함이 물밀 듯 사무쳤다. “죄송합니다. 주님, 여러 번 기회를 주셨는데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 불찰과 불순종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금식하는 석 주내내 가슴에 돌덩어리처럼 짓눌렀다.

어느 날 아침 기도시간에 하나님께서 “내가 너를 한국에서 브라질로 파송할 때 한 이야기를 잊고 있었느냐?”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멘 주님.

아내의 손길이 분주하다. 참기름 냄새가 온 집에 진동한다. 중보기도에 동참해준 여선교회 회원들에게 참기름을 포장하고 있는 중이다.

말들이 통에 담긴 것을 나눠 담으면서 사랑도, 정성도 나누는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울타리를 넘어 온 세상에 퍼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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